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0/12/02(수) 12:32 편집

주요메뉴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Live 중기경제일반

차임(월세)감액청구…이제 법원도 나서야 한다

코로나19로 힘겨운 이때, 민법 제628조는 해법을 제시했다 

기사입력2020-04-13 05:00
정하연 객원 기자 (myungkyungseoul@naver.com) 다른기사보기

상가변호사닷컴(법무법인 명경 서울) 정하연 변호사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신음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권고하고 있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특단의 대책은 전염병에는 특효약이 되고 있지만, 자영업자의 매출에는 쥐약이 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감염 위험마저 감수하고 오프라인 상가를 찾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월세를 낮춰줄 수 없느냐는 문의 또한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아직까지 특별한 것이 없으며,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 사실상 전부이다 보니, 다른 법적 해결이 없는지 궁금한 것이다.

 

얼마 전 식당을 하는 한 자영업자가 뉴스에서 월세를 낮춰주는 건물주가 있다고 보았는데, 나는 월세를 낮출 수 있냐고 문의했다. 월세를 낮춰주는 임대인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하겠다고 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라는 것을 뉴스에서 본 것이다. 그런데 이 운동은 아쉽게도 임대인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일 뿐, 월세를 낮춰줄 생각이 없는 건물주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결국 말 그대로 착한 건물주를 만났다면 깎아볼 수도 있겠지만, ‘나쁜 건물주를 만났다면 오히려 월세가 올라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사실 우리 민법에는 월세를 감액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잘 마련돼 있기는 하다. 민법 제628조는 임대차계약의 존속 중에 약정한 차임(월세)이나 보증금이 공과부담의 증감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 장래에 대한 차임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도 같은 취지의 차임증감청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원이 위 조항을 근거로 한 감액청구에 대해 너무나 엄격한 해석을 하고 있다 보니, 실제 감액을 청구하는 사례도 거의 없고 감액이 인정된 사례도 몇 없다. 2015년경 메르스 사태때조차 법원은 차임 감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법원이 유달리 야박하기 때문에 이런 판결이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각 경제주체가 자신의 판단 하에 체결한 계약에 따른 결과는 판단을 내린 각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사적 관계를 규율하는 민법의 기본원칙이다. 이러한 사적 자치의 원칙때문에 법원이 임대차계약의 수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법 제628조는 코로나19 확산 피해와 같은 비상상황을 상정해 만들어놓은 해법임이 분명하다. 현재 상황에서 법원이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사진은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겨 한적한 서울의 한 지하상가.<사진=뉴시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장기화 된다면, 법원도 이제는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미 민법이 이러한 상황을 상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 놓았는데, 법원이 굳이 법적용을 회피해야 할 이유가 없다. 법원은 법에 따른 해석만 잘 내려주면 된다.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에 해당하는 사례가 지금이 아니면 어떤 때가 있겠으며, 감염병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생계가 절박해진 자영업자의 상황은 기존의 임대료가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가 분명하지 않은가.

 

감액되는 액수만 감정평가를 통해 합리적으로 잘 조정해줄 수 있다면 건물주에게도 손해가 없다. 건물주와 세입자는 제로섬게임이 아닌 상생을 하는 관계다. 자영업자의 매출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물주가 월세를 유지하면 단기간에는 이득인 것처럼 보이기는 하나, 고액의 월세를 버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파산을 하면 궁극적으로 건물주에게 월세 줄 사람도 없게 되고, 건물주가 얻을 수 있는 임대료 수익도 현저히 줄게 된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이러한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이 벌어지는 곳에서 수도 없이 봐왔다.

 

질병이 세계경제에 영향을 준 것은 1900년 이후에는 없었다고 한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질병,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는 한 나라나 일정 지역에 한정된 피해를 줄 수는 있어도 지금처럼 세계경제 전체를 흔들 수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그야말로 미증유의 사건인 것이다.

 

민법 제628조는 지금과 같은 비상상황을 상정해 만들어놓은 해법임이 분명하다. 다만 아직까지 이 정도의 비상상황이 없었으니 적용할 수 있는 때를 못 만나 빛을 못보고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전시에 가까운 현재 상황에서 법원이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 추락하는 소상공인들의 날개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상가변호사닷컴 정하연 변호사)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상생법률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상가법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알쓸신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현대미술
  • 시민경제
  • 무역물류
  • 스마트공장
  • 가맹거래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노동법
  • 신경제
  • CSR
  • 정치경제학
  • 빌딩이야기
  • 민생희망
  • 지적재산권
  • 개인회생
  • 공동체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