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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들, 삼성물산·이재용 상대로 소송 제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부당한 합병비율, “수많은 증거들이 있다” 

기사입력2020-02-17 18:01
홍순탁 회계사는 (구)삼성물산 소액주주 손해배상 청구소송 기자회견에서 “자본시장을 활용한 부당한 상속 등이 이번 기회에, 삼성물산 불합리한 합병비율을 바로잡는 것을 시작으로 근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구)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이 삼성물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상대로 부당합병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7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변론센터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 변호사들로 구성된 대리인단이 (구)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을 대리해 주주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손배청구소송의 피고는 삼성물산 주식회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삼성물산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4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회사 및 김태한 대표이사,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이다. 

이번 1차소송에 참여한 (주)삼성물산 주주는 32명, 지분은 3만5597주다.

“(부당합병) 뒤에 이재용 부회장의 부당승계가 있음을 알고 있다”

앞서 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손배청구소송에 참여할 (구)삼성물산 주주들을 모집했다(2015년 9월1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기일 당일 당시 주주). 대리인단의 양성우 변호사는 “이번에는 1차로 모집한 원고들의 소장만 접수하기로 했는데, 계속적으로 원고를 모집해 2차 3차 소송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추후 피고들의 구체적인 불법행위와 관련해, 손해액과 인과관계 등을 추가로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의 정상영 변호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비율이 부당하다는 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과 관련 증거인멸로 삼성전자 부사장 등이 실형 선고를 받은 사실 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의 뒤에 이재용 부회장의 부당승계가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삼성물산 이사회는 불법적으로 주주들에 손해를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복하기 위한 이사회를 열거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가 전혀 없다”며 소송을 제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합병 후에도 삼성물산의 영업이익 비율은 제일모직의 3배 

홍순탁 회계사는 합병 이전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이 제일모직의 3배였는데, 합병 이후 통합삼성물산 내부의 영업이익 비율 역시 당시와 동일하다며 “합병이 이뤄지고 나서도 아무런 변화없이 여전히 (구)삼성물산 중심으로 돌아가는 회사가 통합삼성물산”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합병 당시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았던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게,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았던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합병에 대해 홍순탁 회계사는 “이 합병이 이렇게 된 게, 콩깍지가 씌어서, 순간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인가. 그게 아니라, 뭔가 잘못된 의도·기획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는 수많은 증거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라고 지적했다.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 중요한 이유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이익실현이다. 이 이익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평가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에 발생했다.

“(분식회계, 콜옵션 공시누락 등) 의도적인 기획에 의해 준비된 것”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91.2%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2014년 합병 직전 결산에서 바이오에피스를 계열사가 아닌 관계기업으로 재분류했다. 자연히 개별재무재표가 적용되고, 장부가치 대신 시장가치를 적용함으로써 바이오로직스는 4조5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합작법인인 바이오에피스에 대해, 외국회사가 보유한 콜옵션을 근거로 한 판단이었다.

홍순탁 회계사는 이에 대해 “그 회사(바이오에피스)를 빼놓고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나아가 제일모직의 가치를 설명할 수 없는데, 그 자회사의 90%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90%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50%의 혜택밖에 보고 있지 못하다”고 공시했다며, 단순히 콜옵션의 존재를 누락했다 뒤늦게 공시한 사건이 아니며 “잘못된 합병이 가능하게 된 여러 가지 요인들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기획에 의해 준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본시장을 활용한 부당한 상속 등이 이번 기회에, 삼성물산 불합리한 합병비율을 바로잡는 것을 시작으로 근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사회 쇄신 없는 준법감시위는 꼼수”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했던 이사들이 지금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어떤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3월 주총을 앞두고 있다. 그 이사들을 그대로 유임시킨 채 준법감시위가 역할할테니 재판부가 양형에 반영해달라는 그런 꼼수, 삼성 이사회의 쇄신 없이, 자체개혁 없이 준법감시위를 통해 다시한번 면죄부 받겠다는 꼼수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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