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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상관없이 소통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

발달장애인이 보는 문서를 쉬운 언어와 삽화로 바꾼다…㈜소소한소통 백정연 대표 

기사입력2018-06-05 19:23

예비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 백정연 대표는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제작해 장애와 상관없이 소통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   ©중기이코노미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 청각장애인의 보청기, 지체장애인의 휠체어와 같이 장애인에게는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매개물이 필요하죠. 발달장애인은 인지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문서는 장애 특성에 꼭 필요한 지원이자 권리입니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령과 각종 복지지원 등 중요한 정책 정보를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작성해 배포해야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 규정은 강행규정이 아니어서, 이를 지키는 공공기관은 많지 않다.


장애와 상관없이 소통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


예비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 백정연 대표는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제작해 장애와 상관없이 소통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


우리나라에는 15가지 유형의 장애인이 있고,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동시에 가진 장애인을 말한다. 의학발달 등의 이유로 국내에서 전체 장애인은 감소하는 반면 발달장애인은 꾸준히 늘어 전체 장애인의 8%인 23만명에 이른다.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근로계약서, 영화관 이용방법 안내, 지자체·공공기관·복지기관이 만드는 법령, 게시문, 안내문, 홍보물, 서비스신청서 등 발달장애인이 보는 모든 문서를 쉬운 언어로 삽화를 활용해 만드는 작업을 한다.   ©중기이코노미

 

“인지적 어려움이 있는 발달장애인에게 세상은 너무 어려운 곳이죠

 

“인지적 어려움이 있는 발달장애인에게 세상은 너무 어려운 곳이죠. 어려운 문장들로 가득한 문서며, 책들을 주면서 세상을 모른다고 함께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가혹합니다. 쉽게 설명해주고 함께 살아갈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로 15년간 일을 해온 백 대표는 공공기관에서 발달장애인 영역의 정책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일을 해왔다. 발달장애인용 책을 만드는 경험을 하면서, 누군가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해왔다. 오랜기간 사회복지사로서 일하면서 자신의 일이 진정으로 장애인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조직을 위한 일을 강요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내적갈등을 겪으며 직장을 그만뒀다.


“일을 그만두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던 어느 날,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보고 떠오른게 ‘발달장애인을 위한 이해하기 쉬운 정보 제공’이었습니다. 사업가로서 사업가능성에 대한 고민보다 사회복지사로서 이 사업 필요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계획을 세우고, 이름을 정하고 사업제안서를 작성했죠”


발달장애인이 보는 모든 문서를 쉬운 언어와 삽화를 활용해 제작한다


소소한소통은 2017년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당사자로 선정돼, 지난해 4월 법인을 설립했다.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근로계약서, 영화관 이용방법 안내, 지자체·공공기관·복지기관이 만드는 법령·게시문·안내문·홍보물·서비스신청서 등 발달장애인이 보는 모든 문서를 쉬운 언어와 삽화를 활용해 만드는 작업을 한다.


지난 대선 때는 한국지적발달장애인협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의뢰한 발달장애인을 위한 대통령 선거와 투표 안내책을 제작하기도 했다. 소소한소통은 창업 4개월만에 매출 8000만원을 올렸고, 올해도 현재 4500만원 상당의 물량을 수주했다. 올해 2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발달장애인 근로자 중에는 근로계약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서명하는 경우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회사에서 활용할 이해하기 쉬운 근로계약서를 만들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이 슈퍼나 은행, 영화관에 가는 일이 좀더 쉬웠으면 좋겠어요. 너무나 어려운 청약상품설명서, 근로계약서 등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없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발달장애인 사업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소소한소통이 만든 발달장애인을 위한 근로계약서   ©중기이코노미
백 대표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면서 고용노동부의 전문인력 지원사업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했다. 전문인력이 회사에 있고 없고에 따라 기업이 할 수 있는 일과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없는 초기 사회적기업이 전문인력 인건비를 감당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예산이 바닥나 전문인력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서는 이름뿐인 전문인력 지원사업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소소한소통은 현재 서울시 지원으로 홈페이지 개편작업을 하고 있다. 소소한소통이 개발한 발달장애인 소통을 위한 이미지들을 홈페이지를 통해 저렴하게 공급하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업들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편 중이다.


백 대표는 앞으로도 발달장애인을 중심에 두고, 그들이 필요한 사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인쇄물 중심이지만, 사인물이나 영상 등에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이모티콘 등을 활용해 그들의 이해를 도울 것이라 했다. 이해하고 사는 세상과 그렇지 않은 세상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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