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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Yes’는 승낙이 아니라 이해했다는 의미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현지 상관습 이해 못하면 예기치 못한 피해  

기사입력2018-06-08 12:23

“베트남인이 말하는 ‘Yes’는 상대가 말하는 바를 ‘이해’했다는 의미지, ‘동의 혹은 승낙’한다는게 아니다. 베트남인은 잘 웃고 ‘Yes’를 남발한다. 면전에서 거절하지 않는다. 협상중 긍정표현은 단순히 이해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생각해보겠다는 의사표시를 한국기업은 거래성사로 착각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명확한 의사를 밝히기 전에는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마라”

 

베트남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 현지 상관습을 숙지하지 않으면 낭패를 본다며 물류컨설팅업체 스카이워커스 김범구 대표이사(변호사)가 한 말이다. 이어 그는 “베트남인이 명확한 의사를 밝히기 전에는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며 “명확하지 않은 반응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다음 미팅에서 당황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베트남기업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성급하게 계약을 체결한다거나, 계약체결시 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은 명시하지 않아 뜻밖의 손실을 입은 기업이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한국무역협회가 7일 주최한 ‘아세안시장 바로알기’ 설명회에서 김범구 변호사는 “베트남 국민성을 요약, ‘양면성’·‘신의부족’·‘공사 불분명’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베트남기업과 거래하는 경우, 이같은 국민성을 바탕으로 한 상관습을 이해해야만 예기치 못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도성장 가도를 달리는 베트남은 한국기업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올해기준 인구 약 9600만명으로 1억에 육박하고, 지난해 6%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5500여개,성장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그 수는 증가할 전망이다. 베트남 진출 유인은 충분하지만 현지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게 김 변호사의 조언이다. 

 

한국무역협회는 7일 ‘아세안시장 바로알기’ 설명회를 주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업무추진 속도 늦어…휴대폰·이메일로 직접 연락해라

 

업무추진 속도가 늦다는 점도 베트남기업의 특징이다. 김범구 변호사는 “베트남에서 회사는 직장이 아니라 가족이다. 직장을 가족공동체로 인식한다. 실제 가족경영기업도 많다. 공과 사 구분이 불분명하다보니 업무체계도 엉성하다. 조직내 의사소통 역시 원활하지 않다. 게다가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해, 많은 기업이 의사결정을 만장일치로 정하기에 업무추진 속도도 더디다”며 “베트남기업에 서류를 요청하면 답이 늦다. 직원 누구도 팩스보낼 생각을 안한다. 한국기업이 초조해져 상대회사로 연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로 연락하면 담당자에게 제대로 전달될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 담당자 휴대폰이나 이메일 등을 통해 직접 연락하는 편이 훨씬 빠르다. 늦어지는 회신에 대해 회사로 연락하면 자칫 협상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 “‘2일이상 답하지 않으면 승낙으로 알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면, 담당자를 압박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계약서는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졌을 때보다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역할하는 장치다. 거래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불미한 상황을 가정하는게 껄끄러워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에도 계약서를 꼼꼼하게 작성해야 한다”며 “베트남기업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하거나 변경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조건이 조금만 좋아도 기존에 거래하던 관계를 정리하고 다른 기업과 거래한다. 눈앞에 놓인 이익에 민감하다. 계약이 해지될 경우를 대비해 관련조항을 상세히 기입하고, 과도한 변경요구를 방지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약의무 불이행시 불이익조항 반드시 명시해라 

 

거래조건을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부과할 불이익조항을 계약서에 기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변호사는 “베트남기업이 계약서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한국기업은 대부분 눈감아 준다. 거래가 끊어질 때까지 페널티를 안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초반에 확실히 지적하지 않으면 바로잡기 점점 힘들어진다. 그때그때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더 큰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며 “가령 한국기업이 유상으로 샘플을 제공하기로 했는데, 베트남기업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 샘플이라 금액이 적고 샘플을 도로 가져올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넘어가기 십상이지만, 확실히 요금을 청구함으로써 계약의 무게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베트남 진출시 유의사항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범용계약서 아닌 자사만의 맞춤형계약서 설계해라 

 

베트남기업이 한국기업에 손해를 전가하기도 한다. 김 변호사는 “베트남기업 자신이 자국 절차와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를 한국기업에 전가하는 경우가 있다. 베트남에는 아직 외국기업과 거래시 필요한 절차를 다루는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라도 ‘한쪽 기업이 실수를 저질러 발생한 손해는 해당기업이 책임진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면 상대기업이 느끼는 압박감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 실수로 화근을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 김 변호사는 “한국기업은 업계에 통용되는 계약서 양식과 내용을 손쉽게 사용하곤 한다. 성공적으로 진출한 기업이 사용한 계약서를 맹신한 채 무분별하게 쓰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계약서는 해당기업에 맞게끔 설계된다. 게다가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자사에 맞는 계약서를 설계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소구매량을 과도하게 설정하면 상대기업이 부담을 가진다. 김 변호사는 “베트남기업 약 98%인 6만여개 기업이 중소기업이거나 가족중심 영세기업이다. 많은 양을 수입할 여력이 없다. 주문수량에 대한 욕심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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