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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배상금 폭탄 美소송핵심 ‘디스커버리’

영업대리인 고용, 은행거래만으로도 미국 소송 가능성  

기사입력2016-03-31 00:00
영업비밀 침해로 듀폰에 소송을 당한 국내기업 코오롱은 2012년 당시 미국 1심 재판에서 9억1990만달러(약 1조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주된 이유는 소송과 관련된 증거인멸이었다. 코오롱은 재판 과정에서 사건과 관련된 이메일 1만여 건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민사재판에서는 증거인멸을 무겁게 다룬다. ‘디스커버리’라 불리는 증거개시절차 때문이다.

디스커버리(Discovery)는 정식 공판 전 소송 당사자가 상대의 요청에 따라 관련 정보나 서류를 공개하는 절차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상대방의 서류 제출 요청을 거절하면 법원의 처벌과 제재를 받는다. 소송 시작과 동시에 해당 회사는 소송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보존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법무법인 화우 김은주 미국변호사에 따르면 디스커버리 과정에서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경우 금전적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 실수로 인한 자료 소실도 예외가 아니다. 김 변호사는 30일 대한상공회의소와 법무부가 공동 주최한 미주지역 법률리스크 세미나에 참석해 “미국에서는 소송 시작과 동시에 소송과 관련된 모든 증거를 보존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며 “합리적으로 예상 가능한 소송에 대해서도 관련 증거를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디스커버리는 민사소송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2013년 미국의 한 재판에서는 A사가 B사에 3억4900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났다. 소송 내용만 놓고 보면 B사의 승소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거자료를 유실한 B사에도 책임을 물어 B사도 A사에 2억5000만달러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덧붙였다. 결국 B사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3억4900만달러에서 2억5000만달러를 뺀 나머지가 됐다.

고의로 증거를 인멸한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만약 C사가 증거를 인멸했다면 사라진 증거가 C사에는 불리하고 D에게는 유리한 증거였을 것으로 미국법원은 추정한다. 배심원단에게도 이에 근거해 평결을 내릴 것으로 권한다. 코오롱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배상금 판결을 받은 것도 이 조항이 적용된 탓이다.


법무법인 화우 김샘 미국변호사는 현지 로펌에 모두 맡길 것이라 아니라 소송 당사자인 기업 내부에서도 디스커버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미국에서 소송을 해보면 알겠지만 디스커버리가 끝날 때쯤이면 (공판 전) 승소 확률이 결정된다. 그만큼 중요한 과정인데 우리기업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 관할에서 소송을 시작한 기업은 소송 시작과 동시에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문서보존에 대해 안내해야 한다. 안내는 서면이 원칙이다. 안내문에는 소송 내용 대한 설명과 함께 소송 관련 문서를 수정, 삭제, 이동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기면 된다. 데이터 자동삭제 시스템을 쓰고 있는 기업이라면 소송 중에는 이 시스템을 정지시켜야 한다. 

문서보존 안내문 발송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소송에도 영향을 준다. 김은주 변호사에 따르면 한국 직원들에게 영어로 된 문서보존 안내문을 보냈다가 제재를 당한 기업도 있었다. 김 변호사는 “직원들 중 일부는 영어를 할 줄 모르는데 영어 안내문을 보낸 것은 (증거 인멸 가능성 등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며 “법무팀에서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한글로 된 문서보존 안내문도 준비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소기업도 미국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미국법원은 재판관할권에서 최소관련성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관할권이 매우 넓다는 의미다. 미국법원은 피고가 법정지(미국)와 최소한의 교류가 있고, 법정지의 혜택과 보호를 의도적으로 향유했을 때 재판관할권으로 인정한다. 미국에서 지사나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고 상거래에 시장에 진입한 경우도 관할권에 든다. 김은주 변호사는 “미국에서 지속적인 광고를 하거나 영업 대리인을 고용한 경우, 은행 거래를 한 경우도 상거래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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