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경제지도 실현 핵심 추동력은 中企”

프린트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한반도 신경제지도 실현 핵심 추동력은 中企” “북한시장, 대기업보다 신속 의사결정 가능한 中企에 더 기회”

기사입력2018-03-14 19:59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남북경협에 있어 정경분리 원칙을 명문화하고, 남북경협사업 중단으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보상방안 역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1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2018년 중소기업 중심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포럼’에서 “중소기업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실현하는 핵심 추동력이다.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에서 대부분 중소기업이 실질적 주체로서 역할했다. 또 신경제지도 구상은 중소기업에 경쟁력 향상과 지속발전 가능성을 제공한다”며 중소기업과 신경제지도의 연계성을 설명했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신경제지도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을 위해 북한과 경제통일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경제통일이란 단순한 경제협력을 넘어 시장을 매개로 남북주민간 생활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다.

“북한시장, 신속한 의사결정 가능한 中企에 많은 기회 제공”

신경제지도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역할이 크다. 홍 위원은 “남북간 생산요소의 상호보완성 등을 고려하면, 정부차원의 대규모 SOC사업을 제외하면 중소기업 참여가 절대 중요하다”며 “특히 북한시장은 대기업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중소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위원은 따라서 법·제도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경협 정경분리 원칙 제도화=홍 위원은 남북관계 회복과 함께, 남북경협에 있어 정경분리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고 했다. 신경제지도 구상을 이행하고 남북기본협정을 추진하는데 있어 정경분리 원칙을 명문화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경제협력사무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남북경협을 제도화하고 상호협력 및 분쟁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남북간 경협사무소를 재개소하고 경협 제도화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협사무소는 2005년 개성에 문을 연 남북 당국간 첫 상설기구다. 대북 교역 및 투자 정보제공, 직거래 통로, 경협 관련협의 채널 역할을 하다가, 2008년 금강산관광객 피살사건 이후 폐쇄됐다.

14일 중소기업중앙회는 ‘2018년 중소기업 중심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포럼’을 주최했다. ©중기이코노미

홍 위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에 중소기업 남북경협을 위한 지원기구를 설치·운영할 것도 요구했다. 특히 법률대응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의 남북경협·대북투자를 위한 법률자문 지원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남북경협 관련 국내 법제 개편=남북경협과 관련된 법안에 중소기업 대표가 참여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홍 위원은 남북통일경제특별구역을 예로 들며, 중소기업의 참여를 보장·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국회에 계류 중인 ‘남북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따라 구성되는 남북통일경제특별구역위원회에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인사의 참여를 보장하는 조항을 추가할 수 있다. 동법안에서 경제특구 관련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위원회의 구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해기업 재산보호 법제화=홍 위원은 남북경협사업 중단으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보상방안을 법제화할 것도 요구했다. 국회 계류 중인 관련법안으로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과 원혜영 의원이 각각 발의한 ‘남북경제협력사업 중단에 따른 손실보상에 관한 특별법안’과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또는 5·24조치로 인한 남북경제협력사업자 등 손실 보상에 관한 특별법안’이 있다.

이들 법안은 5·24조치에 따른 손실,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 중단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입은 기업에 대해 심의·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 위원은 “특정 사건, 사업중단에 국한된 피해보상뿐 아니라, 향후 남북경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남북관계 중단, 경제특구 폐쇄, 불가피한 대북투자 중단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보상 방안을 법제화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지평 임성택 변호사는 “신경제지도 구상에서 법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경제지도 구상이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지 회의적이다. 개성공단은 구두지시로 하루아침에 문을 닫았다”며 “초법적 통치로는 신경제구상을 실현하기 어렵다. 남북관계는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