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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인, 화물 싣고 정박 중 불이 옮겨 붙었는데

발화원인이 선박 안이 아니어도 면책…고의 내지 과실 아니면 보호 

기사입력2020-02-11 13:27
김범구 객원 기자 (bkk0909@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한국무역협회 상담위원)
운송인 A는 화주 B의 요청에 의해 이 사건 화물을 싣고 부산항에 도착 후 접안, 정박 중이었다. 그 날 태풍주의보 발효로 A의 선박 옆에, C의 선박 및 D의 선박 등이 다수 접안해 밧줄로 묶고 정박 중이었다.

 

그런데 D 선박의 선원들이 엔진이 얼어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동을 걸어 놓고 잠이 들어 엔진과열로 화재가 발생하고, 그 불은 옆의 C로 그리고 C를 일부 태우고 A에 옮겨 A가 선적하고 있던 화물 일부가 소실돼 손해가 발생했다.

 

A는 상법 제795(당시 상법 제788)를 원용하며 면책을 주장한다. 하지만 적하보험자는 운송에 사용된 선박 안의 발화원인이 아니며, 운송인은 D에서 시작한 불이 A에 옮겨 붙은 순간 초기진압을 하지 못한 과실 등으로 인해 면책될 수 없다고 대항하고 있다. A의 면책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쟁점=상법 제7951항은, 운송인의 무과실에 대한 주장 및 입증책임을 받아 들여 자신들이 주의를 해태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면 책임을 면하는 것처럼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의 무과실책임으로 운영되는 만큼 운송인의 구제는 쉽지 않다. 반면 2항은 선박사용인 등의 일정한 행위 내지 화재로 인한 손해가 운송인 자신의 고의 내지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면 운송인을 면책해 그를 보호하고자 한다.

 

운송인 보호취지에서 운송에 직접 사용된 선박에 내재한 발화원인 이외의 화재에 대하여도 확장해 해석할 것인지 여부와, 만일 A에 옮겨 붙은 불에 대해 운송인이 아닌 선원 등 선박사용인의 초동 대응조치 미비 등의 사유로 면책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항변했으면 그 효과가 어떠할지 문제다.

 

운송인이 화물을 싣고 정박 중이었는데, 다른 선박에서 불이 나 옮겨 붙였다. 운송인은 면책을 주장하지만, 적하보험자는 운송에 사용된 선박 안의 발화원인이 아니며, 옮겨 붙은 순간 초기진압을 하지 못한 과실 등으로 인해 면책될 수 없다고 대항하고 있다. 운송인의 면책 주장은 받아들여질까?<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규정=상법 제795조에 따르면, ‘운송인은 자기 또는 선원이나 그 밖의 선박사용인이 운송물의 수령·선적·적부(積付운송·보관·양륙과 인도에 관하여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멸실·훼손 또는 연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운송인은 선장·해원·도선사, 그 밖의 선박사용인의 항해 또는 선박의 관리에 관한 행위 또는 화재로 인하여 생긴 운송물에 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면한다. 다만, 운송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화재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돼 있다.

 

판례=상법 제788조 제2(지금의 제795) 본문 및 단서에서의 화재, 운송물의 운송에 사용된 선박 안에 발화원인이 있는 화재 또는 직접 그 선박 안에서 발생한 화재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육상이나 인접한 다른 선박 등 외부에서 발화하여 당해 선박으로 옮겨 붙은 화재도 포함한다고 해석된다.

 

상법 제78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면제에서 제외되는 사유인 고의 또는 과실의 주체인 운송인이란, 상법이 위 제2항 본문에서는 운송인 외에 선장, 해원, 도선사 기타의 선박사용인을 명시하여 규정하고, 같은 조 제1항 및 제787(지금의 제794)에서도 각 자기 또는 선원 기타의 선박사용인을 명시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과 화재로 인한 손해에 관한 면책제도의 존재이유에 비추어 볼 때, 그 문언대로 운송인 자신 또는 이에 준하는 정도의 직책을 가진 자 만을 의미할 뿐이고, 선원 기타 선박사용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은 여기서의 면책제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며,(후략, 대법원 2002. 12.10. 선고 200239364 판결).

 

결과 및 시사점=면책제도의 취지에 비춰 보면, 선박 내재의 발화원인에 그칠 것은 아니며 만일 적하보험자가 운송인의 초동조치 미흡이 아닌 선원 등 선박사용인의 과실 등을 이유로 면책을 주장했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김범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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