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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침해 알렸고, 사이트서 삭제 요구했는데

운영자 방치했다면, 저작권 침해자와 공동의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 

기사입력2019-01-23 10:53
김범구 객원 기자 (bkk0909@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전 엔터테인먼트법·저작권법 겸임교수)
A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운영자다. 그런데 BC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자신의 사이트에 게재한 행위 등을 모른 척하고 방치하던 도중, C로부터 형사고소 및 ‘AB를 공동불법행위자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의 소장을 받았다.

 

CA에게 B의 저작권 침해 등의 사실을 알렸다. 이와 동시에 B가 게재한 게시물을 삭제하고, B에게 행위재발방지 등의 공문을 발송해 달라는 요청을 A는 받았다. 하지만 AB의 게시물에 대한 온라인상의 반응이 좋아, 기술적 및 경제적 측면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C의 요청을 무시하고 있었다.

 

AC의 요청을 무시한 위의 행위 때문에, B의 저작권 침해 방조자로 공동의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 것일까? C의 주장은 타당하고, A는 무조건 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가?

 

쟁점=수 많은 온라인 방문자들이 이용하는 대중적인 매체의 관리자가 24시간 내내 불법적인 온라인 활동을 감시하고 예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저작권, 인격권 또는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 및 정신적 고통을 끼치는 범죄행위의 발생에 대해 무조건 유책이거나 면책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결론이다.

 

그렇다면 어느 단계에 이르면 관리자의 주의, 감독의무가 강화돼 누군가의 법익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온라인 공간의 관리자로서 책임을 질 것인지 문제가 된다. 이 사안에서는 관리자의 주의, 감독의무가 발동하는 기준 내지 요소 등을 검토한다.

 

규정=민법 제750조에 따르면,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 민법 제760조를 보면,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공동 아닌 수인의 행위중 어느 자의 행위가 그 손해를 가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 때에도 전항과 같다.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

 

저작권을 침해한 사실을 알렸고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삭제를 요구했지만, 운영자가 이를 방치했다면, 저작권 침해자와 공동의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판례=온라인 사이트 관리자의 관리의무위반을 이유로 저작권 침해자와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판례를 통해 공동불법행위의 인정요건을 검토해 본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온라인 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 게시됐고 그 검색기능을 통해 인터넷 이용자들이 위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 서비스제공자에게 저작권침해 게시물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다만 저작권침해 게시물이 게시된 목적, 내용, 게시기간과 방법, 그로 인한 피해의 정도, 게시자와 피해자의 관계, 삭제 요구의 유무 등 게시에 관련한 쌍방의 대응태도, 관련 인터넷 기술의 발전 수준, 기술적 수단의 도입에 따른 경제적 비용 등에 비추어, 위 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하는 인터넷 게시공간에 게시된 저작권침해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다.

 

또 위 서비스제공자가 위와 같은 게시물로 인해 저작권을 침해당한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은 경우는 물론, 피해자로부터 직접적인 요구를 받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그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난다.

 

또한 기술적·경제적으로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위 서비스제공자에게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같은 인터넷 게시공간에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5381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를 위반해 게시자의 저작권침해를 용이하게 하는 경우에는 위 게시물을 직접 게시한 자의 행위에 대해 부작위에 의한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결과 및 시사점=CA에게 자신의 저작권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을 알렸고, 아울러 삭제를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등의 대응태도와 삭제의 기술적 및 경제적 측면 등을 검토한 결과, A의 방치는 공동의 불법행위로 볼 정도로 명백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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