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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하태경,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에게 사죄해야

미취업 청년 상처에 소금까지 뿌려가면서 얻겠다는 게 뭐냐? 

기사입력2020-06-24 11:44

23일 하루 종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말이 많았다. 정규직 전환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사가 쏟아졌고, SNS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7년 탄핵 정국을 거쳐 탄생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이 직접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선언했다. 당시 공항공사 사장은 “금년내 공항공사 소속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3년여가 지난 22일 공항공사는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공항공사는 공항소방대 등 생명·안전 보호와 관련된 직종 241명은 직고용하고, 공항운영 직종 등 나머지 7642명의 비정규직을 3개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대통령의 약속대로 공공부문 전체는 아니지만, 공항공사에선 외형상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목전에 뒀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호 법안인 정당법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데, 사달은 엉뚱한 곳에서 튀어나왔다. ‘서울대급’이란 공항공사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의 불만은 그렇다 쳐도, 정치권이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겐 희망이 사라지지 않는 사회가 대한민국 청년들이 바라는 것”이라며 “(이번 정규직 전환은) 수십만 청년들의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찬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 상당수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하태경 의원의 선동에 가까운 발언, 무책임을 넘어 죄악이다. 미래통합당 텃밭이긴 해도 지역구 3선이면, 정치권에서 중진으로 대접받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그가 사실관계를 과장하고 호도하면서까지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그래서 그가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의문이다. 정부·여당 정책과 인물 모든 게 맘에 들지 않는다고, 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청년들과 ‘수십만 청년들’ 간의 전쟁이라도 부추기겠다는 것인지 묻는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 중 2017년 5월 이후 입사자 800여명은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된다. 서류전형, 인성검사 외에 필기시험, 면접 절차를 거쳐야하기에 상당수가 탈락한다. 또  정규직으로 전환되더라도 일반직과 다른 임금체계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들의 임금수준은 기존 임금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런 수준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수십만 청년들의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찬 것”이란 궤변을 늘어놓는 게 미래통합당 중진 국회의원 인식이다.

 

국회의원 ‘권위’로 포장했기에 하태경 의원의 선동은 일부 먹혔다. 보안 알바로 190만원 벌다가, 연봉 5000만원 정규직이 됐다는 비난이 나오기 때문이다. ‘서연고’보다 알바 스펙이 우선이란 소리까지 들린다. 하지만 공항공사 노사합의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임금인상률은 3.7%다. 공항공사 190만원(연봉 2280만원) 보안 알바가 정규직인 청원경찰로 전환되면 2364만원을 받는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하태경 의원이 이같은 사실을 모를 수 없는 신분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공항공사의 인건비와 인력정원 등 운영 전반이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받는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력의 임금은 국회에서 의결한 예산한도 내에서만 결정된다. 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자의 임금인상률이 미미하다는 사실, 하태경 의원은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만에 하나 몰랐다면, 국회의원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질 부족과 태만을 이유로 당장 사퇴하는 게 맞다. 

 

하태경 의원의 거짓 선동, 근거없는 일부 주장을 과장해 자신이 원하는 스토리로 조작하는 극우·보수 언론의 행태는 당장 중단돼야한다. 특히 고용위기 대란 속에서 일자리를 갈구하는 수십만 청년들의 아픔까지 악용하는 파렴치한 행태는 단죄받아 마땅하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거짓으로 들통 날 거짓으로 세상을 호도하려는 하수로는 국민의 지지도, 청년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 무엇보다 하태경 의원은 공항공사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거나, 전환예정인 노동자들에게 사죄해야한다. 근거없고 쓸데없는 발언으로 1만여명 가까운 공항공사 비정규직에게 죄송하다고.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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