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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협력 위해 ‘5·24’ 단독제재 해제를”

비핵화, 체제안전보장, 제재완화…고르디우스의 매듭 풀어야 한다 

기사입력2020-01-08 10:56
최민식 객원 기자 (newway40@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최민식 민화협 정책위원장·EANEI 이사장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지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89월 평양공동선언 이후 처음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공식 제안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한 남북협력을 더욱 증진해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공동안전을 위한 접경지역 협력, 스포츠 교류협력, 나아가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사업, 남북관광 재개와 북한관광 활성화를 제안했으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언급했다.

 

지난해 연말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완화 및 6자회담 재개 결의안 초안이 안보리에 제출됐고, 미국은 때가 아니라며 반대하고 영국과 프랑스 역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당시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완화의 내용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및 남북 도로·철도 연결사업이었다.

 

북한의 전원회의 결의는 자력갱생을 위한 총화였다. 우려했던 ICBM은 발사되지 않았다. 여전히 북한은 제재완화를 통한 본격적인 개혁개방을 추구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식경제와 단박도약 경제를 확신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미국의 대북한 전략, 북 비핵화 프로그램 등이 북한의 요구와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노이 노딜의 여파는 지난해 6·30 판문점 북미회동을 거치고 나서도 작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김 위원장 답방 제안은 현시기 정세에 매우 적절하다. 특히 답방을 위한 여건 마련의 내용으로서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사업, 남북관광 재개와 북한관광 활성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완화안에 포함된 남북철도 및 도로연결 제재 면제와 상통한다.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지적대로, 중국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은 그에 상응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가령 북한이 영변과 추가적으로 영변 이외의 지역을 포함하는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미국도 기존의 주장이 관철된 것으로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은 안보리 이사국 전원이 합의할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 확대는 또한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과 대북제재 완화가 담보돼야 가능하다. 이 오래된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것은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지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

 

최근 미국의 냉전주의자들은 북한에 대한 공세적인 제재강화를 다시금 강력하게 주장한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응징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공포의 균형론은 낡은 냉전의 논리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뉴욕이나 워싱턴에 떨어진다고 생각해보라. 소련의 모스크바에 떨어진다고도 생각해보라. 그 공포심이 더 무서운 핵무기 개발을 부추켰다. 수만기의 핵폭탄이 미국과 소련에 의해서 생산됐다. 이후 소위 핵억지력이란 미명하에 수많은 나라들이 핵무장을 했고, 이제와서는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된 현실을 마주한 것이다.

 

북한 핵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써 공포의 균형이 필요하다며 남한도 핵무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언론은, 그러므로 너무 순진하고 어리석다. 미국의 핵무기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적어도 한국과 일본, 괌 미군기지 등에 대한 핵 보복 공격 능력을 갖췄으며, 미 본토 타격 능력에도 접근했다고 결론지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던 밴 잭슨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이미 2016The Diplomat 기고에서 북한이 붕괴하기를 바라고 북한이 도발하면 그보다 더 큰 보복을 다짐하며 북한을 은근히 핵으로 위협하는 것은, 10년 전에는 통했지만 이제는 위험할 정도로 순진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패한 전략적 인내전술을 폐기하고 즉각 북한과 핵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밴 잭슨은, 비핵화를 대가로 한 단계적 주한미군 감축, 협력적위협감소(CTR)를 위한 기금 추진, 북한의 위반시 되돌리는 스냅백 방식의 제재완화, 이를 위한 남북미 워킹그룹 구성 등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최근 통일부가 남북간 민간교류를 담당하는 교류협력국을 로 격상하고 접경협력과를 신설하는 내용의 대규모 조직개편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회문화교류, 경제협력 등 남북 민간교류 협력 관련 컨트롤타워역할을 수행할 교류협력실의 탄생이다.

 

교류협력실은 향후 남북협력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다. 첫째, 경제분야의 교류협력이다. 대표적인 경협사업은 개성공단사업,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등이다. 둘째, 사회·문화분야 교류협력이다. 스포츠, 종교, 문화예술, 학술,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협력을 추진한다. 셋째, 인도적 지원이다. 인도적 지원은 식량과 비료, 의약품, 수해물자 지원도 포함한다. 하지만 남북교류협력은 ‘5·24조치로 여러 가지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교류협력의 본격화는 5·24 조치의 해제가 필수적이다. 5·24 조치는 남한만의 독자적인 제재였다. 이를 해제하는 것도 남한의 몫이다. 이 카드는 중요한 레버리지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답방 제안에 어떻게 답변을 할지 기대된다. 추측컨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미 담판을 역제안 할 수도 있다고 사료된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한반도 비핵화는 4·27 판문점 선언의 합의사항이고 6·12 센토사 합의의 내용이기도 하다. 이를 본격화한다는 명분을 틀어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을 요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답방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내용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이 5·24 조치를 해제하고 남북교류를 적극화하고, 미국이 3월 한미연합 훈련을 조정하고 스냅백 방식의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하며,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내걸고 실질적으론 북핵폐기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수용하면서 협상판으로 되돌아온다면, 그것으로 굿이너프 딜의 요소를 완비하게 된다. 20006·15 남북정상회담 20년이다. 2020년의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과 더불어 서울에서 개최되길 기대해본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동아시아신경제이니셔티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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