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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소득 관계없이” 경기도의 기본소득 실험

조례 제정…내년, 농촌지역 대상 ‘농촌기본소득’ 지급 추진 

기사입력2020-06-27 00:00

기본소득당은 “소득과 노동여부를 심사하지 않은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국민들은 보편적 기본소득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기본소득 도입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24일 경기도 의회에서 ‘경기도 기본소득 기본 조례안’이 찬성 95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전국 최초로 지자체에 기본소득과 관련한 조례가 생긴 것이다.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사회계약이 밀레니얼 정치세력의 핵심적 요구”라고 선언한 바 있는 기본소득당은, 경기도의 기본소득 조례 제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신민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본소득제에 대한 찬성은 작년 5월에 비교해 4% 오른 61.8%로 집계됐다. 소득과 노동여부를 심사하지 않은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국민들은 보편적 기본소득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경기도 기본소득 조례를 넘어 온국민 기본소득 도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은 원내 7개 정당에 기본소득 연석회의를 구성해,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정치권 논의에 앞서 경기도가 조례를 제정하면서, 기본소득은 아이디어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정책의 모습을 띄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기본소득 지급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번 조례를 통해 경기도가 즉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도 아니다. 조례의 내용은 경기도가 기본소득을 줄 수 있는 근거규정에 가깝다. 하지만 기본소득 개념을 정의내리고, 지자체장이 기본소득 지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정한 최초의 규정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

◇“재산·소득·노동활동 관계없이 모두 지급”=민주당 원용희 경기도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조례는, 기본소득을 “재산·소득·노동활동과 관계없이 모든 도민에게 지급하는 일정액의 금전 또는 지역화폐”라고 정의했다. 보편적으로 지급한다는 기본소득의 개념을 정의에 담은 것이다.

또, 도지사는 5년마다 기본소득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종합계획에 따라 매년 실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1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정례적으로 수립·시행해야 하는 정책이 됐다는 의미다.

“기본소득 지급을 추진하는 시·군에 필요한 경비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정해, 경기도내 시·군들이 자체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려 할 경우 경기도가 예산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규정도 마련했다.

경기도 의회에는 현재 기본소득 위원회 설치,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 플랫폼 노동자 기본소득 지급 조례 등 다양한 기본소득 관련 조례들의 입법이 논의되고 있다. 개별적인 조례 제정에 앞서 일반원칙과 기본방향을 설정할 기본조례가 먼저 입법된 것이다.

보편지급 원칙이 수립됐지만, 경기도는 시작부터 전 도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대신, 특정 계층에 대한 지급으로 실험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첫 시작은 농민이다.

◇경기도 기본소득 실험 첫발은 농촌 대상=경기도는 2021년부터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농촌기본소득 지급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이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과 같이 일부 계층이나 일회성 지급에 한정됐던 기본소득을 전 국민 기본소득으로 확대하기 전에 실시하는 사전단계의 실증 실험”이라는 설명이다.
 
기본소득을 지급할 경우 국민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살펴 볼 예정으로 농민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 모두를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할 계획이다.

성과지표, 실험마을 선정기준, 지급금액과 인원수 등을 10월말까지 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실험마을을 선정하고 내년부터 사전 실태조사 후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농촌기본소득과 별개로 농민기본소득 도입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직불금이나 다른 지자체의 농민수당과 달리 농가가 아닌 개별 농민에게 매달 일정액의 지역화폐를 지급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기본소득 사회실험은 핀란드, 미국, 네덜란드,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실시된 바 있지만, OECD 36개 가입국 중 농촌지역에서 사회실험을 하는 것은 경기도가 최초”라고 강조했다. 최초이니만큼 전례를 참고하기 힘든 면이 있지만, 최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기본소득 논의가 이 실험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점 만큼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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