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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물리적 이미지 ‘가상’과 물리적 이미지 ‘현실’

포스트-온라인 시대의 예술①…병합되는 두 세계 

기사입력2018-06-05 09:23
안진국 객원 기자 (critic.levahn@gmail.com) 다른기사보기

디지털과 인터넷이 없던 시대를 생각하면 아득하다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 디지털과 인터넷음악을 듣는 방식을 생각해보라이전의 LP(Long-Playing Record) 레코드에서 개인용 컴퓨터(PC)와 CD플레이어가 보급됨에 따라 디지털 방식의 CD레코드로 바뀌더니인터넷의 확산으로 파일 형태의 MP3로 급격하게 변하면서 그 물리적 형체마저 잃어버렸다지금은 이러한 파일 형태로 접하는 방식도 거의 사라지고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곡을 듣는 스트리밍(streaming) 방식으로 바뀌었다.

 

문자 기록방식도 손글씨에서 타자기를 거쳐이제는 디지털 방식의 컴퓨터 워드프로세서가 기록방식의 기준이 됐다.

 

시각예술은 어떠한가필름카메라는 거의 사라지고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사진 및 영상을 촬영하고그것을 바탕으로 작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이렇게 제작된 이미지나 영상은 웹 전송에 알맞은 형태의 저용량 파일로 가공돼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유튜브(Youtube), 비메오(Vimeo)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공유된다그렇다면 오늘날 디지털-인터넷 시대의 예술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안진국 미술평론가(디지털문화정책학)
인터넷으로 촉발된 웹기술은 1990년대 중반에 웹 1.0 시대로 시작해 2000년대 중반 개시된 웹 2.0 시대를 지나 이제 웹 3.0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1.0이 인터넷상에서 단순히 정보를 모아 보여주기만 했던 단방향적 방식이었다면, 2.0은 유저(User,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쌍방향적 방식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유저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지능형 웹기술이 활용되는 웹 3.0의 온라인 환경에서 목격하고 있다. 바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전의 구매내역을 통해 그와 연관된 정보나 관련 상품을 제공하는 환경을 웹 3.0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디지털과 인터넷을 중심으로 환경이 변하면서 예술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그리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로 변모해왔다.

 

뉴미디어 아트, 디지털 아트, -아트, 인터넷 아트, 포스트 미디어, 포스트 프로덕션 등의 용어로 불리는 21세기 새로운 예술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 변화의 기저에는 디지털의 비물리성이 가져올 이전 체제와 다른 변혁성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도래할 것으로 보였던 이 기대는 시대가 변하면서 점점 획득하기 어려운 일이 되는 듯 보인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등장과 확산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고, 이런 온라인 이동성은 포켓몬 고(Pokémon GO)처럼 가상과 현실이 뒤섞인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다른 말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을 일상화시켰다. 다시 말해 현실과 가상이 뒤섞이는 세상을 만든 것이다.

 

아티 비르칸트, ‘Material Support’ 설치 장면, 2016·2017, prints on aluminum composite panel, steel stud framing, MDF<출처=artievierkant.com>

 

이제 우리는 가상이라는 비물리적 이미지와 현실이라는 물리적 이미지를 더는 이분법적으로 완전하게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디지털-인터넷 예술은 초기 디지털-인터넷 시대에 가졌던 열망, 즉 비물리성이 가져올 변혁성에 대한 열망을 지우며, 디지털-인터넷 시대 이전에 존재했던 물리적이며 전통적인 예술의 형태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과거의 모습으로 퇴행한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최근 디지털-인터넷 예술의 모습은 변증법적물리성과 근대성(모더니티)을 보인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러한 경향성을 지닌 최근 디지털-인터넷 예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물질성과 비물질성이 뒤섞여 있고, 사이버공간과 물리적 세계의 구분이 와해되어 있다.

 

이러한 예술을 포스트-디지털(post-digital) 시대의 예술, 혹은 포스트-인터넷(post-internet) 시대의 예술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사회·문화적 차원에서는 포스트-온라인(post-online) 시대의 예술이라고 명명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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