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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만 매달리지 말고 행정 통해 우선 재벌개혁

“자유한국당 저항 심해…모든 수단 동원해 경제민주화 추진해야”  

기사입력2020-01-16 09:10

경제민주화·양극화해소를 위한 99%상생연대가 15일 ‘2020 경제대개혁, 민생살리기 대담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문재인 정부는 재벌개혁, 갑을개혁 등 경제민주화 공약을 많이 내놨지만, 집권 절반이 지난 이 시점에서 보면 역대 정권처럼 재벌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경제살리기에 힘을 실으면서, 경제민주화 정책이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입법 추진과 함께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모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에 가로막힌 재벌개혁 입법과제”=경제민주화·양극화해소를 위한 99%상생연대가 15일 개최한 ‘2020 경제대개혁민생살리기 대담회’에서 김남근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공약은 많은 부분이 법 개정이나 제정을 필요로 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등 법 개정을 통한 개혁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도 “20대 국회는 재벌개혁에 있어 무능한 국회였다며, 특히 자유한국당은 재벌개혁 관련 법안은 안건으로 올리지도 못하게 막을 정도로 저항이 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일을 못하는 상황이라면 정부라도 나서서 일을 할 수 있다. 각 부처마다 재벌개혁과 관련된 시행령·시행규칙, 하위법령 등을 개정하고 제대로 집행하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법 추진과 함께 행정력 통해 경제민주화를=김 변호사는 강력한 입법을 추진함과 동시에 행정과 스튜어드십 집단교섭 등 다양한 규범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100여 조문이 넘는 공정거래법의 전면개정안을 만들어 법제도 개혁을 추진하다가, 청와대 정책실장이 된 이후에는 경성입법을 통해서 재벌개혁을 하겠다는 시민단체의 경직된 개혁요구가 문제가 있었다며, 금융기관 감독규정 증권거래소 상장규칙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등 연성법률을 통한 재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경성법률이던, 연성법률이던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실현하자고 했던 것이지, 개혁을 위해 법 개정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사회적으로 재벌개혁 요구가 높았던 문재인 정부 초기에 행정이나 공기업의 공법상계약,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이나 조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수 있었던 시기를 놓쳤던 것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의 원망 공정위, 정책기관 내세워 현실기피=김 변호사는 특히 재벌개혁이 공정거래 행정개혁으로부터 시작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정위는 불공정행위에 대한 피해구제 기관임을 부인하고 피해신고 사건처리를 1년 이상 지연하는 등 불공정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 대리점주, 납품업체, 하도급업체 등 들의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공정위가 스스로는 독점과 담합 등을 다루는 정책기관이지, 불공정 피해를 당한 중소기업이나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한국경제의 불평등과 불공정의 근원인 재벌문제는 공정위의 주된 책임영역이 아니라, 독점과 담합에 대한 대응과 조사가 경제검찰인 공정위의 책임영역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의 경제현실을 놓고 보면 공허한 담론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의 이런 문제의식이 재벌과 불공정 문제에 대한 소극행정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전속고발권 폐지하고, 검찰·지자체와 협력을=공정위가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 반대하는 핵심논거가 전문성이다. 하지만 담합, 시장지배적 남용행위에 대한 실질적 경제제한성 침해여부, 거래상 우월한 지위 판단 등 경제적 영향 문제는 공정위가 분석해 검찰에 넘기는 방식으로 서로 협력해 사건을 처리하면 된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얘기다. 사건수사의 전문성은 아무래도 검찰에 많은 경험이 축적돼 있으므로, 담합과 불공정행위 등의 수사는 검찰이 신속하게 처리하는게 수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남근 변호사는 “전속고발권 제도를 폐지하거나 폐지 전에도 피해를 입은 피해기업이 법원에 직접 불공정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는 제도, 즉 사인의 금지청구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와함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행정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필요하다. 전국에 20만여개가 산재해 있는 가맹점이나 수십만 개의 대리점, 하도급 거래관계에 대해서는 ‘소수’의 중앙행정 손이 미치기 어렵다. 따라서 중앙행정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나 담합, 기업결합, 시장지배적 남용 등 경제적 영향이 큰 사건에 집중하고 하도급, 가맹점, 대리점, 대형유통점은 납품업체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조사권한을 부여하고 이를 감독하는 협력행정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더불어 사인의 금지청구와 손해배상 활성화도 제안했다. 불공정행위 피해를 입고 있는 피해업체의 경우 그러한 불공정행위가 중단되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특히 근로관계의 해고에 해당하는 거래거절의 경우 거래관계를 상실한 중소기업이나 대리점, 가맹점 등은 바로 경영위기에 봉착하게 되므로 불공정행위의 신속한 금지를 구할 수 있는 구제 제도가 필요하다.

 

김 변호사는 전속고발권 제도를 폐지하거나 폐지 전에도 피해를 입은 피해기업이 법원에 직접 불공정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는 제도, 즉 사인의 금지청구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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