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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규제완화·최저임금’ 프레임에 갇힌 공정경제

대기업 ‘불공정’ 행위 외면해선 혁신성장도 소득주도성장도 어려워 

기사입력2018-09-09 15:00

혁신성장은 산업정책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혁신성장에 대해 과거 정부들도 계속해 왔던 산업중심 성장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이라는 단어가 4차 산업을 연상시켜 규제완화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그 결과 전통 제조업이 소외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 매출합계는 GDP대비 9.2%에 이른다. 자동차는 경제성장에서 결코 도외시할 수 없을 만큼 거대 산업이지만, 원하청 구조 왜곡으로 곪아가고 있다현대차는 직서열 생산시스템을 활용하는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로부터 개별 부품을 받아 조립해 완성차 회사에 납품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1차 협력사는 하나의 협력사에 하나의 부품만 생산하도록 납품계약을 맺어 쌍방독점구조를 가진다.

 

쌍방독점구조에서 가격은 수요자(1차 협력사)와 공급자(2차 협력사)의 협상력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의 원하청관계에서 수요자 협상력은 압도적이므로 2차 부품시장에서 가격은 1차 협력사에 유리하게 결정된다. 2차 협력사는 CR(Cost Reduction, 원가인하)이라는 관행으로 추가적인 단가 인하도 강요받는다. 완성차 회사는 1차 협력사에 CR을 강제하고, 1차 협력사는 다시 2차 협력사에 CR을 전가한다.

 

경실련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6일 주최한 ‘자동차산업 중소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모색 공청회’   ©중기이코노미
최근 경실련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주최한 자동차산업 중소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모색 공청회에서는 현대차가 협력사를 쥐어짜는 이러한 방식으로 원가를 절감해 수익을 극대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신기술 개발은 뒷전이다. 2016년 현대차가 기술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34억달러 수준이다. 일본 도요타 95억달러, 독일 폭스바겐 151억달러에 훨씬 못 미친다. 현대차 혁신을 위해 부숴야 할 장벽은 규제가 아니라, 협력사가 완성차 회사 생산부서로 전락해버리는 수직 계열구조인 것이다.

 

이와함께 기술탈취는 단가후려치기와 더불어 자동차산업을 좀먹는 주범이다. 2차 협력사가 인력과 자금을 투자해 신기술을 개발하면, 완성차 회사와 1차 협력사가 홀랑 가져가버리는 행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기업은 기술개발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참여연대는 지난 7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을 기술유용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는데, 혐의가 밝혀지더라도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산업 원하청 구조 문제는 완성차 회사와 협력사 노동자간 임금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비계열 1차 협력사 평균임금은 완성차 회사의 64~77%, 1차 협력사의 사내하청은 약 51%, 2차 협력사 경우 27.4%에 불과하다. 수직 계열구조는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자동차산업 원하청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제시된다. 그 가운데 이날 공청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성경제 제조하도급과장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직권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본부 차원의 직권조사가 기업에 주는 파급력이 크다면서도, “제도를 집행할 인력을 주지 않는다. 집행이 따르지 않는 제도는 허상이다. 인력을 주지 않고 뭔가를 하겠다는 건 허언이다. 실행할 수 있는 손발을 달라며 인력확충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큰틀에서 방향을 제시해야 할 정부 경제정책 기조가 단일 정책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혁신성장=규제완화,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인상프레임을 구축하려는 보수진영과 경영계 탓도 있지만, 정부가 양대 성장론에 지나치게 매몰된 측면도 있다. 또 다른 하나의 공정경제실현이 소홀해져서는 혁신성장도, 소득주도성장도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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