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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산업 “입찰하한율 올려 저가수주 막아야”

“법제도 지원 미비”…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 박명구 이사장 

기사입력2018-01-12 15:14

영국하면 대영박물관, 프랑스하면 루브르박물관, 미국하면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떠올라요. 한국이나 서울 하면 바로 떠오르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없어요.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전시문화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수준은 아직 한참 아래입니다. 전시문화(연출)산업을 키우려면 관련법부터 제정하는 게 시급합니다.”

 

1995년 출범, 올해 110일 기준 212개 업체가 조합원으로 참여한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의 박명구 이사장은 열악한 국내 전시문화산업의 낙후된 현실을 지적하며, 빠른 시일내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 박명구 이사장.   ©중기이코노미

 

매출 1.5조 고부가가치 전시문화산업지원할 법제도 미비

 

전시문화산업은 교육·산업·문화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대중·전문가와 소통하기 위해 전시하는 활동을 말한다. 전시를 기획, 디자인하고 설계·제작·설치하는 전 과정을 포괄하는 종합 연출산업이다. 최근에는 전시공간을 연출·기획·디자인·설계하고, 콘텐츠를 제작·설치하는 과정에 인공지능(AI)이나 가상현실(AR) 등 다양한 최신기술이 활용되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시문화산업 매출액은 14490억원으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산업이다. 그럼에도 전시문화산업 환경은 열악해, 전시문화산업 사업체는 364개에 불과하며, 평균 종업원 수는 63명이다. 또 전시주최사업체의 경우 종업원 30명미만 비율이 59.1%, 전시디자인설치사업체 종업원 수도 20명 수준이다. 대부분이 영세한 규모여서 사업상 어려움이 있어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전시문화산업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이를 지원할 법제도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전시산업발전법이 있지만, 산업과 연관된 무역전시 위주로 비상설 전시만을 대상으로 한다. 전시문화산업은 비상설이 아닌 상설 전시이기 때문에 전시산업발전법 사각지대에 있고, 표준산업분류에서도 빠져 있다.

 

관련법 없어” 전시공간 공사 창작·디자인인데 건축법 적용

 

전시문화산업을 규율할 수 있는 마땅한 법률체계가 없음에도, 전시문화산업 수요의 80%이상이 공공영역에서 발생한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 공공입찰에 참여해야 하지만, 예산수립부터 발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다는 게 박 이사장의 주장이다.

 

특히 관련법이 없어 전시문화산업과 성격이 다른 분야의 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적지않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전시공간 설치를 위해 바닥이나 벽을 변형시키는 공사과정이 필요한데, 이는 건축의 하위영역이 아닌 창작·디자인 영역이지만, 전시문화산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공공입찰 자격조건 등 상당부분이 건축법 적용을 받는다. 건축 관련자격을 갖춘 업체에 유리한 환경이고, 결국 전시기획가나 모형연출가 등 전문가들이 공공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건축 관련인력을 별도로 고용해야 한다.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의 조합사가 참여해 설치·제작한 ‘2017 아스타나 엑스포(카자흐스탄)’<사진=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

 

입찰하한율 80%로 상향해 저가수주 출혈경쟁 막아야

 

이와함께 계약방식도 문제점으로 거론했다. 공공입찰에서 전문성·기술성·창의성·예술성 등을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데, 실제는 이 보다 가격이 결정적인 평가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제안서 하나를 작성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됨에도 낙찰받지 못하면 이를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고도 했다. 박 이사장에 따르면, 50억원 정도의 체험관이라 하면, 제안서만 만드는데 통상 1억원 정도 비용이 든다.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저가입찰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해 7월 기준 사업비 10억원이상 대형실물모형사업 입찰에서 70%이하로 낙찰된 사업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다고 박 이사장은 설명했다.

 

입찰하한율 규정을 현행 60%에서 80%로 상향해야 전시문화산업 종사자들이 저가수주로 인한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대가를 받고 일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입니다. 또 현재 국내 전시문화산업이 해외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어, 국내기업의 기술적 우수성을 알리는 기술 한류산업이 될 기회가 만들어진 만큼 관련법 정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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