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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명과 암 그리고

재벌대기업, 골목상권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을 개척해야 

기사입력2019-12-12 16:33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10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타계했다. 신화로 불릴 만큼 급성장해, 당시 재계 2위로 올라섰던 대우그룹. 대우그룹의 파산도 국가경제를 흔들 정도로 요란했다. 한국 경제사에 명암을 뚜렷이 남긴 재벌 총수. 그의 죽음 소식에 조문객이 이어지고, 언론 역시 고인의 행적을 조명하는 지면을 할애했다. 고인을 향한 애도에 왈가불가할 생각은 없다. 사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거니와, 새삼 그의 어두운 행적을 들춰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별관에서 엄수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영결식에서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러나 세간에서 제기되는 음모론은 분명 문제가 있다. 잘나가는 기업을 김대중 정부가 재계 길들이기 차원에서 파산까지 몰고 갔다는 게 음모론의 줄기다. 고인의 치적을 조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업의 잘못을 정부책임으로 돌린다고 사자의 명예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호사가들의 말장난에 불과한 이런 주장은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대우가 파산에 이른 이유는, 투명하지 못한 회계와 문어발식 확장정책으로 허약해진 기업체질이 외환위기라는 외풍을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대우그룹의 임직원 이외에도 하루아침에 거리에 나앉았던 수많은 하청기업과 셀 수 없이 많은 노동자가 있다. 국민과 국가 또한 대우그룹 파산에 따른 짐을 고스란히 떠안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90년대 이후 자금난을 겪던 대우그룹은 1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1999년 대우그룹 부채비율이 400%에 달했고, IMF 사태로 인한 고금리는 기업부실의 직격탄이 됐다. 채권단이 70억달러 부채상환을 연기해줬음에도 워크아웃을 막지 못하면서, 12개 계열회사가 채권은행 관리에 들어가는 등 실질적인 그룹해체에 직면했다. 김우중 전 회장이 물러난 건 부실기업 때문이지, 관치경제에서 원인을 찾는 건 어폐가 있다. 오히려 김우중 전 회장과 당시 경영진이 기업부실을 초래한 책임을 얼마나 부담했는지 다퉈야 할 문제도 남았다. 
 
IMF와 대우사태는 국가경제 전체를 흔들었다. 건실했던 중소기업조차 줄줄이 도산했고, 시키는 대로 일만했던 수많은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렸다. 벌써 20년이 된 사건이지만, 그 때 재편된 노동질서가 지금은 한국사회에서 강력한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IMF와 대우사태 이후 노동자와 자영업자는 저렴한 노동과 손쉬운 해고로 빚잔치를 했다. 같은기간 기업은 여전히 방만한 경영과 투명하지 못한 회계로 몸짓을 불렸다. 대우사태가 대마불사의 경제계 고정관념을 깼다지만, 재벌에게는 수십 수백조의 사내유보금을 가져야만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

김우중 회장의 타계로 되돌아봐야 할 것은 부실기업 파산이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반성이어야 한다. 경제계를 이끈 큰 어른이란 찬사보다, 부실경영·불투명한 회계로는 더 이상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자각이 먼저여야 한다. 그의 생애에서 높이 사야 할 것은 국내보다는 세계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다. 국내에서 중소기업을 수탈하고, 골목상권에서 먹잇감을 찾으려는 대부분의 재벌대기업.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교훈이라도 되짚었으면 한다.
 
김우중 회장의 타계로, 이제 대우사태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그는 세계를 무대로 기업의 가치를 높였지만, 방만한 경영과 분식회계로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큰 생채기를 냈다. 김우중 회장의 일생에는 명암이 있다. 그가 남긴 명암과 대우사태를 제대로 되새기는 것이야 말로, 마지막으로 그를 기억하는 의례일 것이다. IMF와 대우사태로 만들어진 저렴한 노동과 손쉬운 해고, 이것들도 이제 떠나보낼 때가 되지 않았을까? 김우중 회장의 영면을 기원한다.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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