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 불가·계약 갱신거절…아디다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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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온라인 판매 불가·계약 갱신거절…아디다스는 회사, “가맹점 사업 한 적 없다” vs 점주, 불공정거래 신고 예정

기사입력2023-03-31 08:4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코리아 유한회사가 점주들의 온라인 판매를 중지하고, 지난해에는 전체 점주의 80%에 해당하는 점주와 계약관계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디다스 점주들이 혼란에 빠졌다.

아디다스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아디다스 점주 대부분은 20~3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아디다스와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복수의 매장을 운영해왔다”며, “본사의 갑작스러운 계약갱신 중단 소식은 빚을 내 점포를 확장해왔던 점주들에게는 사형선고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디다스코리아 관계자는 시스템상 대리점 뿐만 아니라 직영점에서의 온라인 배송이 불가하게 된 것이고, 계약갱신 거절 계획과 관련해서는 유예기간을 제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경기도의 한 아디다스 매장에서 폐점 정리를 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온라인 판매권 박탈했다”…점주 계약갱신 거절 예고

지난해 1월 아디다스는 전략발표회에서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안을 발표해, ‘퓨처파트너’로 선정된 19개 점주를 제외한 80여 점주들은 2025년 6월까지만 매장운영이 가능하다며 갱신거절 예정을 통보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매출액이 곤두박질 치던 시기, 아디다스 매장 점주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전국의 아디다스 매장은 지난해까지 100여명의 점주들이 600여개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최근 400여개로 매장수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군산점, 남원점, 전주중앙점, 신제주점, 관주용봉점, 광주첨단점, 광주염주점, 순천점 등 다수의 점포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본사의 매장 확대정책에 따라 본사의 요구대로 본사의 지원없이 점포를 확장·이전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점주들은 인테리어 공사를 위한 투자금이 많이 들어간데다 코로나19 시기를 적자로 버텨내고 있는 점주들에게 갱신거절은 파산으로 가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아디다스는 판매할 상품을 9개월 이전에 선주문하는 시스템인데, 코로나19를 예측하지 못하고 주문했던 상품들은 판매되지 않은 채 재고로 남았으며, 코로나19가 진행되는 상황에도 언제 재난이 끝날지 알 수 없어 지속적으로 선주문을 하면서 부채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었다는 것이 점주들의 얘기다.

점주협의회는 이에앞서 아디다스는 2021년 12월 말 점주들의 온라인 판매권을 박탈했다고 한다. 2021년 4월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는 직접판매 강화로 2025년까지 직접판매 매출을 전체 매출의 50%로 목표를 설정한데 이어, 아디다스코리아는 온라인 쇼핑몰에 난립 돼 있는 입점업체들을 정리하고 온라인 시장 질서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온라인 직영점 판매를 본사 단독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아디다스 본사는 2011년 3월경 점주들의 요청으로 전세계 아디다스 사업부 중 최초로 한국에 온라인 직영몰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급속하게 온라인모바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시류를 반영한 것이다. 온라인 직영몰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제품을 주문하면, 소비자의 물품배송 요청지에서 근접한 거리에 위치한 소매판매점에서 이를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이후 온라인 매출은 점주들의 전체 매출액에서 10~15%를 차지하며 안착됐고, 아디다스 미래 매출의 주요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점주들은 그나마 온라인 판매를 통해 손해를 만회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처럼 온라인 거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판매권 박탈은 점주들의 매출 확대 가능성을 막아버리는 일이었다.

점주협의회 소속 점주 B씨는 “아디다스 본사는 온라인 판매권을 강탈하고 한 달도 안돼 오프라인 점포의 갱신을 거절하며 모든 판매구조를 본사로 결집했다”며, “본사가 이렇게 점주들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맹사업 요건 요구했지만”…가맹사업자로 등록 안해

아디다스 점주들은 관행적으로 대리점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지만, 아디다스 본사는 대리점에는 강요하지 않아야 할 가맹사업의 가맹점에 대한 조건들을 그동안 점주들에게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이 규정하는 가맹사업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로 하여금 자기의 상표·서비스표·상호·간판 그 밖의 영업표지를 사용해 일정한 품질기준이나 영업방식에 따라 상품 또는 용역을 판매하도록 한다. 아울러, 이에따른 경영 및 영업활동 등에 대한 지원교육과 통제를 하며, 가맹점사업자는 영업표지의 사용과 경영 및 영업활동 등에 대한 지원교육의 대가로 가맹본부에 가맹금을 지급하는 계속적인 거래관계를 말한다.

공급업자와 대리점 사이에 상품 또는 용역의 재판매 또는 위탁판매를 위해 행해지는 거래로서 일정 기간 지속되는 계약을 체결해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거래라고 규정되는 대리점과는 형태 및 운영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점주들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점주들에게 아디다스라는 영업표지 사용권을 부여하고, 이를 간판·상호 등에 사용하도록 했다. 또, 아디다스 상품거래계약서 제18조에는 아디다스 브랜드 관리라는 제목하에 점주들이 이미지 및 로고 등 아디다스 브랜드를 아디다스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점주가 판매점에 대한 개량공사를 행하거나 판매점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아디다스 브랜드 관리와 관련해 아디다스 본사와 사전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점주들에게 영업표지 사용권 부여를 전제로 엄격한 사용과 관리기준을 제시하고 준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디다스는 상품거래계약서에서 소매판매점의 인테리어 준수, 위생, 아디다스의 이미지 사용조건 등을 아디다스가 제시하는 관련지침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제품 사양에 대한 이해, 판촉물 및 승인자료 사용, 제반 가이드라인 실행, 온라인 스토어상 정보사용, 계약제품의 재포장 및 라벨 재부착 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통제를 규정하고 있어, 대리점 관계를 뛰어넘는 통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점주들이 본사에 지급하는 온라인 판매에 대한 정률지급금, 보증금, POS사용료 지급 등은 가맹사업법이 규정하는 가맹금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아디다스의 경우 대리점인 경우 필요하지 않은 동일영업표지 사용, 본사로부터의 통제교육지원을 받고 있으며 온라인판매수수료, 보증금, 차액가맹금 등 가맹금을 수취하고 있어 가맹사업법에서 규정하는 전형적인 가맹사업거래”라고 지적했다.

정 가맹거래사에 따르면, 점주협의회가 처음 창립됐던 1988년 당시에는 국내에 프랜차이즈라는 용어나 가맹사업이라는 용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관행적으로 대리점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왔고, 위탁매매 계약의 형태로 대리점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아디다스가 거래성격을 재판매로 변경하면서 가맹사업성이 강화된 거래성격으로 변경됐다는 것이 점주협의회의 주장이다. 우월적 사업자가 판매제품의 소유권을 보유하는 대리점과 달리 가맹사업은 상품의 소유권이 점주에게 귀속되는데, 아디다스의 사업이 가맹사업의 소유구조와 같다는 설명이다.

점주협의회는 지난해 6월 경기도에 아디다스가 가맹사업임을 인정하고, 계약갱신 거절 예정 취소와 온라인 비즈니스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는 분쟁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분쟁조정이 진행되던 중 지난 1월27일 아디다스 본사는 돌연 모든 교섭 및 분쟁조정 거부의사를 표시했다.

“가맹점 사업 한 적 없다” vs 불공정거래 신고 예정

아디다스코리아 관계자는 점주들의 온라인몰 판매권 박탈과 관련해,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는 온라인몰의 안정된 서버 운영을 위해 글로벌 플랫폼을 도입하게 됐고, 시스템상 대리점뿐만 아니라 직영점에서의 온라인 배송이 불가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계약갱신 거절 계획과 관련해서, 아디다스는 모든 파트너들에게 퓨처파트너에 지원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제공했다며, 선정되지 못한 파트너들을 위해서는 3년이 넘는 유예기간을 제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디다스코리아는 가맹점 사업을 진행한 적이 없으며, 가맹계약을 체결한 적도 없어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할 의무가 없고, 등록 요청을 받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또한 경기도 분쟁조정협의회의 조정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결과, 조정안의 내용이 공개회의에서 논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관련 절차에 따라 조정 거부의사를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아디다스 측은 온라인 직영몰과 관련해, “점주들의 요청으로 온라인 직영몰을 시작한 것이 아니며, 한국에 앞서 중국, 일본, 미국 등의 국가에 온라인 직영몰을 론칭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가 온라인 직영몰에서 구매하면 소비자 물품배송 요청지에서 가까운 소매판매점이 판매하는 시스템은 아디다스코리아가 파트너들의 사업을 돕기 위한 상생의 노력의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