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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제작 제품브로슈어 ‘글꼴’ 저작권 침해인가

의뢰인이 프로그램 이용 안해 침해 아냐…디자인권 역시 효력 없어 

기사입력2018-02-02 18:16
한태근 객원 기자 (tkhan@kanghanip.com) 다른기사보기

강한국제특허법률사무소 한태근 파트너 변리사
고객들로부터 종종 받는 질문 하나가 있다. 외주업체에 제품 브로슈어(혹은 홈페이지나 간판) 제작을 의뢰해 이를 사용하고 있는데, 글꼴(글자체) 개발업체로부터 제품 브로슈어에 사용된 글자체는 본인들이 개발한 글자체니, 제품 브로슈어에 사용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요구를 고객사가 받았다는 것이다. 대가를 지급해야 할까?

 

남이 개발한 것을 동의없이 사용한 것이니 대가를 지급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달리 생각해 보면 외주업체가 제작한 것이니 책임은 외주업체에 있지 자신에게는 없는 것이므로 대가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어떤 것이 맞을까?

 

글자체 개발업체는 저작권디자인권두 권리 가질 수 있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에 앞서, 대가를 요구한 해당 글자체 개발업체는 글자체에 대해서 도대체 어떠한 권리가 있기에 그러한 대가를 요구해 오는 것일까? 새롭게 개발된 글자체에 대해 글자체 개발업체는 저작권법상의 저작권과 디자인보호법상의 디자인권’ 2가지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이중 저작권은 글꼴 프로그램에 대해 가지는 권리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권리를 가지는 부분은 글꼴 프로그램 즉 컴퓨터프로그램이지, 글꼴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예컨대 ‘HY목판L’ 글자체가 맘에 들어서, ‘HY목판L’ 글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책 제호로 가나다라를 썼다면, 이는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한 것이므로 타인의 저작권(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게 된다.

 

디자인보호법에 따르면, 글자체가 디자인권으로 설정등록된 경우 ▲타자·조판 또는 인쇄 등의 통상적인 과정에서 글자체를 사용하는 경우 ▲이에 따른 글자체의 사용으로 생산된 결과물인 경우에는 그 디자인권의 효력은 미치지 않는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런데 만약 책 제호로 가나다라를 썼다 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작성한 글꼴 프로그램이나 혹은 손으로 직접 또는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그린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저작권 침해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HY목판L’ 글꼴 프로그램을 불법적으로 다운로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HY목판L’ 글꼴 프로그램을 불법적으로 다운로드 받은 A로부터 가나다라가 인쇄된 종이를 받아, 이를 스캐너를 통해 스캔해 책 제호 등에 B가 이용한다 하더라도, B‘HY목판L’ 글꼴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B가나다라가 쓰여진 종이를 복제한 것일 뿐, 글꼴 프로그램을 복제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저작권은 글꼴 프로그램을 보호하는 것이지, 글자체 자체를 보호해 주는 것이 아니다.

 

한편 디자인보호법상의 디자인권은 저작권과 달리 글자체, 즉 글자 형태에 대해 가지는 권리다.

 

따라서 손으로 직접 쓴 것이든, 포토샵을 이용해 글자 이미지파일 하나 하나 만든 것이든, 아니면 글꼴 프로그램을 제작해 글꼴을 만든 것이든 관계없이 글자 형태가 동일하다면, 글자체 디자인권은 이에 대해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물론 디자인권을 가지려면, 선결조건으로 특허청에 글자체 디자인을 출원해 심사를 받아서 등록이 돼야 한다. 반면 저작권은 그러한 등록이 없이도 프로그램을 창작한 즉시 권리가 발생한다.

 

통상 사용, 생산된 결과물인 경우 글자체 디자인권 효력 없어

 

이와 관련해 한가지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비록 글자체에 대해서 디자인등록을 받아 디자인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글자체 디자인의 권리는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그림 1]은 A가 디자인등록을 받은 글자체 디자인의 글자 예, [그림 2]는 B가 개발한 글자체 디자인의 글자 예.
, 디자인보호법 제94(디자인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범위) 2항은 글자체가 디자인권으로 설정등록된 경우 그 디자인권의 효력은 타자·조판 또는 인쇄 등의 통상적인 과정에서 글자체를 사용하는 경우 이에 따른 글자체의 사용으로 생산된 결과물인 경우 등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A[그림 1]과 같은 형태의 글자체(HY바다L)를 개발해 디자인등록을 마쳐 디자인권을 가지고 있다. 한편, BA가 개발한 글자체와 무관하게 스스로 개발해 [그림 2]와 같은 형태의 글자체(HY바다M)를 개발했다.

 

[그림 1]의 글자체와 [그림 2]의 글자체는 비록 굵기는 다르지만, 기본적인 글자들의 특징은 동일하므로 [그림 1]의 글자체와 [그림 2]의 글자체는 유사하다. 따라서 B가 비록 [그림 1]의 글자체와 상관없이 스스로 [그림 2]의 글자체를 개발한 것이라 하더라도, AB에 대해서 권리(디자인권)을 주장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B[그림 2]의 글자체를 제작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그러면 A[그림 3]과 같이, A가 디자인 등록을 받은 글자체로 제호를 쓴 책에 대해서 디자인권 침해주장을 할 수 있을까? 디자인법 제94조 제2항은 안된다는 것이다.

 

[그림 3]
[그림 3]은 A가 디자인 등록을 받은 글자체로 제호를 쓴 책.
비록 [그림 3]과 같은 사용에 대해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림 2]의 경우와 같이 경쟁 글자체 개발업체로 하여금 등록받은 글자체와 동일·유사한 글자체를 만들지 못하게 함으로써, 디자인권자는 특정 글자체에 대해서 본인만이 글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또 이러한 독점적 지위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디자인권자는 어느 정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보호법은 이러한 수준에서만 보호해 주고 있을 뿐, 상기 [그림 3]과 같이 책이나 옷 등의 상품에 인쇄돼 사용되는 글자체에 대해서까지는 권리를 인정해 주지 않고 있다. 이같이 글자체는 저작권 또는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으나 그 한계가 있다.

 

앞서 언급한 질문으로 돌아가, 글자체 개발업체에 대가를 지급해야 할까? 고객사는 자신이 글꼴 프로그램을 이용(복제)한 것이 아니므로, 글자체 개발업체가 가지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또 비록 글자체 형태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디자인보호법 제94조 제2항에 따라 디자인권은 제품 브로슈어 등에는 미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고객사는 글자체 개발업체에 대가를 지급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외주업체가 불법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서 제품 브로슈어 등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면, 외주업체는 글자체 개발업체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다

 

참고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차목은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보아, 정당한 권리자에게 금전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타인이 개발한 글자체를 이용하는 것이 위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나, 과연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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