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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약속을 10일도 안돼 뒤집은 정부·여당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배제, 야당 탓이 아닌 집권여당 책임이다 

기사입력2020-05-21 10:33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20일 국회는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해 고용보험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5만여명으로 추정되는 배우·연주자 등 예술인에게 고용보험 가입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보험료율을 정하지 않아 예술인이 부담해야 할 혜택은 분명하지 않고, 실업급여 수급요건 또한 예술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용보험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가결됐다.<사진=뉴시스>
아울러 예술인의 노동자성을 사실상 부정해 현행 고용보험법 체계로 흡수하지 않고, 특례조항을 적용한 졸속입법이란 비난도 나온다. 향후 고용형태와 종속관계를 달리하는 보험모집인·골프장캐디 등 각각에 특례를 적용하는 입법체계가 특수고용노동자 보호란 사회적 합의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 또한 사실상 거짓말로 만들었다는 비난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특수고용노동자·플랫폼노동자·프리랜서·예술인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특수고용노동자·플랫폼노동자·프리랜서 등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시점을 못박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이 입법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반영할 것이란 기대를 갖기에는 충분한 발언이다. 문 대통령 말에 따라 고용보험 적용을 기대했던 200만명 이상 특수고용노동자의 염원을 집권여당이 외면했다. 미래통합당 반대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둘러대지만, 절반의 진실을 담은 변명일 뿐이다.  

지난 11일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집권여당이 책임져야 할 진실의 절반이 마저 드러난다. 당시 고용노동소위 심의 법안중 하나가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용보험법 일부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은 고용보험법 적용대상을 특수고용노동자와 예술인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것(고용보험법 일부 개정안)은 크게 좀 정리를 하시고요. 어디까지를 할 수 있을지를 논의를 하시고 하는 게.” 11일 고용노동소위 회의에서 한정애 의원의 발언이다.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적용을 반대하는 미래통합당을 배려해, 한 의원 스스로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철회한다는 제안이다. 그러자 고용노동소위원장인 미래통합당 임이자 의원이 맞장구친다. “그러지요. 오늘은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만 논의를 하시고, 21대 때 다시 특고노동자들 관련되어 가지고 논의하시는 걸로 하시지요”라며. 이처럼 여야 입장이 일치하면서, 20대 국회에서 특수고용직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은 물거품이 됐다. 불과 9일 전에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까지도 함께.

한정애·임이자 의원을 대리해 변명이란 걸 해보자.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적용을 위해서는 법안 자구 수정·변경 이외 처리해야 할 부수적인 절차가 적지 않다.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 레미콘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직의 고용관계 실질은 제각각이다. 같은 이유로 노동자와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고용보험료 몫도 각각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행 법 체계 내에서는 이들의 임금도 정확히 파악이 안된다. 그래서 고용보험료 징수 기준을 임금이 아닌,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으로 바꾸자는 대안까지 나온다. 이 방안은 고용보험 체계 근간을 모조리 뜯어고치는 것으로, 법안 마련까지는 사회적 합의와 함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보자. 한정애 의원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2018년 11월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에 개정된 고용보험법의 근간은 미래통합당 장석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고, 2016년 9월에 국회에 제출됐다. 짧게는 1년 수개월, 길게는 5년 가까이 국회에서 묵혔던 두 법안을 묶어서 만든 법안이 이번 개정안이다. 마음만 먹었다면, 사회적 논의와 함께 고용보험 체계 전반까지도 재설계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는 의미다. 미래통합당은 그렇다고 치자. 특수고용직에게 고용보험 안전망을 제공하겠다는 의지, 집권여당에게 있기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특수고용노동자에게 매몰차기는 정부 또한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고용보험 가입대상을 특수고용노동자·예술인으로까지 확대한다고 했다. 이런 과제를 담아 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법 개정 방침을 밝힌 시점이 2018년 8월이다. 그 이후 1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법 체계 변경을 포함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적용방안을 고민했다는 증거는 찾기 힘들다. 

20대 국회 임기가 사실상 종료됐고, 다음 달이면 21대 국회가 개원한다. 그래서 기록만으로라도 남겨야겠다. 20대 국회에서 집권여당도 그렇고, 정부 역시 특수고용직에 대해 고용보험을 적용하겠다는 의사가 자체가 없었다. 거기에 특수고용직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마련하겠다는 대통령의 선의와 진정성마저 거역했던 20대 국회였다고. 첨언하면,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과 미래통합당 임이자 의원은 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으로 노동게 몫으로 국회의원이 된 이들이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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