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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최우수’ ‘우수’ 기업 뻥튀기도 정도껏

동반성장지수...형식에 맞게 내용을 채우든가, 아니면 폐기해야 

기사입력2020-09-10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2019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 “최우수” 등급을 받은 삼성전자의 경우 특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법위반 예방 및 법준수 노력(20점)에서 점수를 전혀 받을 수 없고, 받아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중기이코노미

서원유통, 심텍,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에코플라스틱, 영풍전자, 에스트라오토모티브시스템, 타타대우상용차.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 8일 발표한 ‘2019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에 따라 “미흡” 판정을 받은 7개 대기업 명단이다. 관련 업계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 눈에는 영풍전자와 타타대우상용차 정도만 눈에 뜨일 뿐, 나머지 대기업은 이름조차 생소하다.

동반성장지수는 모두 5개 등급으로 구분되는데, “미흡”이 가장 낮은 단계다. “미흡” 바로 윗단계가  “보통”이고, 이어 “양호” “우수” “최우수” 순으로 올라간다. 동반성장위가 200개 대기업의 동반성장지수를 평가한 결과 7개(3.5%) 대기업만이 “보통” 미만의 낙제점을 받았고, 186개 대기업이 “보통”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이름만대면 알 수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96%가, 중소기업과 공정한 거래 및 상생협력 관계를 “보통” 이상 유지한다는 평가결과다. 

이상하다. 대한민국 대·중소기업간 산업생태계의 가장 큰 적폐 중 하나가 수직·종속적 원하청구조다. 원청이 하청을 착취하는 온갖 형태의 갑질이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란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3.5%가 아니고, 96%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수평·대등한 거래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의아할 수밖에. 

동반성장지수 추출과정을 들여다보면 의문은 쉽게 풀린다. 200개 기업 중 7개(3.5%) 대기업이 “미흡” 판정을 받은 이유는, 이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불공정한 계약을 해서가 아니다. 나머지 186개 대기업이 “보통” 이상의 평가를 받은 이유 또한, 이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상생 협력관계를 유지해서가 아니다. 대기업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하고, 협약이행 실적을 증빙할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만하면, 동반성장위가 이들 대기업에게 “보통” 이상의 동반성장지수 등급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2019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에 따르면 평가대상 200개 기업 중 “최우수(35개)”, “우수(61개)” 등 약 절반(96개)이 “보통”을 초과하는 우등성적표를 받았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절반가량이 ▲중소기업과 계약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상생협력을 지원하고 ▲법위반 예방 및 법준수를 위한 조치가 “우수” 또는 “최우수”에 해당된다는 말이다. 이 정도라면 사회통념이 규정하는 “우수” 또는 “최우수”의 개념과, 동반성장위의 그것과 천지차이인 것만은 분명하다. 

동반성장위는 이들 “우수” 또는 “최우수”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공정위는 “최우수” 기업에는 직권조사 2년 면제, “우수” 기업에는 직권조사 1년을 면제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하기관이 시행하는 기술개발사업 참여시 우대하고, 기획재정부는 조달청 공공입찰 참가자격사전심사(PQ)시 가점을 부여한다. 이외 법무부는 출입국우대카드를 발급하고, 국세청은 모범납세자 선정시 “최우수” 기업을 우대한다. 동반성장지수 등급을 인플레이션한 것 만큼이나, 동반성장위가 인센티브까지 남용하는 꼴이다. 

등급 인플레이션이 특히 눈에 거슬린 딱 한 가지 사례만 언급한다. 2019년 “최우수” 등급을 받은 삼성전자. 2011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제 시행 이후 9년 연속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SK종합화학·SK텔레콤이 8년 연속 “최우수” 타이틀을 얻었지만, 35개 “최우수” 기업 중 9연패 “최우수”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35개 “최우수” 기업 상당수도 과대 포장됐지만,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특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동반성장협약의 주요 평가대상인 협력사에 대한 ▲계약의 공정성(47점) ▲상생협력 지원(33점)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모두 만점을 받았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삼성전자는 ▲법위반 예방 및 법준수 노력(20점)에서 점수를 전혀 받을 수 없고, 받아서도 안된다. 그러니 삼성전자는 “최우수” 기업에 선정될 수 없다. 2019년에만 그런 게 아니다. 

검찰수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에 따르더라도,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노조가 설립된 이후에 삼성전자의 법위반 및 법준수 노력은 0점이어야 맞다. 협력업체에 노조가 출범하자마자 시작된 삼성전자의 집요한 노조 와해 작전. 2013년 7월 이후 삼성전자서비스노조를 궤멸시키기 위해 저질렀던 숱한 불법행위가 있었다. 그래서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삼성전자 부사장이 1심에서 1년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까지 됐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줄곧 지금까지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 기업이다. 

동반성장지수 등급 인플레이션 지적에 대해 동반성장위는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격려 또는 동기부여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더라도 대기업 절반에게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 부여는 과도한 뻥튀기 평가다. 원하청 관계에서 관행화돼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여전히 횡행하는 대기업의 갑질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갑질행위를 계속하는 대기업에게 면죄부를 주고, 갑질로 피해를 당한 중소기업의 고통을 묵인 또는 침묵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기업 삼성전자의 불법행위로 삼성전자서비스 현장은 8년여이상 노사가 대립하고 갈등하는 현장이 됐다. 

아울러 동반성장지수 등급 인플레이션은 실제 현장에서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일부 대기업의 명예·자존심을 훼손하는 행정이다. 동반성장지수 평가와 관련한 동반성장위의 행정처분에 신상필벌의 원칙을 세워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대기업도 진정한 의미의 “최우수” 등급 명예를 얻기 위해 자신의 것을 내려놓지 않는다. 동반성장지수에 걸맞는 내용을 채워라. 그게 아니라면 폐기하든가, 대체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다시 만들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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