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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 공익재단을 공정위가 주목하는 이유

이재용 부회장, 공익재단 이사장 승계 후 삼성생명 최대주주 왜? 

기사입력2017-11-10 16:53

삼성문화재단 홈페이지의 재단소개에 따르면, ‘1965년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선생의 나눔과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된 재단은 미술관운영, 문화예술지원, 장학사업을 수행한다. 삼성은 삼성문화재단 이외에도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복지재단 등 모두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삼성의 공익재단을 포함해 대기업집단의 공익재단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목하고 있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익사업을 공정한 시장질서’ 위반과 매칭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익재단을 경제검찰이 들여다보는 것은 의외다. 또 ‘들여다보는방식 또한 기초조사를 통해 조사대상 공익재단을 확정하고, 해당공익재단에 대해 추가조사까지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왜 그럴까?

 

◇“공익재단이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 있는지 조사”=공익재단 조사와 관련,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산총액 5조원이상 57개그룹에 160여개 비영리재단이 있지만 모두가 조사대상은 아니다”라조사대상을 확정하기 위해 12월 기초조사를 하고, 내년 대상기업의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점진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익재단 조사 이유에 대해서는 공익재단이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 혐의가 있는지 의구심이 많아 조사를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조사대상으로 지목한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이란 대기업집단이 관행적으로 해온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유형과는 그 내용이 좀 다르다. 공정위가 주목하는 부분은 공익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이용해 대기업 총수가 부당하게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경영권 및 재산을 편법으로 승계하는 관행이다. 

 

“공익재단의 의결권 제한 등 제도개선 방안 강구”=이와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그룹 경영진과의 정책간담회에서 현재 일정요건을 충족하면 공익재단에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는데, 과연 공익재단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의결권 제한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일 5대그룹과의 정책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혁 의지에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다”며 “대기업집단 공익재단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뉴시스>

 

지난해 10월 경제개혁연구소가 재벌그룹 소속 공익법인(재단)을 조사한 결과, 2015년말 기준 삼성이 3개의 공익법인을 갖고 있다. SK 5, LG 3, 롯데 7, 포스코 4, GS 2, 한화 1, 두산 2, CJ2개 등 웬만한 대기업은 하나 이상의 공익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공익재단 상당수가 공익사업을 시행한다는 명분으로 상속세와 증여세 등 세제혜택을 받으면서 재벌총수의 사익에 복무한다는 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공익재단에 출연하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5%까지 상속 또는 증여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계열사 지분의 최대 5%까지 상속·증여세 없어=이 대목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 공익재단 이사장 대부분은 재벌기업 총수 또는 특수관계인이라는 점이다. 재벌총수는 계열사 주식을 공익재단에 출연함으로써 한푼의 증여세도 부담하지 않고 최대 5%까지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이사장직을 양도하면 계열사 지분의 최대 5%까지 상속 또는 증여세 부담없이 상속 또는 증여하는 효과가 발생해 특정인에게 경영권과 재산을 넘겨줄 수도 있다.

 

이와관련 법률사무소 휴먼의 김종보 변호사는 중기이코노미 취재과정에서 상속세와 증여세 면제조항을 악용해 일부 재벌 대기업이 공익법인을 만든 뒤, 그 법인에 주식을 증여하고 나서 법인의 이사를 재벌대기업의 사람으로 임명하는 방식을 쓴다. 실질적으로 주식을 무상양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재단 이사장직 승계로 삼성생명 최대 주주=실제 이재용 삼정전자 부회장은 2015년 부친인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지분 4.68%와 2.18%를 각각 보유한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직을 물려받는 방법으로 삼성생명 지분 6.86%를 사실상 승계받았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삼성생명 지분(19.34%)과 개인명의 지분(0.06%)을 더해 삼성생명 최대주주(26.26%) 자리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은 20.76%.

 

공익재단의 돈을 활용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내 지배권을 강화해 사회적 논란을 불러왔던 사례는 한 차례 더 있었다. 2015년말 공정위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생긴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삼성생명공익재단이 3060억원을 들여 삼성물산 주식 200만주를 매입했고, 공익재단의 이사장인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율을 16.5%에서 17.2%까지 끌어올렸다.

 

이같이 공익재단을 활용한 계열사에 대한 부당한 지배력 강화와 편법승계 행태가 삼성을 포함한 소수 재벌기업의 일탈로만 볼 것인가?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그 뿌리를 찾아가면, 공익재단이 본래 목적과 달리 계열사 지배구조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놨다는 것이 문제다. 공익재단이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조사하겠다는 공정위 방침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또 공익재단 조사결과 경우에 따라서는 공익재단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공정위원장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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