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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20개 부스를 빌려 한국 ‘가로수길’ 재현

中 의류시장 7평 가게서 소비자 트렌드 읽다…㈜가로수 이승진 대표 

기사입력2019-10-09 10:00

한류 문화와 패션을 중국에 전하고 있는 패션브랜드 ㈜가로수 이승진 대표.   ©중기이코노미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되고, 가방 하나 달랑 메고 중국에 갔습니다. 퇴직금도 중간에 타 써서, 1500만원이 가진 돈 전부였죠. 그래도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에 상해 치푸루 의류 도매시장 상가 4층 후미진 곳에 7(23) 공간의 가게를 차렸습니다.”

 

한류 문화와 패션을 중국에 전하고 있는 패션브랜드 가로수 이승진 대표의 중국시장 진출기는 좌충우돌(左衝右突), 고군분투(孤軍奮鬪) 그 자체다. 이 대표는 2013가로수라는 한국패션 편집숍 브랜드로 창업한 이후 상해지역을 중심으로 지콤마’, ‘샘물’, ‘이슬’, ‘멀티브랜드’, ‘가로팝8개 자사 브랜드를 론칭해 패션 도소매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가로수는 현재 하얼빈, 북경, 천진, 무한, 남경 등 중국 전역 15개 도시에 3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가로수길같은 문화공간을 중국에 만들겠다

 

아직 창업기업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이 대표는 여기까지 오는 것도 간단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천연섬유학을 전공하고, SK네트웍스 패션본부에서만 18년을 근무했다. 갑작스런 해고로 재취업과 창업을 고려하던 이 대표는 회사생활 중 잠시 주재했던 중국시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패션에 대한 자신감 하나였죠.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중국어도 잘 못하고, 자금도 없고, 모든 것이 열악했지만 그래도 패션분야는 내가 제일 잘 할수 있지 않겠나 하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운 가운데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졌던, ‘내가 만든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 하나만 있어도 행복하겠다는 꿈을 이루고 싶었죠.”

 

이 대표는 한국의 가로수길같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문화공간을 중국에 만들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상해 치푸루 의류 도매시장은 우리나라의 동대문 패션타운과 같은 도매 매장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호쾌한 말투, 수더분한 외모와 달리 이 대표는 디테일과 치밀함으로 후미진 작은 매장에서 전략추진맵을 작성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이승진 대표의 성공은 디테일과 치밀함에 있다. 이 대표가 수시로 작성하는 가로수 비즈전략 추진 맵.<사진=가로수>

 

작은 차이였습니다. 당시 도매시장의 모든 행거 높이가 160였는데, 저희 매장에는 백화점에서 사용하는 170행거를 설치했습니다. 다른 곳보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제품을 볼 수 있게 했죠. , 조명의 색도 흰색과 노란색을 섞어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한번 온 사람은 또 오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친근감 있게 서비스 하면서, 중국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죠. 많을 때는 하루에 현금으로 1200만원의 매출이 나왔습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있는 곳에서 1등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도매시장 안에 2호점, 3호점을 냈다. 손님이 도매시장을 돌아보면서 곳곳에서 가로수 매장을 발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매장을 17개로 늘렸다.

 

브랜드에 대한 시장반응에 확신을 가진 이 대표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20153월 상하이에서 열린 1회 국제패션박람회 치크쇼에 참가하기로 했다. 도매 옷 장사로 번 돈을 모두 투자해 20개 부스를 대여했고, 전시장 안에 한국의 가로수길을 재현했다. 다른 회사들이 통상 1~2개의 부스를 대여하는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시도였고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인들 사이에 퍼져있는 가로수에 가면 진짜 한류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입소문도 한 몫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가로수 이름이 검색되기 시작했으며, 백화점에도 입점하게 됐다.

 

대형 바이어의 부도로 위기 직면‘G-GRAM’으로 재도전

 

가로수의 오프라인 매장은 ‘펀슈머’들이 한류제품을 체험하는 놀이터 같은 공간으로 제공된다. 오프라인에서 체험한 제품은 온라인으로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다.<사진=가로수>
승승장구하던 사업은 큰 풍랑을 만나기도 했다. 중국의 대형바이어와 200여개 프랜차이즈 확장을 위해 계약을 체결하고 물건을 납품했지만, 상대기업이 부도가 나면서 납품대금을 받지 못하게 돼 위기에 직면했다.

 

작은 시작이 빠르게 성공하면서 나 자신을 과신했었던 것 같습니다. 계약서도 꼼꼼히 살펴보고 완벽한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상대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쫄딱망했죠.”

 

이 대표는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플랫폼-결제-물류-배송-판매의 파이프라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새로운 유통구조 ‘G-GRAM’으로 재정비하고 새롭게 도전장을 냈다. G-GRAM은 가로수의 O2O(Online to Offline) 유통 프로그램이다. 오프라인 도소매 플랫폼 전체가 모바일 기반의 온라인으로 연결되고 가로수의 고객이 언제, 어디서 어떤 물건을 구매하는지 모든 패턴을 분석해 새로운 구매 패턴을 형성하는 시스템이다.

 

가로수의 오프라인 매장은 펀슈머(소비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한류제품을 체험하는 놀이터 같은 공간으로 제공된다. 오프라인에서 체험한 제품은 온라인으로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다. 이를 통해 매장마다 실시간 상품 배분이 가능해졌고, 시즌 재고 소진율이 90% 이상을 기록했다.

 

변화하는 중국 내수시장지금 다시 한류가 진출할 때

 

최근 중국 거시경제 전망뿐만 아니라 글로벌 환경 역시 녹록지 못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하지만 중국 내수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비자의 소비형태와 그 규모 및 수준이 이전과는 상당히 다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결제수단의 혁명과 정부의 내수진작에 힘입어, 일반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빠른 속도로 질적 성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했다. 소비자 유통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팽창을 앞두고 있으며, 글로벌기업·내수기업 할 것 없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분석이다.

 

가로수 오프라인 매장.<사진=가로수>

 

그는 중국 소비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시대를 앞두고 한국의 소비재 관련 상품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의 경쟁력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가성비를 따지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의 2030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다면, 디자인이나 트렌드 등을 감안한 상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아직 4~5년의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한국 소비재기업이 진출해야하는 시점인 것이죠.”

 

한편 중국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와 일을 시작할 때 반드시 상대방의 사무실이나 공장 등 현장을 다 둘러보고 계약을 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조언했다. 또 고정관념을 버리고, 세세한 부분을 너무 따지기 보다는 인간적으로 대할 때 좋은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고도 했다. 흔히 꽌시로 알려진 인맥이나 연줄에 의해 비즈니스를 하는 문화는 사실, 친구가 된 이후에야 비로소 사업을 함께 한다는 문화라 소개하고, 계약관계가 아닌 동맹관계를 맺을 때 믿음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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