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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위해 주가조종 분식회계 공시지가 조작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의혹들 

기사입력2018-11-08 17:33
김종보 객원 기자 (jongbokim518@gmail.com) 다른기사보기

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는 모두 알게 됐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구 제일모직 1.00:구 삼성물산 0.35의 합병비율이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에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는지 말이다. 삼성은 정치권력에 뇌물을 바쳤고, 정치권력은 국민연금공단에 압력을 행사했다. 당시 국민연금공단은 적정합병비율을 1:0.4634로 보고 있었지만, 이에 한참 못미친 1:0.35에 찬성하고 말았다.

 

하지만 위 내용은 이미 밝혀진 사실들이다. 그런데 더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다. 도대체 어떻게 ‘1:0.35’란 합병비율이 나올 수 있었을까? 아무리 압력을 받았더라도 국민연금공단이 별다른 근거도 없이 불공정합병비율에 찬성할 수 없었을 터, 도대체 국민연금공단의 변명거리를 만들어 준 포인트는 뭘까?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구 제일모직의 가치는 최대한 크게, 구 삼성물산의 가치는 최대한 작게만드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구 삼성물산 주식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던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한 많은 신설법인(현 삼성물산)의 주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35’의 합병비율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최선의 비율이란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고, 그 결과 이재용 부회장은 현 삼성물산의 주식 16.5%(2017년말 17.2%로 증가)를 보유하게 됐다.

 

문제는 이 합병비율이 자연스럽고 적법하게 산정된 것이 아니라, 위법과 탈법으로 점철된 사전작업에 기반해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크게 세가지 의혹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 떨어뜨려라법원 누군가에 의해 의도

 

첫 번째는 구 삼성물산 주가 조종 작업 의혹이다. 합병을 앞두고 구 삼성물산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해 최대한 주가를 낮추는 작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구 삼성물산의 사업실적은 다른 건설회사와 비교할 때 합병 전까지 유독 부진했다가, 합병 후 갑자기 1만 가구 신규주택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2조원대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한 사실을 합병 전에 공개하지 않았고, 삼성그룹 내 공사를 삼성엔지니어링에게 넘겼다. 사업실적이 알려지지 않거나 줄어들면서 구 삼성물산의 주가는 떨어졌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설이 흘러나오면서 더 떨어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치밀한 사전작업은 주가를 조종하고, 회계를 조작하며, 입맛대로 공시지가를 좌우하는 부정한 방법으로 이뤄졌다.<중기이코노미 자료사진>
그런데 2015717일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관한 이사회 결의가 이뤄지자, 구 삼성물산의 주가는 급등했다. 유독 합병가액 산정 기간 동안에만구 삼성물산의 주가가 낮았던 것이다.

 

이같은 사실에 관해, 서울고등법원은 일성신약이 제기한 주식매수결정 청구 사건에서 구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도 주가의 상승을 막고 오히려 주가를 하락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여러 언론과 증권사는 이건희 등의 이익을 위하여 기업집단 삼성 차원에서 구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이 의도되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였고, 위와 같은 의혹에 부합하는 객관적인 사실들도 일부 존재한다면서, “여기에 이 사건 합병의 특수한 사정, 즉 구 삼성물산주가가 낮게 형성될수록 이건희 등의 이익이 커지고, 이건희 등이 구 삼성물산의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점과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동일인에 의한 기업집단 내 회사의 사업내용에 대한 사실상 지배는 그 성질상 구체적인 지배력 행사 과정 등에 대한 뚜렷한 흔적이 남기 어렵다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구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이 이건희 등의 이익을 위하여 누군가에 의해 의도되었을 수도 있다는 의심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서울고등법원 2016. 5.30. 선고 201620189, 20190, 20192(병합)].

 

제일모직 가치 올리기 위해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분식회계

 

두 번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다. 구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를 자회사로 지배하고 있었고, 삼성바이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를 자회사로 지배하고 있었다.

 

삼성바이오는 2014년까지는 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라고 했다가, 2015년에 지배력을 상실해서 관계회사라고 했다. 그저 회계만 바꾼 결과, 삼성에피스의 가치는 2014년 약 3000억원이었다가 2015년 갑자기 약 45000억원이 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국면에서 삼성바이오의 장부가가 4788억원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65520억원으로 평가했고, 여기에 힘입어 구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는 202970억원(1주당 15348)으로 평가됐다. 구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는 108850억원(1주당 69677)으로 평가됐기에 적정 합병비율은 1:0.4634로 산정됐다.

 

그런데 최근 드러난 바이오로직스, 바이오젠사 콜옵션 회계처리 관련문건을 보면 통합 물산은 9월 합병시 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바이오 사업가치를 6.9조로 평가해 장부에 반영”, “이와 관련 물산/로직스 감사법인(삼일/삼정)은 로직스도 물산과 동일하게 에피스에 대한 가치를 장부에 반영토록 요구라고 작성 배경이 적혀 있었다

 

합병에 대비해 제일모직 가치를 올리기 위해 회계를 짜맞춘 것이다. “삼성바이오 회계 변경은 합병과 무관하다는 삼성측의 주장은 거짓말이었다.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현황

 

합병위해 인위적으로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끌어올린 정황

 

세 번째는 구 제일모직(삼성에버랜드) 부동산 가격 조작 작업 의혹이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전대리, 유운리, 마성리에 걸쳐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표준지 공시지가는 201485000원이었는데, 201516만원~40만원까지 급상승했다. 2015년 표준지 공시지가를 감정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표준지가 변경되고 늘어났는데, 여기에 국토교통부 공무원이나 한국감정원 임직원들이 평소와 달리 석연치 않게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렇게 땅값이 오른 결과, 국민연금공단은 구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를 32600억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합병이 끝나자 삼성물산이 보유하게 된 일부 토지의 경우 개별공시지가가 1/10수준으로 하락했다. 합병을 위해 인위적으로 표준지 공시지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는 정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합병비율로 삼성물산-제일모직을 합병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사전작업이 이뤄진 것은 거의 명백하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치밀한 사전작업은 주가를 조종하고, 회계를 조작하며, 입맛대로 공시지가를 좌우하는 부정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재벌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국가의 법과 제도가 훼손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엄정한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 국정농단 사태의 교훈을 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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