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중소기업부 승격시켜 제각각 사업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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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새 정부 중소기업부 승격시켜 제각각 사업 통합 중앙·지방정부 사업 2650개 “뒤죽박죽”…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교수

기사입력2017-05-09 23:4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시키는 것은 뒤죽박죽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는 중소기업 정책들을 하나로 모아 통합 실행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창업학과 주임교수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시대의 변화에 따라 중소기업 지원형태도 변화돼 왔으며,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중소기업 정책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창업학과 주임교수는 “중소기업청의 부 승격은 뒤죽박죽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는 중소기업 정책을 하나로 모아 컨트롤 타워를 만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주체는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공공기관, 중소기업 유관단체 등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부처에서 지원하는 중소기업 관련 프로그램은 1300여개에 이른다. 지자체의 중소기업 프로그램도 1350여개다. 중앙과 지방정부 그리고 각각의 기관이 소관업무라는 이유로 크고 작은 중소기업 지원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복잡하고, 중소기업 범주에 속하는 업체가 다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산발적이고 중복적인 中企 지원정책 효율성 떨어져

“중소기업과 관련된 정책들은 다양하고 세부적으로 잘 짜여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정책들이 산발적이고 중복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어렵고 정책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김 교수는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한다.

“예를들어 창업지원 만해도 각 부처가 유사한 사업들을 이름만 바꿔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들을 모두 한곳으로 모아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창업지원의 경우 부처업무 특성을 살린 사업이라고는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창업지원을 해야될 이유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하죠.”

김 교수에 따르면 각 정부부처의 지원프로그램은 결국 각 부처의 산하기관이 하는 사업이다. 지원프로그램에 배정된 예산의 상당부분은 실제 사업비가 아닌 산하기관 운영비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 중복되는 사업들을 중소기업부로 통합해 운영하면 사업의 규모와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고용창출, 경제민주화, 중소기업 제도·정책의 실효성 제고 등을 근거로 중소기업부 승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청’ 수준의 中企 지원기관, 中企에 불리한 정책결정 구조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현황

2012년 기준<자료=중소기업연구원> ©중기이코노미

미국·영국·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의 경우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지원기관은 장관급이거나 독립적인 기관 형태다. 일본은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청이지만 청장은 장관급이며,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부’가 아닌 ‘청’이 보유한 행정적 권한의 한계로 중소기업을 이해하고 그 요구를 대변하기 어렵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이해충돌이 있을 경우 중기청의 모기관인 산업부는 대기업 위주로 정책을 결정한다. 전관예우 형태로 대기업에 취업한 관피아의 영향력이 더해지면서, 현재의 중앙부처 편제는 중소기업에 불리한 정책결정구조가 됐다.

“과거 고도성장 시기에는 대기업이 성장하면 대기업의 하청기업 등 중소기업이 자연스럽게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능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도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정책자원이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선진화된 대기업과 후진적인 중소기업이라는 이중적인 구조가 형성된 것이죠.”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이러한 이중적 산업구조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와 결합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대기업의 무차별적 계열화와 사업다각화로 기업생태계 자체가 무너지고,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해 정부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96년 중기청 설립…‘부’ 승격으로 다시한번 도약해야

김 교수에 따르면 1996년 중소기업청이 설립되면서 중소기업 정책은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체계화된 중소기업 정책이 만들어지고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됐으며, 코스닥이 생기는 등 중소기업 정책의 전환점이 만들어졌다.

“이제는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지속가능을 위한 성장동력은 중소기업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한번 중소기업 정책의 대대적인 재편이 필요합니다. 새 대통령은 빠른 시간 내에 가장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중소기업부 승격과 중소기업 지원사업 재편을 추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