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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의 시작…독과점시장 구조 해소해야

대기업의 경제집중력 해소 위해 ‘구조개선 명령제’ 도입 필요 

기사입력2020-01-01 10:34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10대 중요 개혁과제
중기이코노미는 출범 3년차인 문재인 정부에서 뚜렷한 추진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재벌개혁과제와 경제민주화와 관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남근 변호사가 제안한 10대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싣는 순서- 
1. 독과점시장에 대한 구조개선 명령제 도입
2. 손자회사 규제 등 지주회사의 경제력집중 억제
3.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배도구 공익재단·금융계열사·자사주 등 규제
4.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편법 경영권승계수단 ‘일감몰아주기’ 규제
5. 독립적 이사의 선출을 통한 이사회의 견제기능 강화와 지배구조 개혁
6. 중소기업의 거래조건 개선을 위한 교섭권 강화
7. 하도급과 가맹·대리·유통에서의 ‘갑질’ 불공정행위 근절
8. 소상공인 적합업종과 골목상권 보호 및 소상공인 협업 강화
9. 소비자 구제와 불법행위 견제를 위한 집단소송과 징벌손배 도입
10. 전속고발권 제도 폐지 및 검찰 지자체 등과의 협력행정 강화

 

경제민주화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 과제는 공정경제와 재벌개혁으로 대분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거래위원회 산하에 경제민주화 TF를 설치해 유관부처에 흩어져 있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총괄해 추진했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네트워크, 전국민주노총조합총연맹,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시민노동단체와 정의당은 지난 10월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경제대개혁 5대 입법선포식을 했다.<사진=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김남근 변호사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지난 3년 문재인 정부가 공정경제 확립을 위해 갑을개혁 분야에서는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그중에서도 하도급·가맹점·대리점 분야의 불공정거래와 대규모유통업 관련 많은 사건들을 다루고, 이를 통해 공정거래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아 대기업들도 불공정거래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재벌개혁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재벌대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벌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후퇴했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계속되는 국회 파행과 극우보수 야당의 반대로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은 사실상 정지된 상태라는 비판도 같은 맥락이다.  

 

김 변호사는 “정부가 뒤늦게 시행령, 감독규정 등의 개정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21대 국회에서는 경제민주화를 위한 입법과제가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할 것이며, 정부도 행정적으로 추진가능한 시행령 개정 등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공정거래법, 독과점 시장구조 해소방안 없어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해야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10대 중요 개혁과제를 최근 제시했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위해 김 변호사가 선정한 첫 번째 개혁과제는 독과점시장 구조 개선이다. 김 변호사는 ‘독과점시장구조 개선명령’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시장 구조가 장기간 유지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관계행정기관의 장에게 필요한 의견 제시 및 시장구조조사를 공표할 수 있다. 그러나 독과점시장 구조 자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규정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전력·철도 등 독점공기업의 분할 등에 대해 유관기관에 의견제시는 가능하지만, 공정위가 직접 분할을 명령할 수는 없다. 독과점의 폐해가 자주 거론되는 영화·통신 등 민간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권한(구조적 조치)은 공정위에 없다. 

 

독과점 문제, ‘구조적 조치’ 우선해야한다는 미국 셔먼법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규제는 독과점기업의 경쟁제한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지, 독과점 ‘구조’ 자체를 해소하지 못한다. 경쟁법이 발달한 미국의 전통적인 이론과 판례는, 독과점 문제에 대해 행태적 조치만으로는 그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기에 구조적 조치를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미국 법무부 독점국(DOJ)은 1906년 스탠다드 오일 그룹을 구성하는 스탠다드 오일 뉴저지 및 33개 기업, 록펠러 등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셔먼법(美반독점법) 제1조·제2조 위반으로 제소하고 스탠다드 오일 그룹의 분할을 청구했다. 미국 연방법원은 6개월 안에 스탠다드 오일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결합을 주식교환의 방식으로 해체하고, 향후 유사한 결합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스탠다드 오일 그룹은 34개사로 분할했다.

 

또 DOJ는 1938년 5개 주요 영화사를 연방법원에 셔먼법 제1조·제2조 위반으로 제소하고, 영화사와 극장의 분리를 청구했다. 연방대법원은 1949년 5개 영화사의 행위를 셔먼법 제1조·제2조 위반으로 판결했다. 행태적 조치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수직통합구조의 분할조치(극장의 분리)를 결정한 판결이다. 

 

하지만 1980년대 레이건 시대 이후에는 작은정부와 시장자율이 강조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라 이러한 기업분할 명령 등의 구조적 조치는 거의 시행되지 않았다. 

 

제발의 경제력 집중 해소 위해 ‘시장구조 개선명령제’ 도입해야

 

한국에서는 금산복합 그룹을 대상으로 금융기업을 계열에서 분리해 매각하도록 하는 계열분리 명령제가 시행된다. 공정거래법 제16조에 순환출자해소 등을 위한 시정명령 조치의 일환으로 규정됐지만, 독과점 문제나 시장지배적 남용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김 변호사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회사분할·주식매각·계열분리 등을 조합한 ‘시장구조 개선명령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독과점시장 구조개선 명령제를 도입하는 경우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위헌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지적했다. 때문에 엄격한 요건에서만 허용하고, 행정처분보다는 법원의 판결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현실 반영 못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금지 규정

 

공정거래법 제3조의2는 5가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만을 금지한다. 김 변호사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은 다양하게 발생하고, 현실에서 벌어지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 중에는 공정거래법이 열거한 5가지 행위에 포섭되지 않아 제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애 따라 김남근 변호사는 독일의 경쟁제한법과 같이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을 제재하는 일반금지 규정을 두고, 공정거래법이 열거한 5가지 이외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도 규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경쟁제한법 제19조제1항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일반적인 금지규정으로, “1 이상의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 해당 지위의 남용은 금지된다”고 명시했다. 동조 제2항은 일정한 예시규정을 두고, 예시와 같은 행위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로 간주하도록 규정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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