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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롯데, 선대 회장 유언장을 뒤늦게 공개한 이유

봉건적 지배구조에 대한 재벌총수 일가의 집착이 엿보인다 

기사입력2020-06-25 17:33
올 1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별세한 이후 약 반년이 지난 지금, 롯데그룹 형제 간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졌다.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24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차남인 신동빈 롯데 회장의 해임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2015년 이래 6번째 해임시도 실패로,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이 확고하다는 세간의 평가가 확인된 셈이다. 

이 와중에 롯데 측이 흥미로운 사실을 알렸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품에서 최근 2000년 당시 자필로 쓴 유언장이 발견됐는데, 후계자를 신동빈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했다. 유언장 공개를 통해, 신격호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은 정통성 있는 경영자가 신동빈 임을 명확히 하고픈 속내가 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의 개관식에 참석, 내외빈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부친의 뜻을 먼저 앞세운 측은 장남 신동주 회장이다. 2011년 롯데그룹 회장직에 오른 차남 신동빈 회장은 지분까지 앞세워 사실상 승계를 마무리하고, 수년째 경영권을 행사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신동주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뜻이 자신에게 있다는 뜻을 수차례 어필하며, 이를 근거로 한국과 일본 롯데 그룹의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다. 

마치 과거 왕정시절, 후계자들이 선대의 유지를 근거로 자신이 정통성있는 군주라면서 다투는 모습이 연상된다. 사실 재벌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서 선대의 유지는 자주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의 정통성을 둘러싼 다툼이 있었다. 당시 조 부사장은 선대 회장이 남긴 “가족 간의 공동경영 유훈”을 거론하며 조 회장을 비판했다. 

그러나 선대 회장의 뜻이 주주총회와 상법을 앞설 권원도 없고, 앞서서도 안된다. 롯데 경영권 분쟁 역시 유언장 공개 이전, 수차례의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했다. 이것으로 충분했다. 그럼에도 옛 관습에 따라 정통성을 방어하고 나선 것은 사족이다. 

법과 동떨어진 유훈을 이어가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생존 성장할 수 없다. 무노조경영을 선대 회장의 유훈으로 3대째 이어온 삼성도, 이재용 부회장에 이르러 마침내 무노조경영을 포기했다. 정경유착이나 특혜가 없이는, 법을 넘어서는 유훈을 지킬 수 없다는 게 확인된 사례다. 그나마 삼성이나되니까 3대까지 버틸 수 있었다.  

시대상황을 보면 이미 흘러간 과거의 가락 같지만, 많은 재벌총수가 아직도 봉건적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들만이 누려온 특혜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까지 동원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관련자들은 처벌을 받았음에도 이재용 부회장만 기소조차 되지 않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재벌그룹 기업지배구조의 근본적 개선을 촉구하면서, 총수일가가 누리는 특혜를 눈을 치켜뜨고 감시해야하는 이유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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