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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 변경 논란…검찰총장 對국민 사과해야

부실 수사·무리한 기소 책임자, 정치검사를 직무에서 배제해라 

기사입력2019-12-11 21:07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를 심리 중인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불허했다. 정치검찰의 흑역사에 또 한 페이지를 채울 예견됐던 참사다. 검찰은 자신이 독점한 기소권을 남용하면서까지 직접 정치판에 뛰어들었고, 늦었지만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조국 수호’까지는 몰라도 ‘검찰 개혁’을 촉구하며, 서초동에 모였던 수백만 촛불의 목소리가 정당했음을 법원이 확인시켜 준 셈이다.   

검찰이 정 교수를 기소하면서 시작된, 이른바 ‘조국대전’의 여진은 지금도 여전하다. 검찰개혁은 물론 기레기 논란과 언론개혁, 불공정한 대입제도 개선 요구, 공정과 정의에 대한 성찰 등을 둘러싸고 대한민국 전체가 둘로 쪼개졌다. 법과 원칙에 따라 정의를 수호해야 할 검찰이, 윤석열 검찰총장 말마따나 수사·기소권을 동원해 ‘깡패짓’을 해 벌어진 사달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국전쟁 발화시점으로 가자.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장관 후보자의 부인인 정 교수를 파렴치범으로 지목해 기소했다. 정 교수가 딸을 유명 대학원에 보낼 욕심으로, 동양대 총장의 직인까지 ‘훔쳐’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A4 용지 한 장 분량도 채 안되는 공소사실과 함께 사문서 위조혐의로 정 교수를 재판에 넘겼다. 그 과정에서 검찰은 피의자인 정 교수를 단 한 차례도 소환해 조사하지 않았다. 부실한 수사에 무리한 기소란 비판이 나온 건 당연했다. 또 조국 장관 후보자 저격을 위한 정치개입이란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검찰이 자초했다.

정황은 그랬지만, 당시에도 합리적 사고를 가진 시민사회는 검찰을 신뢰했다. 정확하게는 검찰조직이 아닌 ‘검사 윤석열’을 믿었다. 전 대통령 박근혜 취임 직후 서슬 시퍼런 권력에 홀로 맞섰고, 그에 따른 칼바람조차 마다하지 않았던 ‘진짜’ 검사였다는 기억 때문이다. 그래서 검찰의 무리한 기소·정치개입 논란을 종식시킬 비장의 카드가 있으리라 짐작했다. 먼지털이·별건 수사 논란, 무차별적인 피의사실 공표 논란과 함께 ‘기승전-조국’으로 도배되는 언론보도가 계속됐다. 역시, 과하지만 옥동자를 생산하기 위한 진통으로 위안했다. 서초동 구호 중 ‘조국 수호’가 못내 가슴에 닿지 못했던 이유 또한 검찰총장이 윤석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믿었는데, 사정이 달라졌다. 조국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중, 후보자 부인에 대한 ‘깜짝 기소’가 속된 말로 ‘뻥카’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이 당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 내용 중 재판부와 검찰이 합의해 인정한 공소사실은,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최초 공소장과 검찰이 변경을 요청한 공소장은 범행 동기와 목적, 장소와 일시 그리고 공범이 모두 다르다. ‘특정 시점’에 정 교수를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불순한 목적이 아니라면, 공소장을 범죄사실이 아닌 거짓말로 채울 이유는 전혀 없다. 

검찰개혁론자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만 통과하면, 검찰의 인사권을 손에 쥐게 되는 ‘특정 시점’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내심이야 알 수 없지만, 검찰내 대다수 고위직 검사에게 조국 장관 후보자는 기피대상 1호였음이 분명하다. 특히 당시는 적폐청산 수사도 마무리되고 있어, 검찰개혁이 국정 현안으로 부상한 시점이다. 파격적으로 단행된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가 있었다. 이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한 대통령의 결정은, 이론의 여지없이 검찰개혁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순풍에 돛단 듯 보였던 검찰개혁이 한 순간에 역풍을 만났다. 검찰이 정 교수를 무리하게 기소하면서부터다.  이후 극우·보수 정당과 언론은 검찰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조국 장관 일가를 ‘가족 사기단’으로 매도했다. 조국 장관 일가를 둘러싼 국민의 시선 또한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었다. 결국 조국 장관은 취임 36일만에 장관직에서 내려왔다. 이같은 역풍에 편승해 검찰내 적폐집단의 저항은 집단화됐고,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조직의 반대 목소리도 더 커졌다. 

검찰개혁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지금의 정국, 그에 대해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는 “제 승인과 결심 없이는 할 수 없다”고 윤 총장 자신이 말했기 때문이다. 공소장 변경조차 허용되지 않는 공소사실만으로 재판을 청구해, 이 난국을 초래했다. 그에 따른 책임 또한 윤 총장이 짊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책임자, 모두 현재 직무에서 배제시켜야 한다. 거짓으로 드러난 공소사실을 근거로 여의도 정치에 발을 담근 정치검사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은 불가피하다. 표창장 위조 이외 사모펀드 등 정 교수가 받는 14가지 혐의에 대한 추가 수사와 공소유지는 다른 검사가 대신할 수 있다. 표창장 위조 혐의 하나만으로, ‘특정 시점’에 정 교수를 기소함으로써 파국을 초래한 정치검사에 대한 단죄. 정치검찰이 아닌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이들 정치검사를 묵인하고 방치했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검찰조직이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집단으로 비춰지는 지금, 어떤 형식으로든 검찰총장의 對국민 사과가 있어야 한다. 검찰수장으로서 검찰개혁의 의지를 국민 앞에 분명한 어조로 천명하는 자리여야 한다. 또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다짐하고, 국민 앞에 약속하는 자리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수사를 하지 않고 정치를 하려는 검사, 국민인권과 정의보다는 사욕을 앞세우는 검사를 내치는 對국민 사과가 됐으면 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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