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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민낯…플랫폼 시장 새 질서가 필요하다

온라인 매출 1위 불구, 각종 불공정 행위로 사회적 논란 발생 

기사입력2020-02-03 00:00
김주호 객원 기자 (dream@pspd.org) 다른기사보기

참여연대 김주호 민생팀장
지난해 12, 배달앱시장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2·3위 업체인 요기요’, ‘배달통’(딜리버리히어로)의 인수합병 소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4조원이 넘는 인수합병 규모도 큰 주목을 받았지만 배달노동자, 중소상인, 소비자단체들이 잇따라 독과점으로 인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문제도 화두로 떠올랐다. 2019년 초 택시기사들의 연이은 분신사망으로 촉발된 타다사건이 우리 사회에 혁신 논쟁을 일으켰던 것을 떠올려보면, 2019년은 가히 플랫폼으로 시작해 플랫폼으로 끝난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플랫폼(platform)이란 원래 기차나 지하철이 드나드는 승강장을 뜻하는 말인데, 쉽게 말해 온라인을 기반으로 상품이나 콘텐츠를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PC), 2000년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혁명은 기존의 백화점,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생태계와 텔레비전, 신문을 기반으로 한 언론·광고시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GAFA) 등은 검색, 전자상거래, 소셜미디어, 동영상, 광고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훨씬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배달서비스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경우, 전자상거래 분야가 날로 성장하면서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사상 최대인 12조원을 돌파했다. 통계청의 ‘201911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특히 배달음식서비스(1242억원)와 음식료품(11867억원)의 경우 1년만에 각각 100.3%28.4%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전통적인 유통업계 강자인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지난해 3분기에만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열악한 쿠팡맨, 위법 등 불공정 논란쿠팡의 민낯

 

전자상거래 분야의 최강자는 뭐니뭐니해도 로켓배송쿠팡맨으로 유명한 쿠팡(대표자 김범석)’이다. 쿠팡2010년 서비스 개시 이후 2013년 주식회사로 설립된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쿠팡은 처음엔 온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동구매와 상품평, 최저가 서비스를 제공하던 소셜커머스 업체였지만 점차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 직접 물류센터와 배송기사를 운용하는 직매입 거래 비중을 늘리면서 명실상부 전자상거래 분야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쿠팡은 2014년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1호 유니콘기업으로 등재됐고, 2018년엔 매출이 45000억원에 달하는 등 유통공룡으로 성장했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도 쿠팡맨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비정규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5월, 쿠팡 사태대책위원회가 전·현직 쿠팡맨 75명의 탄원서를 당시 국민인수위원회에 제출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쿠팡의 성장세만큼이나 쿠팡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도 이어졌다. 로켓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9800원 미만의 상품에 대해 2500원의 배송료를 별도로 받자, 국토부가 2015년 위법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2014년부터 최근까지도 쿠팡맨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비정규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던 지난해 8, 쿠팡이 수수료를 중심으로 수익을 내던 오픈마켓 분야에 상품광고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논란에 휩싸였다. 하루 최대 1만원만 투자하면 새로운 상품광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쿠팡 본사의 광고팀 직원으로부터의 전화를 믿고 계약을 맺었는데, 8일만에 진행된 광고료가 60만원에 이른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것이다. 언론보도 이후에도 피해사례는 쏟아졌다. 판매자가 광고비가 얼마나 집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오류가 나면서 뒤늦게 수 천만원에 달하는 광고비가 청구되는가 하면, 약관이나 계약서도 제공받지 못한 채 상품광고가 진행되면서 뒤늦에 피해사실을 인지한 피해업체도 나타났다.

 

보도 전후로 유사한 피해를 입은 판매자들이 소통방을 만들고 사례를 공유하며 공동대응을 모색하기 시작하자, 쿠팡은 일부 판매자에 대해 개별적으로 광고비를 환불해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보도 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광고비 환불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대신 쿠팡은 부랴부랴 광고서비스 신청페이지에 처음엔 없던 약관을 첨부하고 나중엔 약관동의 여부를 묻는 체크박스를 추가하는 등 상품광고 서비스 도입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온라인 유통분야에 사회적 약자 보호할 제도가 없다

 

문제는 이러한 불공정 행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영세한 개별판매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쿠팡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유통분야에서는 많은 중소상인·시민단체와 국회의 노력으로 이미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등과 같이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고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온라인 유통분야에서는 관련 법제도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반면 유럽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중소 입점업체의 거래의존도가 증가하자, 2016EU 집행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의 거래관행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EU 차원의 입법 필요성을 권고했다. 이 권고에 따라 2019EU 이사회와 의회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한 EU 이사회 규칙을 제정(국회입법조사처 자료)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7사이버몰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지만 처리되지 못했고, 20대 국회가 임기만료되면서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가 융복합돼 초고속으로 유통되는 온라인 공간의 특성상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이 가져올 폐해는 오프라인의 그것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제는 우리도 온라인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새로운 질서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참여연대 김주호 민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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