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19/12/07(토) 07:30 편집

주요메뉴

중기비즈니스지원단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오피니언사설

‘KT 특례법’…인터넷은행법 개정안 폐기해야

은산분리·지배구조 원칙 깨고…얼마나 더 특혜를 주겠단 말이냐! 

기사입력2019-11-27 19:03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삼성그룹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일가가 한국사회 발전에 나름 기여했다는 것 중 하나는 상속·증여세법 체계 정비다. 이들 총수일가가 3대에 걸쳐 법망의 허점을 찾아 탈법 상속·증여를 계속했고, 조세당국은 뒷북치듯 손질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그물망은 상대적으로 촘촘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구멍투성이 상속증여세법을 만들기 위해 우리사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8조원 이상의 불로소득을 안겼다. 단돈 16억원의 증여세를 받고서. 시간이 흘렀고 이제, 통신재벌 KT 얘기다. KT는 자사의 민원해결을 위해 정치권을 동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누더기로 만들었다. 삼성 일가의 탈법은 의도와 달리 순기능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KT의 탐욕은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파괴하는 역기능만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6월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은산분리 원칙 훼손에 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원칙 훼손!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자격완화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KT 특례법’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제 법사위에서 자구심사 등 형식적 절차를 거치면 29일 예정된 본회의로 넘어간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범죄가 삭제된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본금 고갈로 지난 7월부터 사실상 대출영업을 중단된 케이뱅크가 기사회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케이뱅크가 살아나고, KT 특례법이란 별칭이 붙은 연유를 알아보자. KT의 케이뱅크 지분율은 우리은행(13.79%)에 이어 10.00%로 2대 주주다. KT는 지난 3월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케이뱅크 지분을 34%까지 늘리겠다며,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그런데 KT가 주도했던 2016년 지하철 광고 입찰담합 사건이 발목을 잡았다.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던 전력 때문에, KT가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KT 대주주 자격 요건이 문제되자, 여야가 뜻을 모아 법률상 요건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KT의 민원을 해결했다. 최근 5년 이내에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금융관련 법령 ▲특경가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으면, 대주주 지위를 가질 수 없도록 한 인터넷전문은행법 대주주 자격요건에서 공정거래법을 제외했다. ‘KT 특례입법’, ‘KT 맞춤형 입법’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는 은행법 시행령이 정한 은행설립 인가요건일 뿐만 아니라, 금융사 모두에게 적용되는 지배구조 원칙이다. ‘공적 기능’을 해야 할 금융사의 건전한 운영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권에서 경제범죄자를 원천 배제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해 10월 인터넷전문은행법 제정 당시,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본법 제5조에 상위 규정화했다고 자찬하기도 했다. 대주주의 자격요건을 강화했다고 공언한지 1년도 채 안 돼, 대주주 자격요건을 완화했다는 말이다.

여야 불문하고 제도정치권의 KT 사랑,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제정되고 올해 1월 시행된 인터넷전문은행법도 사실상 KT 특례입법이다. 당시 여야는 은산분리 원칙을 깨는 특례입법을 통해 비금융주력자인 산업자본이 금융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은산분리 원칙이란 금융 사금고화 등의 폐단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에게 의결권 있는 은행지분을 4%로 제한하는 은행법 규정이다. 산업자본 KT가 케이뱅크 지분을 34%까지 확대하겠다며,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산업자본에 ICT란 외피를 씌워 은산분리 원칙을 파기하고, 통신재벌 KT에 특혜를 줬다. 그리해도 인터넷전문은행법이 정한 대주주 자격 요건에 미달하자, 지배구조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KT를 지원한다. 공정거래법 위반사실을 불문에 붙여, KT가 케이뱅크 대주주 자격을 구비했다고 치자. KT가 또다시 인터넷전문은행법 제5조가 정한 ▲조세범처벌법 ▲금융관련 법령 ▲특경가법을 위반해 처벌을 받으면, 그때는 어찌할 것인가.

현재 KT 황창규 회장은 경영고문 부당 위촉 등과 관련해 업무상배임·횡령·뇌물죄, 조세범처벌법 위반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정부와 여야 모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수사와 재판을 통해 조세범처벌법 또는 특경가법 위반 범죄가 밝혀지면, 또다시 특례입법을 추진할지 분명한 답을 줘야 한다.  

출범 3년차 인터넷전문은행,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과 혁신성은 보이지 않는다. 출범 초기 잠깐 빛을 발했던 온라인상의 접근 편이성조차, 이제는 기존 은행과 차이가 없다. ICT 기술과 데이터 활용을 통해 중금리대출 시장을 새롭게 재편하겠다는 장밋빛 구상. 허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1년도 채 안 걸렸다. 지난 2년 내내 중금리대출자 관련 통계도 그렇고, 반복됐던 경영상의 애로 또한 당초 기대했던 목표와는 한참 달랐다.  

케이뱅크에 비해 카카오뱅크는 사정이 좀 낫지만, 여전히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핀테크 등 산업육성 차원을 고려하더라도, 법과 원칙까지 깨면서 KT에게 케이뱅크 대주주 자격을 부여할 이유가 전혀 없다. 기간산업 통신망을 책임져야 할 KT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도 그렇다. 아울러 케이뱅크의 지속적인 경영을 보장하면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KT 맞춤형 특례입법,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은 당장 폐기돼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프랜차이즈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세금이야기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알쓸신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현대미술
  • 시민경제
  • 무역물류
  • 이웃사람
  • 가맹거래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블록체인
  • 신경제
  • 다른 세상
  • 상가법
  • 번지는 행복
  • 민생희망
  • 지적재산권
  • 개인회생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