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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물리적 디지털이 현실세계 물리적 작품 될 때

포스트-온라인 시대의 예술②…아티 비르칸트의 ‘물리적 지지대’ 

기사입력2018-06-07 15:09
안진국 객원 기자 (critic.levahn@gmail.com) 다른기사보기

안진국 미술평론가(디지털문화정책학)
인터넷상의 비물리적 데이터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물리적 작품으로 현실공간인 전시장에 놓인다면 어떤 감정이 들까? 컴퓨터 화면으로 익숙한 비물리적 이미지가 현실세계에 물리적으로 존재한다면?

 

포스트-인터넷의 대표적인 작가인 아티 비르칸트(Artie Vierkant)는 인터넷을 서핑(surfing)하면서 수집(변조)한 다양한 디지털 이미지를 프린트해 물리적 실체로 구현한다. ‘이미지 오브젝트(image objects)’ 연작으로 알려진 이 작업은 비물리적인 디지털 데이터 이미지를 일종의 추상 회화나 미니멀 조각과 같은 물리적 형식으로 가공해 우리 앞에 내놓는다. 다시 말해, 비물리적인 디지털 데이터가 물리적인 제도 미술의 형식으로 재구성되는 것이다. 유사한 방식으로 최근 물리적 지지대(Material Support)’ 연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티 비르칸트의 이미지 오브젝트물리적 지지대

 

이렇게 현실세계에 놓인 이미지 오브젝트연작과 물리적 지지대연작은 현실세계의 물리적 작품과 인터넷상에서 익숙했던 비물리적 데이터를 잇는 유사성과, 두 세계를 구분하는 차이가 뒤섞이면서 우리의 인지를 교란한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비물리적 속성은 감상자에게 이중적 경험을 안겨주고 이미지를 바라보는 경험과 감각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아티 비르칸트, ‘Material Support’ 설치 장면, 2016·2017, prints on aluminum composite panel, steel stud framing, MDF<출처=artievierkant.com>

 

작가는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을 전통적인 제도 미술 전시공간에서 전시할 뿐만 아니라, 카탈로그나 책으로 물질화하고, 심지어는 웹사이트에 올려 재()비물리적 상태로 바꿔놓는다. 이로써 이 연작은 여러 층위의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완성되어 간다. 그의 연작은 여전히 인터넷스럽지만, 또한 물리적 대상(object)’으로 존재한다. 증강현실(혼합현실)에서 느껴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불분명성이 이 연작에 내포돼 있다.

 

최근 동시대 예술을 연구하는 이론가 중에는 비르칸트의 이러한 연작이 보여준 메커니즘, 즉 비물리적 디지털 이미지를 제도 미술의 형식을 띤 물리적 작품으로 재구성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도 존재한다. 그들은 이러한 작품들이 비물리성을 지닌 디지털을 모더니즘의 양식으로 소환해 합병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합병이라는 긍정 내부에는 모더니즘 관례의 재활용이라는 부정이 꿈틀거린다. 부정적 견해를 말하는 이론가들은 비물리성을 추구하던 디지털-인터넷 예술가들이 여전히 기존 물리적 제도 미술 전시공간(미술관, 갤러리)에 전시되거나 수집될 수 있는 전통적인 작품형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본다. 그들은 디지털-인터넷 예술가들이 여전히 검증된 전통적 예술의 구조 안에 머무르려 한다고 비판한다.

 

현실과 가상이 뒤섞이고 있는 시대, 과연 동시대 예술가들은 여전히 전통적 예술의 구조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아니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와해된 시대적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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