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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사업 ‘불공정’ 방지…징벌적 손배 도입하자

법령에 ‘영업지역’ 규정하고, 중기청에 전속고발권 주는 것도 방안 

기사입력2016-12-21 00:00
황민호 객원 기자 (hylaw@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덕민 황민호 변호사,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
프랜차이즈 업계의 몇가지 주요 현안 가운데 또 하나는 현행 가맹사업법상 영업지역 보호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영업지역 설정 또는 침해금지 문제는 대부분의 가맹사업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분쟁 이슈다.

 

영업지역 관련 규정을 법령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개별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설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문제제기는 개개인의 철학적인 측면으로까지 논의가 무한히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현행 가맹사업법이 상법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에도 주요 기반을 두고 있고, 나아가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라는 국가기관이 절차와 규제를 관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업지역 설정을 입법으로 규율을 못할 바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모든 가맹사업분야에 영업지역 설정을 의무화할 수는 없겠지만, 성질상 영업지역 설정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분야를 제외하고, 불공정거래 행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가맹점주에게는 영업지역 설정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구체적인 영업지역은 모법에 설정의무만을 부과하고 시행령이나 시행세칙에서 규율하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과거 공정위가 9개 분야로 나눠 업종별 가이드라인 형태로 작성·배포한 바 있는 모범거래기준의 경우, 당시에도 아무런 강제력도 가지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운영됨 점을 감안하면 영업지역 설정 및 침해금지 규정은 법령으로 포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든 가맹사업분야에 영업지역 설정을 의무화할 수는 없겠지만, 불공정거래 행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가맹점주에게는 영업지역 설정이 반드시 필요하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한편 영업지역 설정과 관련해, 가맹본부가 직접 또는 다른 가맹점 사업자를 통해 신규출점을 하는 경우 반드시 3자간 영업지역 조정협의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가맹점주의 의사에 반해 신규출점이 이뤄졌을 경우에는 가맹본부에 대해 배상의무를 부과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수단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민사재판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1760년대 영국 법원의 판결에서 비롯됐으며, 이후 미국에서 도입·시행하고 있다.

 

실제 손해를 끼친 피해에 상응하는 액수만을 보상하는 현행 보상적 손해배상제도와는 달리,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반사회적 행위를 금지시키고, 그와 유사한 행위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처벌의 성격을 띤 손해배상의무를 가해자에게 부과한다는 측면에서 실효성이 매우 크다.

 

무분별한 소송 남발로 인해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대논리가 여전하지만, 제한된 범위에서라도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배상액 상한의 제한이 없는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보다는, 과도기적으로 법률에서 실제 피해액의 3배 내지 5배 정도로 배상액 상한을 설정하는 선에서 타협을 해서라도 해당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 볼만 하다.

 

특별법으로 모든 손해배상 사건에 징벌적 배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고, 개별 법률마다 순차적으로 해당 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가맹사업법 등 공정거래법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속고발권은 불공정거래 기업을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공정위의 고유권한이다. 공정위의 고발이 없으면 검찰은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인지했다고 하더라도 관련 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 공정거래 분야에서의 위반행위 판단은 시장분석 등 공정위의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러한 전속고발권이 도입됐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제도의 취지와 달리, 공정위가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파악하고서도 고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아 효율적인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013년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검찰청장과 감사원장, 조달청장, 중소기업청장이 공정위에 고발요청을 할 수 있고, 고발요청이 있을 경우 공정위원장은 해당 기업을 반드시 수사기관에 고발하도록 하는 고발요청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고발요청제도 역시 불공정행위 당사자가 아닌 이상 적극적으로 고발요청을 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무리며, 실제 고발요청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공정위의 고발실적은 저조하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것이 반대논리다. 그러나 현재도 공정거래 이외의 분야에서 기업에 대한 고소·고발은 이뤄지고 있지만, 이로 인해 기업활동이 위축됐다는 말은 나오지 않고 있다.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고발 이후 실제로 해당 기업에 대한 수사착수 여부에 대한 결정은 수사전문가인 검찰이 결정할 문제이지, 수사 비전문가인 행정기관(공정위)에 범죄성립 여부에 대한 1차 판단권한을 줄 이유도 없으며, 수사체계에도 맞지 않는다고 본다. 나아가 입법 당시와는 달리 반드시 공정위만이 판단해야 할 정도로 공정거래법 분야가 더 이상 특수하거나 전문적인 것도 아니다.

 

당장 전면적인 고발권 폐지가 어렵다면, 스스로 고발권 행사를 주저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전속고발권을 줄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지원업무 전반을 관장하고 있는 중소기업청에 고발권을 부여하는 것이 그나마 불공정거래 피해를 줄이는 차선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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