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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 부족하고 저품질에 고가…시장 보인다

구매력 있는 소비자가 ‘공급’을 기다린다…아프리카의 물 시장㊦ 

기사입력2016-11-25 17:05
김용빈 객원 기자 (kimcarlos@dmi.or.kr) 다른기사보기

개발마케팅연구소 김용빈 소장, 국제개발학 박사
물은 공공재다. 물은 국가가 공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재화다. 그래서 시오노 나나미가 인프라 측면에서 사상 최고의 제국이라고 칭송해 마지않는 로마는 2천년 전에도 수십 킬로미터 이상 물을 나르는 상수도를 건설했다. 지금도 그만한 인프라를 보유하지 못한 국가가 숱하게 많다.

 

몇 주씩 물 나오지 않는 경우도물장수 쉽게 만날 수 있어

 

도시지역의 상수도 도입은 매우 제한적이다. 많은 도시에서 아직도 식민지 시절의 인프라를 찔끔찔끔 고쳐 쓰고 있어, 도시라고 해서 상수도만으로 물을 사용하는 가구는 거의 없다. 수돗물이 나오는 시간은 하루에 몇 시간 되지 않고, 한번씩 관로가 끊기는 사고가 나면 몇 주씩 물이 나오지 않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래서 도심에서는 물을 대형 트롤리로 실어 나르고 있는 물장수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제조업이 일천한 가운데서도 현지에서 FRPPE로 만든 물탱크는 언제나 베스트셀러. 집안 뜰이나 옥상에 올라가 있는 2~10톤짜리 파란색 물탱크는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아프리카 도시의 공통된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세네갈의 고레(Gorée) 섬에는 식민지배자 프랑스가 남긴 상수도 시설이 있다. 섬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서 함부로 못 고치는 이유도 있지만, 대도시에서도 도심지를 벗어나면 이 이상의 시설이 거의 없다. 이나마도 관광객이 드나드는 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취수지정수장배수지수용가로 이어지는 보통 상수도 시설이 아니라, 섬 안에서 대형 관정탱크약간의 수도망으로 구성된 자체 소형 상수도망이기 때문에 여태 남아있을 것이다.

 

상수도망이든 관정이든 물 자체가 워낙 귀한 자원이니, 그 품질을 따지는 것은 상당히 외람된말씀이다. 상수도 물을 바로 마신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예민한 외국인은 양치질할 때 삼킨 약간의 물만으로도 설사를 할 정도다. 그래서 아프리카 사람들도 시원한 물이 먹고 싶을 때는 병에 든 생수를 사서 먹는다.

 

세네갈의 시장점유율 1위 로컬 브랜드 Kirène<사진=개발마케팅연구소>

 

생수를 사먹는다나름 세분화된 파는 물시장

 

아프리카 사람들이 병에 든 생수를 사먹을까 의심할 수 있겠지만, 아프리카 생수 시장은 생각보다 작지 않다. 수입품 시장까지 있어 결코 만만치가 않다. 요새는 시장별 규모가 커지고 구매력이 올라가면서 수입품보다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생수가 대세다.

 

세네갈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생수 로컬 브랜드는 ‘Kirène’. 500ml 한 병에 소매가가 250CFA(세파프랑)으로 우리 돈으로 약 500원이다. 세네갈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1000달러 정도로 우리(27000달러)보다 한참 낮은데, 생수 가격은 같은 용량의 우리 내수용과 같다.

 

생수를 마시는 세네갈인들이 유독 부유한 것이 절대 아니다. 동네 구멍가게에 가도 어디서나 팔리는 생필품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소득수준과 소비 패턴의 상관관계가 적용되지 않는 전형적인 분야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생수가 현지에서 빈곤층에게까지 팔린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 그들은 어떤 물을 사먹을까?

 

아프리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정수한 물 ‘SERAL’<사진=개발마케팅연구소>

 

위 사진에 있는 물 ‘SERAL’은 생수 즉 정확한 우리말 용어로 먹는 샘물은 아니다. 포장지에 써있는 대로 읽으면 필터로 거르고 소독한 물(L’eau Filtrée Stéilisée)’이다. 400ml 비닐 포장에 50CFA(세파프랑) 즉 우리 돈 100원 정도에 길거리에서 팔린다. 아이스박스를 매고 다니는 노점상이 주로 판다. 먼저 등장한 생수와 용량 차이를 감안해 비교하면 가격이 1/4 수준이다.

 

비닐 포장이라는 파격적인 외양과 작은 사이즈가 낯설어서 그렇지 아프리카에만 있는 상품은 아니다. 물값이 비싼 유럽시장에서 생수 치고는 좀 싸다 싶으면 병 라벨을 유심히 보라. 프랑스어권이라면 위에서 본 표현이 거의 그대로 써 있다. 일반적인 업계 용어는 Table Water. 정수기로 정수한 물이다. 이런 담아 파는 정수된 물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바로 서울시에서 공급하는 아리수.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시판하지는 않고, 자연재해 등으로 상수도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행사용으로 공급될 뿐이다. 예쁜 병에 담아서 나눠주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수인줄 알고 마실 정도로 품질이 괜찮다. 어쨌거나 팔리지 않으니 상품은 아니다.

 

한국의 Table Water를 맛보는 외국인 붉은악마<사진=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

 

하지만 앞서 본 ‘SERAL’ 브랜드의 물은 분명 상품이다. BOP(Base of the Pyramid, 소득피라미드의 최하위에 있는 저소득층을 일컫는 말) 시장에서는 저런 물건이 팔린다. 판매단가가 100원짜리라고 우습게 보이는가? 시장규모, 제조원가, 마진 등을 고려하면 생수 제품보다 사업성이 낮다고 단언할 수 없다.

 

다양한 모습의 아프리카 물 시장을 두차례에 걸쳐 훑어봤다. 부족한 수자원, 미비한 인프라, 좋지 않은 품질, 비싼 가격.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소비자로서 보면 확실히 그렇다. 하지만 비즈니스맨으로서 보면 곳곳에 시장이 있다. 소비자는 구매력이 있고, 공급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익숙한 비즈니스 로직(Business Logic)’이 아니라고 해서 아프리카 시장을 피하지 마라. 기회는 낯선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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