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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돈 안받은 상인은 바보” 부끄럽고 참담

골목 상인운동가의 분투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 

기사입력2020-01-20 06:30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은, 상인운동은 자기의 삶 뿐만 아니라 골목상권과 소비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상인 뿐만 아니라 시민들과도 연대하지 않으면 운동의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중기이코노미

 

이렇게 오랫동안 상인운동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 ‘이마트 입점저지 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조례만 바꾸면 될 줄 알았죠. 그러나 유통대기업의 침탈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각종 입법운동까지 진행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골목상인 분투기’.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이 지난해 10월 출간한 책이다. 지난 13년간 골목상권을 지키려고 온몸으로 싸워온 장본인으로, 노동운동이나 학생운동과는 또 다른 역사가 짧은 상인운동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내놓은 책이다. 책 출간으로 상인운동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돌아보고, 상도에 입각한 골목상권을 회복하기 위한 길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모래알처럼 흩어져 홀로 사업하는 상인들이 연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이 회장은 상인운동은 자기의 삶 뿐만 아니라 골목상권과 소비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상인 뿐만 아니라 시민들과도 연대하지 않으면 운동의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이정식 회장이 지난해 10월 출간한 ‘골목상인 분투기’는 지난 13년간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싸워온 이 회장의 상인운동 기록이자, 골목상권 회복을 위한 길을 찾기 위한 책이다. <사진=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골목상권 밀고 들어온 대자본에 맞서 협회 설립

 

어묵, 두부 등 식품 납품업을 하던 이 회장의 사업기반이면서, 신도시가 형성되고 있던 부산 해운대에 2000년 이마트가 들어와, 지역상인들은 말 그대로 초상집이었다. 연이어 골목상권으로 밀고 들어오는 대자본에 중소상인과 자영업자의 삶이 난도질당하는 상황을 더이상 지켜볼 수만 없어 20112월 설립한 것이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였다.

 

2006년 중소기업을 보호하던 고유업종제도가 폐지되면서, 그 전후로 대기업은 정신없이 중소기업 분야에 진출했다. 2000년 해운대 이마트를 시작으로 2002년 수영구 남천동 메가마트, 2006년부터는 SSM이 출점하기 시작했다. 2008년 해운대 홈플러스가 들어서면서 그해 2월 이 회장은 해운대 홈플러스 앞에서 상인들 200여명을 모아 처음 집회를 열고 삭발을 했다. 이어 지역언론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홈플러스가 추가출점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에도 2011년 이마트 서면점과 2016년 이마트타운 연산점까지 쉴새없이 대기업 유통업체가 들어왔다.

 

이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었다. 지역상인들의 힘만으로는 막아낼 재간이 없어 전국 상인들과 연대하고 정치권을 찾아다니며 호소했다. 이 회장이 주도해 신청한 사업조정만 12. 이 회장은 사업조정을 신청하고 대기업과 싸우며 얻은 노하우 만으로도 한권의 책이 나올 정도라고 말한다. 사업조정제도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상권에 진출해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협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 정부가 사실 조사와 심의를 거쳐 대기업의 사업확장을 연기하거나 생산품목, 수량 등의 축소를 권고할 수 있는 제도다.

 

2017년 여름 이마트타운 연산점 입점에 항의하며 단식농성중인 이정식 회장.<사진=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상인들의 부끄러운 모습…음성적 금품거래 막아야

 

가장 힘들 때는 연대하고 협력해야 할 상인들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때입니다. 이마트타운 연산점 개설 등록 허가과정에서 대기업 편익을 우선시하는 구청과의 싸움도 어려운데,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위원 중 전통시장 위원 2명이 이마트로부터 음성적인 금전을 받기로하고 입점에 동의한 사실이 알려졌죠. 청천벽력이었습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와 부산참여연대는 2018년 음성적인 금품을 제공한 이마트와 이를 수수하고 입점에 동의한 상인들  연제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1, 2심 모두 증거부족과 영업허가에 대한 구청장의 재량권 등을 인정해 패소했다. 이 회장은 청탁금지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차 고발해둔 상태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은 이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자유한국당 이종구 위원장이 회의 후 이 회장에 대해 막말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일부 상인단체와 대기업 간의 음성적인 기금 수수는 전국적으로 심각하다. 대기업 돈을 받지 않은 상인은 바보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상인들의 도덕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얘기다. 이 회장은 대기업 유통업체와 상인들과의 음성적 금전거래에 대해서는 중소벤처기업부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은 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11월 부산지역 상인들은 대기업 유통업체의 무분별한 매장확대에 항의하기 위해 점포문을 닫고 궐기대회를 했다. <사진=중소상인살리기협회>
대기업 유통업체가 골목상권에 들어오면, 상인들은 연대를 해야하는데 현실을 들여다 보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소매업체와 도매업체, 도소매업체와 제조업체 등 불신의 골이 너무 깊습니다. 때문에 자신의 생존권 요구를 뛰어넘어 지역사회와 연대하며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힘, 바꿔 말해 상도가 필요합니다.”

 

이 회장은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을 맡아 골목상권 보호 입법운동을 펼치기도 했다입법운동을 하며 제대로 하려면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법학과 경영대학원을 마쳤고, 현재는 부경대학교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에 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현재 부산 범일동에 들어선 유니클로에 대해 사업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의류업종에서의 사업조정은 이번 사례가 최초인데, 사업조정 신청을 위해 조직화되지 않았던 의류분야 상인들을 조직화하는 일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일본기업 유니클로의 입점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근 의류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상도정신을 주변 상인들과 나누며, 골목상인을 지키는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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