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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우린 어땠을까…인류의 희망 휴머니즘

생존을 위한 난민을 담다…아이웨이웨이가 전하는 휴머니즘 

기사입력2018-08-07 11:28
김태현 미술평론가 (elizabeth0711@gmail.com) 다른기사보기

난민과 같은 이주는 세계 1차대전을 전후해 세계사에 등장한 인류의 이동현상이다. 전쟁을 전후로 혹은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망명길에 올랐다. 증기기관차와 도로의 발전은 사람들의 망명과 이주를 더욱 촉진시켜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주의 기억=팔레스타인과 유대인들의 이주와 망명이 민족 이주의 역사에서 가장 처음 등장했고, 한국사에도 대거 이주의 역사가 있다. 1900년대 이후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러시아에는 카레이스키, 즉 고려인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고, 일본에는 재일동포와 중국에는 조선족 등이 있으며, 전후 하와이와 미주를 중심으로 많은 한국인들은 경제적 이유를 앞세운 이주를 감행했다.

 

오늘날엔 그나마 통신의 발전으로 고국과 연락망이 지속될 수 있었지만, 그 당시 이주는 본인의 생활터전을 완전히 단절시키는 커다란 정신적 고통이 수반되는 일이었다. 물론 통신수단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자신의 터전을 벗어나 새로운 나라에 정착하는 것은, 어느 하나 순탄히 진행되지 않는다.

 

제주도에 도착한 예맨인들은 예맨 내전이라는 국내적 위기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사회적 지위와 가족 그리고 경제활동과 같은 실존의 조건을 모두 버리고 왔다. 심지어 이웃 국가의 입국 거부로 선택한 말레이시아에서도 난민의 지위를 거부당하고 어찌할 수 없이 죽지 않으리란 희망을 안고 도착한 한국은, 정말 그들에게 생소한 미지의 국가와 같이 느껴질 것이다.

 

아이웨이웨이의 난민을 소재로 한 작품. 175명의 정치적 망명자들의 초상화를 레고로 만들어 전시한 ‘궤적(Trace)’. Ai Weiwei, ‘Trace’, 2014, Installation view on Alcatraz Island, San Francisco, Image courtesy of Ai Weiwei Studio.

 

이주라는 행위는 세계사에 중요한 인물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람이 저서 오리엔탈리즘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사이드다.

 

그는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관념적인 것들이 서양의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며, 동양은 서구인들의 상상에 의한 표식이라고 처음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다. 그는 12살에 중동전쟁으로 고향인 팔레스타인을 떠나 이집트를 거쳐 미국에 정착한 학자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던 지속적인 환경의 변화를 체험하며 자신의 정체성이 위치할 곳을 모색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상을 전개한 것이다.

 

아이웨이웨이가 기록하는 난민=중국의 미술가 아이웨이웨이는 현재 해가 지지 않는 전시를 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미술가다.

 

그의 아버지는 시인 아이칭으로 아이웨이웨이가 1살이었을 당시 문화혁명이 일어나 1958년 중국 정부로부터 고향인 베이징에서 추방당해, 난민생활을 하다가 문화혁명이 끝난 1976년에 돌아올 수 있었다. 당시 각종 부역에 동원됐던 아버지를 지켜보았던 그의 경험은 오늘날 난민 문제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문화혁명을 체험한 그는 기록에 집착해 아카이브 형식의 작품들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선으로 담긴 난민의 모습은 과한 과장이나 은유적인 수사가 없다. 작품 활동범위도 설치미술, 영화, 건축, 책 등 다방면을 넘나들며 난민에 대한 기록을 예술의 언어로 직접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난민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2014년에는 175명의 정치적 망명자들의 초상화를 레고로 만들어 전시한 궤적(Trace)’을 시작으로 해, 런던에서 미술가 아니쉬 카푸어와 함께한 컴패션 행진(Walk of Compassion)’을 진행했다.

 

그리고 2016년 레스보스 섬에서 수집한 난민들의 구명조끼 만사천벌로 베를린 도심에 있는 콘체르토 홀 기둥을 감싼 설치작품 안전한 파사주(Safe Passage)’는 독일의 난민 수용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리고 이탈리아 플로란스에는 난민들이 실제 탈출에 사용했던 고무보트로 건축물, 팔라조 스트로치를 감싼 작품 재구성(Reframe)’이 있으며,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는 17세기 건물인 샤를로텐포르그 궁전의 창문에 가득 주황색 구명조끼를 쌓은 작품 해돋이(Soleil levant)’를 선보였다.

 

아이웨이웨이의 난민을 소재로 한 작품. 17세기 건물인 샤를로텐포르그 궁전의 창문에 가득 주황색 구명조끼를 쌓은 작품 ‘해돋이(Soleil levant)’. Ai Weiwei, ‘Soleil Levant’, 2017, Installation view, Kunsthal Charlottenborg, 2017. Life jackets in front of windows of facade.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by David Stjernholm.

 

그밖에도 고무 소재로, 고무 보트로 탈출하는 난민들을 7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스케일로 형상화한 여행의 법(The Law of Journey)’, 난민들의 유류품들을 갤러리에 전시한 빨래방(Laundromat)’, 그리고 난민들의 행적을 좇으며 영상으로 기록한 영화 휴먼 플로우(Human Flow)’ 등 여러 작품이 세계 여러 미술관과 화랑에서 전시되고 있다.

 

인류의 희망, 휴머니즘=아이웨이웨이의 작품은 매우 직접적으로 난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표현한다. 그러기에 그의 작품을 보기 불편한 사람들이 여럿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정부의 감시를 늘 받고 있으며 구금을 당하기도 했고, 작품제작을 위해 구입을 신청한 레고 사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될 수 없다며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을 온라인으로 알리니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레고를 구입하거나 집에 있는 레고를 아이웨이웨이에게 전달했다.

 

레고를 기증하고 싶다는 개인의 요청이 너무 많아, 아이웨이웨이는 뉴욕 시내 곳곳에 선루프가 있는 중고차를 세워두고 그 곳에 레고를 두고 가라는 퍼포먼스식 레고 수거활동을 했다. 아이웨이웨이는 불편한 진실을 고발하는 미술가이자 행동가이지만, 어느 세력의 지지와 사랑이 아닌 인류애를 가지고, 인간의 사명감으로 작품을 만들기에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전세계에 많이 있다.

 

난민 문제는 오늘날 세계화로 누리는 편리함과 더불어 등장한 인류의 현상이기에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갑자기 한국에서 다가온 난민 문제를 모두가 함께 이해하고 넓은 인류애로 수용하기엔 힘들다. 그리고 난민들을 수용했을 경우 혹자들이 예측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모든 난민들이 그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웨이웨이의 시선에 등장하는 난민들처럼 분명 그들은 생존을 이어가기 위한 곳이 필요하기에 자신이 지켜온 삶의 터전을 버리고 온 이들이다. 주변 국가도 아닌 먼 나라 한국까지 어쩔 수 없이 온 인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마 우리가 100년 전에 태어났다면, 그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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