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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공화국, 10대그룹 자산 국내 GDP의 87%

지주회사 개정, 피라미드식 계열사 지배·손자회사 지배 금지해야  

기사입력2020-01-02 16:45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10대 중요 개혁과제
중기이코노미는 출범 3년차인 문재인 정부에서 뚜렷한 추진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재벌개혁과제와 경제민주화와 관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남근 변호사가 제안한 10대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싣는 순서- 
1. 독과점시장에 대한 구조개선 명령제 도입
2. 손자회사 규제 등 지주회사의 경제력집중 억제
3.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배도구 공익재단·금융계열사·자사주 등 규제
4.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편법 경영권승계수단 ‘일감몰아주기’ 규제
5. 독립적 이사의 선출을 통한 이사회의 견제기능 강화와 지배구조 개혁
6. 중소기업의 거래조건 개선을 위한 교섭권 강화
7. 하도급과 가맹·대리·유통에서의 ‘갑질’ 불공정행위 근절
8. 소상공인 적합업종과 골목상권 보호 및 소상공인 협업 강화
9. 소비자 구제와 불법행위 견제를 위한 집단소송과 징벌손배 도입
10. 전속고발권 제도 폐지 및 검찰 지자체 등과의 협력행정 강화

 

▲일감몰아주기 근절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의 행위 규제 강화 ▲계열공익법인·자사주 우회출자 등을 악용한 지배력 강화 차단 ▲금융보험사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강화 ▲금융그룹 통합 감독 시행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개정. 

 

재벌 총수일가의 전횡 방지 및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제시했던 재벌개혁 공약이다. 그러나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해 7월 경제개혁리포트를 통해 평가한 ‘재벌경제력 강화와 지배구조 개혁’의 이행점수는 20점 만점에 0.5점에 그쳤다. 

 

경제민주화정책의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강도 높은 재벌개혁이란 국민여망과 달리, 각 재벌그룹의 자발적인 개혁을 주문했다. ‘채찍’이 동원되지 않은 재벌개혁은 속도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최근에는 정부가 재벌그룹에 기댄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문어발식 계열사 확대 규제에 대한 사회적 요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김남근 변호사는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은 근래 들어 더욱 심화됐고,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영위하던 업종까지 무분별하게 계열사를 진출시키고 있어, 재벌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대를 규제하기 위한 지주회사 행위 규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열사간 복잡한 순환출자와 채무보증을 통해 계열사를 확대하는 제벌 총수의 문어발식 경영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규제를 시행 중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1998년 IMF 외환위기 과정에서 한 두 계열사의 부실이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되고, 사회 전체의 위기로까지 확산됐다. 재벌그룹 계열사 부실에 따른 그룹 전체 경영난, 여기에 국민적 비난이 쏟아지자 재벌해체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재벌개혁에 대한 ‘사회적 타협책’이 만들어졌다. 재벌해체로 받아들여졌던 순환출자구조 해소방안으로, 그 동안 금지됐던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됐다. 정부는 1999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회사 산하에 금융회사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무분별한 계열사 확산을 막기 위한 부채비율 제한 ▲자회사 주식 의무보유비율, 손자회사 금지 등의 규율체계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후 재벌그룹은 정부에 대해 계속적인 규제완화를 요구해 부채비율 제한 완화, 손자·증손회사 허용, 자회사 주식 의무보유비율 규제 완화를 통해 과거 순환출자 전성시대보다 더 많은 계열사를 보유하게 됐다. 


재벌그룹으로 경제력 집중 갈수록 심화됐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30대 재벌그룹의 계열사는 1987년 68개에서 2012년 118개로 1.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수가 있는 재벌대기업 계열사는 92개에서 148개로 1.6배 증가했고, 이같은 추세는 최근까지 계속된다. 


그 결과 자산집중도에서 민간재벌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2001년 삼성그룹의 자산은 국내총생산 대비 12.32%에서 2014년 27.48%로 치솟았다. 삼성·현대차·엘지·SK·롯데 등 5대 재벌가문의 자산은 2014년 국내 총생산의 76.77%, 상위 10대 재벌가문의 경제력집중도는 87.17%를 기록했다.


김 변호사는 “재벌기업집단의 문어발식 확장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영위하는 적합업종 진출로 이어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기도 하고,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해 다른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계열사의 부당지원(일감몰아주기)과 결합해 재벌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게 김 변호사 주장이다. 


해외, 지주회사의 피라미드식 계열사 지배 제한


해외 주요국은 지주회사가 이처럼 무분별하게 많은 계열사를 지배할 수 없도록, 자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매수하거나 보유하도록 제도화했다. 


영국의 경우 일정 비율 이상의 자회사 주식을 보유하면, 자회사 지분의무보유 비율에서 부족한 주식을 의무적으로 매수하도록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했다. EU집행위원회는 무려 13년 동안의 검토 끝에, 2002년 영국식 규율체계와 흡사한 EU 공개매수지침을 제안했다. 이후 회원국 중 다수가 의무공개매수제도를 채택했다. 


이스라엘은 2013년 재벌개혁을 통해 지주회사의 피라미드식 계열사 지배를 제한했다. 신규 계열사 설립이나 인수의 경우에는 자회사까지 2단계만 허용한다. 기존 계열사에 대해서는 손자회사 3단계까지만 허용하고, 6년 이내에 계열사를 정리하도록 했다. 또 금산분리 원칙을 지켜 주요 금융기관과 비금융회사의 동시 보유를 금지했다. 


“‘1998년 재벌개혁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 변호사는 1998년 IMF경제 위기 이후 재벌해체 내지 재벌개혁 요구가 분출해, 사회적 타협책으로 지주회사제를 도입했던 ‘1998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주회사 체제 하에서 무분별하게 계열사를 확대하지 않고, 주력기업 중심의 내실있는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주회사 본래의 모습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적은 지분으로 다수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의무보유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이 정한 지분의무보유율(상장 20%·비상장 40%)을 올려, 상장 30%이상(비상장 50%이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안한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이와함께 이스라엘과 같이 손자회사 지배를 원칙적 금지해 지주회사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스라엘이 6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해, 지주회사가 손자회사 등 계열사를 매각하도록 한 것처럼 일정한 경과기간을 두는 방식을 제안했다. 유예기간 안에 주식매각·영업양도·임원사직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계열사들을 정리하도록 하면, 재벌개혁 연착륙도 가능하다는 게 김남근 변호사의 주장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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