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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 부정…현실과 괴리

산업현장서 복리후생적 성격의 금품을 임금으로 인식하는데㊦ 

기사입력2021-10-13 07: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복지포인트,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근로복지공단 소속 노동자들(원고)은 근로복지공단(피고)이 통상임금 산정에서 맞춤형 복지포인트 금액 등 여러 수당을 제외했는데, 이 수당을 포함해 통상임금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다.

 

원심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맞춤형 복지포인트가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이며 사용처가 제한된다 하여 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원심 재판부는 복지포인트 사용 용도와 기간에 제한이 있지만, 이는 이미 부여받은 복지포인트의 사후적 활용에 관한 문제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원칙적으로 복지포인트 전체에 대한 처분권한을 보유했으므로 확정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 현행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기해 발생하는 생활보장적 성격의 임금은 인정되지 않는 점, 보수규정에 복지포인트 지급이 정해져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통상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의 판단=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재판부는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을 부인한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을 근거로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원심의 판결을 부정했다. 재판부는 법리에 근거해 명확한 판단이유를 설시하지는 않았다.

 

재판부가 판결에 제시한 이 사건 복지포인트 운용의 사실관계를 참고하면, 어느 지점을 근거로 피고의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피고가 복지포인트를 복리후생 관리규정과 맞춤형 복지제도 운영지침에 따라 설계한 복지혜택이라는 점, 원고들이 배분받은 포인트를 건강관리, 자기계발, 가족친화, 문화·레저, 생활안정 등 항목에 맞추어 포인트 차감 신청을 해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남은 포인트를 다음 연도로 이월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재판부가 판단의 근거 법리로 삼은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보면 복지포인트가 근로복지기본법에 근거한 제도인데, 근로복지기본법은 제3조에서 근로복지 개념에서 명시적으로 임금과 근로시간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을 제외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복지포인트는 임금과 같은 근로조건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산업현장에서는 복지포인트를 비롯한 복리후생적 성격의 금품을 임금으로 인식하며, 사용자 역시 이를 연간임금총액에 포함시켜 임금을 설계한다.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을 부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의 주장은 산업현장의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 것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또한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복지포인트가 포함된 선택적 복지제도의 역사와 도입 경위를 들어 선택적 복지제도가 기업의 임금 상승이나 보전을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니며, 초기 복지수당 항목으로 근로자들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던 방식에서 근로자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복지효과를 고려해 비임금성 기업복지제도로 변화시킨 것인 만큼 복지포인트가 임금이라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사용용도와 사용기간이 제한되어 있고, 이월되지 않으며, 양도 불가능함은 물론 근로제공과 무관하게 매년 초에 일괄 배정되는 복지포인트의 특징을 근거로 복지포인트가 생계의 기초가 되는 임금이라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실과 괴리 발생=대법원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복지포인트 통상임금성 여부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향후 복지포인트와 관련한 노사간 분쟁에 관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판결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법리로 가져 왔을 뿐,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이라 인정한 원심의 판단근거에 대해 구체적인 반론을 펼치지 못했다. 과정 없는 앙상한 결론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재판부가 판단의 근거 법리로 제시한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 또한 그 자체로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대해 해소되지 않은 여러 의문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복지포인트가 임금과 무관한 선택적 복지제도로 취업규칙 등에서 보수나 임금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의 주장은 산업현장의 현실과 심각하게 괴리되어 있다. 필자가 상담하는 대다수 산업현장에서는 복지포인트를 비롯한 복리후생적 성격의 금품을 임금으로 인식하며, 사용자 역시 이를 연간임금총액에 포함시켜 임금을 설계한다. 이러한 노동현장의 현실을 기반으로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에 대한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보다 치열한 토론이 필요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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