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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목표 ‘지역공동체’ 형성…여전히 숙제

신혼, 학부모, 노년층…다양한 요구 반영된 공동의 이해관계 찾아야 

기사입력2018-03-12 12:25

개발위주의 도시확장이 한계에 이르면서 대안으로 도시재생이 주목받는다.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공동체 형성, 지역경제활성화,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시를 다시활성화하자는게 핵심이다.

 

최막중 서울대학교 교수는 서울시가 최근 주최한 서울형 도시재생의 미래 대토론회에서 도시재생에는 다시()’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해당도시가 과거에 활성화된 적이 있다는 것이라며 도시재생의 전제는 쇠퇴라고 전제했다. 쇠퇴는 동일지역을 기준으로 과거와 비교했을 때 활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동일 시점을 기준으로 다른 지역과 비교하는 낙후와는 성격이 다르다. 최 교수는 쇠퇴란 이미 투자된 자원이 이용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며 비어 있는 상가, 노후화된 건물들을 활용한다는게 도시재생과 낙후지역 활성화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최막중 서울대학교 교수는 도시재생의 목표인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해서 우선 동네에서 누가,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갖는지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최 교수는 특히 재개발은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데 그치는 반면 도시재생은 물리적인 환경뿐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환경 개선을 포괄한다도시재생사업이 부처간 연계를 통해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교육, 복지, 산업, 경제 등 각 분야를 전담하는 부처들이 도시재생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질적 성장이 지속가능하다는 얘기다.

 

도시재생, 마을 전체 이익이 중심=재개발의 경우 원주민들이 형성한 공동체라는 사회문화적 요소는 배제한 채 물리적 환경개선에 집중한다. 낮은 건물을 허물어 아파트를 짓는다. 재개발로 인한 수익은 투기자본이나 입주자 등 일부에게만 돌아간다. 반면, 도시재생의 목적은 소수가 아닌 마을 전체의 이익을 중심에 둔다. 한옥이나 골목, 산업시설 등 역사문화적 가치를 가진 곳을 보존하면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한다.

 

대표적인 예가 다시세운프로젝트다. 세운상가는 한때 전자산업의 메카로 불렸지만 용산에 전자상가가 들어서면서 활력을 잃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기술 장인과 스타트업 청년들이 융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스타트업은 입주공간을 제공받고 노하우를 가진 장인의 자문도 받는다. 세운상가의 기존 가치를 활용해 4차산업의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도시재생의 목표 지역공동체 형성’=정부가 지역공동체 복원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지적도 했다. 상가건물 등 물리적 인프라는 기존에 있던 것을 복원해 재활용할 수 있지만, 현대도시에 지역공동체가 존재했는가라는 의문이다. 최 교수는 공동체가 복원이 아니라 형성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복원은 이전에 존재했다는 걸 전제로 하는데, 현대도시에선 공동체 자체가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웃집 가족구성원 정도는 알고 있어야 복원할 공동체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현실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급속한 도시화 이후 이주민으로 형성된 동네에선 공통의 이해관계가 미약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상부상조와 품앗이와는 성격이 다른, 집값 상승을 중심으로 한 이해관계만 형성돼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도시재생의 목표인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해서 최 교수는 우선 동네에서 누가,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갖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혼부부는 주거지가 아닌 직장을 기반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생활 중심은 주거지가 아니라 직장인 경우가 많다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는 단계에서는 유치원과 학교를 중심으로 동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어 자녀가 분가하는 노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동네를 산책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동네에 왜 쓰레기가 많은지, 벤치가 없는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동네 노년층과 외부에서 유입된 젊은 활동가들이 어떻게 공동의 이해관계를 축적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할 법제도 개선=도시재생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대책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최 교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은 임차인 재정착 전략이라며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임대상가 확충을 요구했다

 

서울신문 이순녀 논설위원도 상가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상가임대차법 개정과 함께, 임대인과 임차인간 자발적 상생협력을 유도해 도시재생 이익을 지역사회가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을 요구했다. 2015년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만든 성동구는 상생협력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2016년에는 마장축산물시장 활성화사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상생협약을 추진했다. 상생교육과 구청의 설득으로 188명 중 113명의 상가건물주가 적정 수준 임대료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협약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조례에서 다루는 상생협력은 법적으로 이행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물주는 상생협력서에 서명했더라도 임대료를 올리고 싶으면 언제든 그렇게 할 수 있다. 인센티브를 통한 상생협력 유도뿐 아니라 관련법 개정 등 정부와 국회의 실효적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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