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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견 표현…buy(믿다)와 sell(받아들여지다)

Money metaphor ②buy, sell, sell-out…사고 파는 구매여부로 비유 

기사입력2018-06-05 14:00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특정 언어문화권의 은유적 표현을 분석하면 그 언어문화권 일상적 문화의 특성을 알 수 있다. 추상적인 ‘목표영역(target domain)’을 그 언어문화권의 구체적이고 익숙한 ‘근원영역(source domain)’으로 비유한게 은유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쉬운 일’이란 목표영역 개념이 한국어문화권과 영어문화권 각각에서 근원영역의 어떤 표현으로 비유되는지 보자. 한국에선 이것을 ‘식은 죽 먹기’ 혹은 ‘누워서 떡 먹기’ 식으로 표현하는 반면 미국에선  ‘That's a piece of cake~! It's so easy~!’라고 표현한다. 한국의 식문화전통에선 죽이나 떡이 지배적이지만, 미국은 케이크가 더 익숙한 문화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지난 번에 살펴본 ‘돈의 은유 (money metaphor)’ 표현으로 돌아가 보자. 돈의 은유 표현은, 동사 buy나 sell을 사용한 문장에서 어떤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주어나 목적어인 경우 널리 발견된다. 

동사 buy의 본래 뜻은 ‘상품이나 용역 등 금전적인 가치가 있는 것들을 돈을 지불해 구매하다’라는 의미다. 그런데 미국영어에서는 흔히 생각이나 의견을 buy의 직접목적어로 사용해 ‘믿다(believe)’라는 의미로 표현한다.
 
Do people really buy that theory? I don't buy that even for a second. 
(사람들이 그 이론을 정말 믿나요? 저는 전혀 못 믿겠어요.)

이 표현은 필자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원 재학중 한 세미나에서, 어느 미국학생이 교수가 설명하는 이론에 대해 ‘전혀 납득이 안 간다’면서 했던 말이다. 미국인들은 어떤 이론이나 주장에 대해 ‘믿느냐 안 믿느냐’를, ‘돈을 주고 사고 안 사는’ 구매여부로 비유해 표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사 buy의 반의어인 sell도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돈의 은유로 자주 응용된다. 동사 sell은 본래 자동사로서 ‘상품이 잘 팔리다’라는 뜻인데, 미국에선 sell의 의미가 확대돼 ‘어떤 아이디어나 정책이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지다’라는 의미로 널리 쓰인다. 예를 들어 정부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낼 때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There are doubts about whether such a policy will sell in a large enterprise-centered economic structure like Korean economy.
(한국경제처럼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그런 정책이 받아들여질지 의심이 간다)

미국인들은 어떤 이론이나 주장에 대해 ‘믿느냐 안 믿느냐’를, ‘돈을 주고 사고 안 사는’ 구매여부로 비유해 표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국영어에서 돈의 은유가 지배적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동사 sell의 목적어로 개인을 특정하고 그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높이 평가하고 싶은 사람을 표현할 때, 흔히 동사 sell을 수동형으로 변형시켜 다음과 같이 사용한다.
 
A: What do you think about our new boss?
(새로 온 상사를 어떻게 생각해?)
B: I'm completely sold on her. She is capable, responsible, and very nice. 
(난 완전히 반했어. 그녀는 능력있고 책임감도 강하고, 더구나 성격도 좋은 사람이야.)

또한 미국인들은 능력있는 사람이 너무 겸손하게 처신할 때, 동사 sell을 사용해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Don't sell yourself short. You are a very capable person~!!!
(너무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요. 당신은 매우 능력있는 사람입니다~!!!)

끝으로 동사 sell을 사용해 돈의 은유 개념으로 널리 쓰이는 표현들 중 미국문화권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중요한 표현 하나를 소개한다.
 
She only goes out with White boys! She's a sell-out.
(저 여자는 백인 남자들과만 데이트 하네~ 배신녀~!)

미국영어에서 본래 ‘sell out’은 상품이 다 팔렸다는 뜻인데, 이 상황적 의미와 다인종 국가인 미국의 특성이 결합해 미국만의 고유한 은유적 의미로 확대된 사례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남성 또는 여성이 자기와 같은 인종을 사귀고 싶은데 다른 인종과 인연을 맺은 대상에 대한 배신감을, 마치 원하던 물건이 다 팔려서 더 이상 살 수 없을 때의 허탈감이나 실망감에 빗댄 표현이다.

특히 이 표현은 흑인 같은 소수민족, 그 중에서도 백인남성과 결혼한 흑인여성에 대해 사용하는 경향이 많다. 미국의 다인종 사회적 특성(흔히 melting pot culture 혹은 salad bowl culture라고 하는)과 자본주의적 특성을 복합적으로 드러내는 매우 흥미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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