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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업은 젊은이들에게 책임감을 말할 수 있을까

불평등·불안정 고용시대…“언제든 팽 당하는데 누가 책임감 가집니까” 

기사입력2020-11-17 15:00

한 구인구직 전문 사이트에서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른바 Z세대(1996~2010년) 직장인들의 기업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내용이다. 특히 책임감과 배려 및 희생정신이 약점이라는 답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책임감이란 단어의 뜻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초등학교 아니 더 이른 나이 때부터 우리는 익히 배웠고 평소에도 흔히 사용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것이 없으면 비단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한다. 하물며 가족들 간에도 책임감을 큰 덕목으로 꼽을 정도다.

 

이쯤 되면 책임감을 빙자한 사회적 강요일지도 모른다. 책임감에 포함된 한자 책()의 원래 뜻은 꾸짖다이다. 그런가하면 영어 ‘responsibility’에는 부담이란 의미가 내포돼 있다. 맡은 바 임무를 자발적으로 해내는 책임감이 곧 사회가 정한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으로 작동되는 것이다. 그것을 해내지 못할 경우 조직도 사회도 에누리 없이 꾸짖기를 한다.

 

50년 전인 1970년 이맘. 쌀쌀한 날씨에 사람들은 두꺼워진 옷차림으로 길거리를 오가던 그때. 22살 청년 전태일은 평화시장 한편에서 외롭게 그래서 더 처절하게 스스로를 산화시켰다. 지금의 Z세대와 비슷한 또래의 청년 전태일이 외친 것은 근로기준법 준수였다.

 

기업이 젊디젊은 직장인에게 책임감 없다고 빈축하고 있을 때, 젊은 그들의 뇌리엔 무엇이 가득했을까. 급속히 변한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직장 내 불평등, 근로기준법 준수를 주장할 수도 없이 목줄을 죄어오는 고용불안에 답답해하고 불안해하고 있진 않았을까. 몇 해 전 서울지하철 구의역 안전문 유지 보수를 위해 현장에 나섰다 19살 젊을 생을 마감한 한 비정규직 젊은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신박한 법률용어에 갇혀 근로자로서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우리는 책임감을 말할 수 있을까.

 

Z세대 직장인들의 기업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라떼시대를 말하는 기성세대는 분명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며, 당사자인 그들은 억울한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눈에 띄는 댓글 하나가 있다. “언제든지 팽 당하는데 누가 책임감을 가집니까?

 

최근 전태일 열사 사후 5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그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라는 공로를 되새기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단다. 보도된 언론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서 전태일 열사가 (지금 이곳에 있다면)뭐라고 애기할지 궁금하다는 말에 대통령은 아직 멀었다고 하실 것이라고 답했단다.

 

젊은 노동자가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또 언제든지 쫓겨나는 우리 사회. 그리고 책임감 없다고 질타하는 사회. 우리 사회는 어디로 나가야 할지 모두가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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