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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하증권 ‘원본’없이, 화물인도지시 불법인가

운송인, 서렌더 선하증권 사본 외 원본 존재 확인할 주의의무 없어 

기사입력2019-11-05 00:00
김범구 객원 기자 (bkk0909@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한국무역협회 상담위원)
수출자 A는 수입자(컨사이니) B와 수출입계약을 체결하고 선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결제방식을 신용장에서 전신환(T/T)으로 변경했다.

 

그런데 신용장개설은행 C는 결제방식의 변경사실을 미처 알지 못하고 신용장을 개설했고, 출발지에서 이미 서렌더 선하증권(Surrender B/L)으로 발행했으며 도착지 선박대리점인 D는 선하증권 원본의 회수 없이 운송인 E의 지시에 따라 B에게 화물인도지시서를 발행하고 화물을 반출하게 했다.

 

이에 C‘E, 자신이 받은 선하증권이 위조됐고 결제방식이 신용장 거래였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선하증권 원본을 제시받지 않은 채 화물인도지시서를 발행해 줘, 화물이 반출되도록 행위해 결과적으로 선하증권 소지인인 자신에 대해 불법행위가 성립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도착지 선박대리점인 D는 운송계약상, 운송인의 이행보조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 그리고 D는 선하증권의 특수성에 비추어 보호받을 수 있는가?

 

쟁점=운송계약에 의한 도착지 선박대리점은 운송인이 선정한 이행보조자이기 때문에, 수입화물에 대한 통관절차가 끝날 때까지 수입화물을 보관하고 해상운송의 정당한 수령인인 수하인 또는 수하인이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한다.

 

하지만 무역실무상 필요에 따라, 출발지에서 선하증권 원본을 이미 회수된 것으로 처리함으로써 선하증권의 상환증권성을 소멸시켜 수하인이 양륙 항구에서 선하증권 원본 없이 즉시 운송품을 인도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도 여전히 해상운송화물은 선하증권 원본과 상환으로 소지인에게 인도돼야 하는지 문제다.

 

서렌더 선하증권(Surrender B/L)이 발행된 경우, 선박대리점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하증권 원본의 회수 없이 운송인의 지시에 따라 운송계약상의 수하인에게 화물인도지시서를 발행해 수하인이 이를 이용, 화물을 반출하도록 할 수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규정=상법 제129(화물상환증의 상환증권성)에 따르면, 화물상환증을 작성한 경우에는 이와 상환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판례=판례를 보면, 원칙상 상법 제129조에 의하여 해상운송화물은 선하증권과 상환으로 그 소지인에게 인도되어야 하므로, 선박대리점이 운송물을 선하증권 소지인이 아닌 자에게 인도하여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선하증권 소지인의 운송물에 대한 권리를 위법하게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가 된다(중략).

 

그러나 무역실무상 필요에 따라 출발지에서 선하증권 원본을 이미 회수된 것으로 처리함으로써 선하증권의 상환증권성을 소멸시켜 수하인이 양륙항에서 선하증권 원본 없이 즉시 운송품을 인도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송하인은 운송인으로부터 선하증권 원본을 발행받은 후 운송인에게 선하증권에 의한 상환청구 포기(영문으로 ‘surrender’라 한다)를 요청하고, 운송인은 선하증권 원본을 회수하여 그 위에 서렌더(SURRENDERED)’ 스탬프를 찍고 선박대리점 등에 전신으로 선하증권 원본의 회수 없이 운송품을 수하인에게 인도하라는 서렌더 통지(surrender notice)를 보내게 된다.

 

이처럼 서렌더 선하증권(Surrender B/L)이 발행된 경우 선박대리점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하증권 원본의 회수 없이 운송인의 지시에 따라 운송계약상의 수하인에게 화물인도지시서(Delivery Order)를 발행하여 수하인이 이를 이용, 화물을 반출하도록 할 수 있다(대법원 2019. 4.11. 선고 2016276719 판결).

 

결과 및 시사점=위 판례는 선하증권이 복수로 발행된 것 같은 정황이 존재하기에, 은행 C피고, E 자신이 받은 선하증권이 위조되었고 결제방식이 신용장 거래였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C가 소지한 선하증권이 원본 선하증권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EB에게 화물인도지시서를 발행할 당시 이 사건 서렌더 선하증권 사본 이외에 이중으로 발행된 원본 선하증권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판단해 E의 손을 들어 주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김범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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