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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시간 후 ‘일상의 회복’ 전제돼야 할 것은

자영업자가 시장을 지키고 노동이 제값 받는 정책이 안보여 

기사입력2021-10-14 00:00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코로나 백신접종이 목표치 70%에 근접하자 정부의 일상회복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13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고난의 시간을 보낸 끝에 이제 조심스럽게 일상회복을 준비하는 단계까지 왔다, 위드 코로나로의 방향 전환을 언급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2년여 코로나 정국에서 국민의 건강권, 삶의 질, 국민경제는 바닥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비단 우리나라 이야기만도 아니다. 전 세계가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재난상황에 직면했으며 그 재앙은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모질었다. 그래서 이제 걸음마에 불과하지만, 일상회복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국민경제가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일상회복은 기대감 못지않게 걱정이 큰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전 세계 경제가 기지개를 켜면서 금리인상, 물가폭등 등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 큰 재앙으로 대두되지 않을까 걱정도 있다. 또 코로나 정국에서 재편된 온라인 거래, 노동이 배제된 4차 산업 활성화가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자영업 시장을 잠식하는 경제질서로 자리매김 되지 않을까 불길함도 해소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상회복 정책은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방향성이다. 기업위주, 성장위주의 일상회복 정책은 오히려 국민경제에 또다시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저임금 노동과 자영업 폐업이 줄을 잇는데 일상회복을 한다고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로 서민들을 절벽에서 떠미는 정책이 돼서는 안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물론 금리인상이 세계적인 추세이고 집값 폭등과 가계 부채를 감안하면, 언제까지 은행 문턱을 낮출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코로나 정국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각종 대출로 풀어 놓고 하루아침에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정책으로 급변하는 것은 춘궁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빌려간 쌀 내놓으라는 폭거와 다름없다. 대출금을 갚기 위해 사채시장에 손을 벌려야 하고, 금리인상은 시장의 작은 이익마저도 은행의 이윤으로 쌓여 갈 것이다. 벌고 갚을 수 있도록 한 후에 금리인상이나 대출규제가 있어야 한다. 저임금 노동과 자영업 폐업이 줄을 잇는데 일상회복을 한다고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로 서민들을 절벽에서 떠미는 정책이 될 개연성도 충분하다.

 

코로나 정국에서 노동자의 임금인상이나 자영업의 정상화는 정부 정책에서 뒷전이었다. 비대면 문화의 강요는 거대 온라인 유통시장을 탄생시켰다. 온라인 쇼핑몰과 택배사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그 이면에는 과로로 숨지는 택배 노동자가 있었고, 손님을 온라인에 빼앗긴 골목 상권이 있었다. 코로나 정국에서 자본으로 발 빠르게 4차 산업과 플랫폼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은 돈방석에 앉았지만,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국민 대부분은 가난해지고 삶이 척박해졌다. 일상의 회복은 최소한 코로나 때문에 생겨난 기형적인 경제질서라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원자재와 곡물가격 폭등, 유가의 오름세도 심상찮다. 세계경제가 기지개를 켜면 켤수록 물가 폭등은 직접적으로 국민경제의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정부의 한발 빠른 물가안정 정책이 절실한 때이기도 하다.

 

코로나 정국의 어두운 터널에서 한 줄기 빚이 보이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일상의 회복은 여전히 먼 일처럼 느껴진다. 정부가 일상의 회복을 주장하고 있지만,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높이고 보전할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수출이 호전되고 소비가 되살아난다고 일상이 저절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코로나 정국으로 노동자·자영업자 등 국민 대부분의 수입은 자본으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가 심화됐다는 점이다. 노동자의 노동이 제값 받고, 자영업자들이 시장을 지킬 정책을 마련되지 않고서는 일상의 회복, 요원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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