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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설립 안된 업체와 계약 돈 떼인 조폐공사”

장혜영 의원 “불리온 사업대금 194억 못받아…책임자 처벌도 미흡” 

기사입력2021-10-13 18:12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13일 한국조폐공사 국정감사에서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정감사 중계 화면 갈무리>
한국조폐공사가 불리온 메달사업을 진행하면서, 실체가 불분명한 업체로부터 194억원의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손실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조폐공사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불리온 사업의 유일한 수요기업이었던 A기업이 2016년 최초 조폐공사와 계약할 당시 실체가 불분명한 업체였으며, 의혹투성이 사업이 큰 손실을 미쳤음에도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불리온은 금이나 은에 국가 상징물 등을 새긴 귀금속으로수집용이나 재테크 수단으로 쓰이는 메달과 주화 같은 상품이다업체가 구매를 의뢰하면 조폐공사가 먼저 메달을 제작해주고나중에 판매대금을 지급받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조폐공사와 계약 체결 후 법인 설립실체 의심

 

장 의원은 A사를 들여다보니 왜 조폐공사가 굳이 이 업체랑 거래를 시작했는지부터가 합리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심지어 조폐공사는 A사와 최초 계약을 체결할 때 사업자 공모 등의 공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이 조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A사와 공사 간 최초 계약서에 따르면, 계약체결일은 201677일인데, A사의 법인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법인 설립일은 그 다음날인 201678일이었다. , 조폐공사는 아직 법인 설립조차 되지 않은 실체가 불분명한 업체와 거래계약을 체결했던 셈이다.

 

A사2016년부터 2020년까지 불리온 메달 사업 판매량의 94%, 전체 1600억원 중 1470억원을 차지하는 거래를 했다. 이러한 거래로 인해 2016년 설립된 해당 업체의 매출액은 지난해 1081억원에 달했다.

 

장혜영 의원이 조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A업체와 공사 간 최초 계약서에 따르면, 계약체결일은 2016년 7월 7일인데, A업체의 법인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법인 설립일은 그 다음날인 2016년 7월 8일이었다. <자료=정의당 장혜영 의원실>

 

장혜영 의원실의 조사결과, 해당 업체는 원래 인터넷 포털 카페를 통해 취미로 주화를 공동구매하는 곳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20167월 자본금 1억원 규모의 법인을 세워 조폐공사 불리온 사업에 뛰어들었고, 조폐공사는 이 업체와 첫 거래부터 계약보증금도 받지 않은 채 16000만원 이상의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은 법인 설립조차 되지 않은 업체를 어떻게 발굴해 거래처로 선정했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조폐공사는 국가계약법 제5064호에 따라 계약 관습에 따라 보증금 징수가 적합하지 않은 경우 보증금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장 의원실에 밝혔지만, 장 의원은 신생회사와 해당 회사의 자본금보다 큰 거래를 하면서 어떤 관습을 적용한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으며, 미납금액이 생길 경우에 대한 기본적인 대비책조차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폐공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경제상황 리스크를 인지하면서도, 다른 사업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202011월 메달 매출 목표치를 되려 7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당시 유일한 수요처였던 A사의 실질적인 대금지불 능력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이뤄진 결정이었다.

 

문제는 A사가 2020년 하반기, 코로나19로 인한 금 시세 및 환율 하락 등을 이유로 26차례에 걸쳐 구매대금 194억원을 주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A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재무건전성이 좋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조폐공사는 2016년 사업 초기부터 거래해왔다는 이유로 A사와의 거래를 지속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 기준으로 A사의 부채비율은 1800%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결국 업체는 20209월말 기준 부채가 220억원에 달해 자산총계 121억원을 뛰어넘어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게 됐고, 11월 대규모 대금 미납사태가 일어났다.

 

관련 임직원 민·형사상 책임 묻지 않고 권고사직

 

조폐공사는 A사의 대금 미지급 사태 발생 후 A사와의 계약 등에 책임이 있는 임원을 밝혀냈지만, 정작 징계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권고사직한데 그쳤다.

 

총책임자이자 상임이사인 B씨는 막대한 재무적 손실이 염려됨에도 불구하고 상임감사와 사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담당 직원들에게 당분간 관련 내용을 함구하라고 지시했으며, 재무팀장에게도 단순 입금지연이라고 허위 내용을 전달해 사고 발생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한 의혹이 제기됐다.

 

조폐공사는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에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해당 임원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고, 업체와의 불법적인 유착 의혹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므로 고소의 실익이 있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 법률자문 결과에서 조차 민·형사사상 책임을 물어야 함에도 조폐공사는 내식구 감싸기식으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한 셈이다.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불리온 사업의 추진 이유로 유통 주화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면서 생산 여력을 활용해 특수압인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금 시세 환율변동이 심하고, A업체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올해 2월 조폐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TF를 구성해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사업추진 방식도 선금방식으로 바꾸는 한편, 유통사도 여러 곳으로 늘리는 등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관련 임직원 징계와 관련해 반 사장은 인사관리 규정 시행세칙에서 일정한 등급 이상의 표장을 받은 경우 징계를 감경하는 사유가 돼 발생한 일이라며, “이 규정에 대해 검토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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