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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개인 가치를 주식이나 자산에 은유해 표현

Money metaphor ⑦stock, asset, hall-mark 

기사입력2018-08-08 14:54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현대 자본주의사회 체제에서 증권시장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자본을 투자해 자본을 끊임없이 증식해야 그 경제체제가 유지되는 자본주의의 속성으로 볼 때, 증권시장은 앞으로 합법화된 도박장으로서 그 영향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 전부터 증권시장 경제에 익숙한 미국인들은 일상 언어생활 속에서 어떤 것의 가치를 자신들이 매일 투자의 대상으로 삼는 증권(stock)의 가치에 비유해 표현하는 예들을 흔히 사용한다.

 

구체적인 예로 프로스포츠 문화가 발달한 미국사회에서 각 구단의 선수들을 자기 구단의 재산 중 중요한 일부로 여기는 경향은 매우 현저하다. 어떤 선수의 재능이나 실력에 대해 언급할 때 그 선수의 가치를 stock에 비유해 표현하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최근 미국 MLB(major league baseball)의 전통 명문팀인 텍사스 레인저스(Texas Rangers)의 추신수 선수가 52게임 연속출루 기록(52 game on base streak)을 세우고 처음으로 올스타(All-star)에 선정된 바 있다. 지역 신문들은 연일 추신수 선수의 활약에 찬사를 보내며, 팀의 장래를 위해 그의 가치가 높을 때 트레이드를 해서 젊은 유망주들을 유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 추신수 선수의 가치를 증권의 가치에 은유해, 그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Shin-soo Choo has set a remarkable 52-game on game streak. Now that his stock is rapidly increasing, this is a good time to trade him. We have to acquire some promising young players in return to rebuild this team.(추신수 선수가 놀라운 52게임 연속출루 기록을 세웠다. 그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이 때에 바로 그를 트레이드할 좋은 시기다. 우리는 이 팀을 재구축하기 위해 대가로 몇 명의 젊은 유망주들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사람의 가치를 주가(stock price)로 이해하는 ‘PERSON is STOCK’라는 돈의 은유 표현을 보게 된다. 한국어 번역에서 주가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은 이 표현이 한국 언어문화권에서도 널리 쓰이는 돈의 은유 표현이라는 사실을 증거한다. 이는 현대 한국사회에서도 증권시장의 영향력이 지대하고 증권을 매매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일상의 일 중 하나임을 고려할 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 선수에 대해 지역신문들은 그의 가치를 증권의 가치에 은유해, 그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은 추신수(사진 가운데) 선수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역전 3점포를 친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사진=뉴시스>

 

한 개인의 실력이나 가치를 증권과 같은 재산에 비유하는 표현으로 미국영어에서 널리 쓰이는 또 하나의 표현으로 asset이 있다. 예를 들면 미국사회의 직업 시장(job market)에서 전형적으로 요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cover letter’이다. 지원자들은 자신의 약력과 실력을 간략히 소개하는 이력서(resume)와 함께 자신이 공식적으로 그 직업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배경 및 각오를 서술하기 위해 편지를 동봉하는데 이를 cover letter라고 한다. 이때 미국인들은 아래와 같은 표현을 흔히 쓴다.

 

I think I can be a great asset in your company.

 

명사 asset의 본래 의미는 회사나 단체 등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종류의 자산을 통틀어 뜻하는 것인데, 지원자는 자신을 고용하게 되면 회사의 중요한 자산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이런 은유적 의미 특성 때문에 asset은 어떤 사람의 능력과 가치를 평가하고 추천하는 추천서를 쓸 때에도 자주 쓰인다. 필자도 학생들이나 후배 교수들을 위해 자주 추천서를 쓰곤 하는데, 후보가 지원하는 회사나 대학에 그녀가 혹은 그가 소중한 공헌을 하는 좋은 후보라고 적극 추천하기 위해 이 표현을 애용하는 편이다. 외국대학의 교환학생에 지원한 학생 추천서의 마지막 부분을 흔히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곤 한다.

 

Youngmee will be a great asset in your campus as a messenger of Korean language and culture and as a representative from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as well.

 

추천서에서 애용하는 표현들 중 돈의 은유와 관련해 꼭 익혀둘 중요한 표현이 있다. 본래 hall-mark는 금이나 은 덩어리가 진품이라는 것을 보증하는 생산지와 생산자를 표시하는 마크인데, 이 의미가 확대돼 어떤 특정 직업군에서의 뛰어남을 보증하는 마크 즉 중요한 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널리 쓰인다. 예를 들어 후배 교수가 좋은 대학의 교수임용에 지원했을 때 필자는 다음과 같이 그녀의 잠재력을 띄워주곤 한다.

 

Elizabeth has an impressive record of publication, which is a hall-mark of young promising scholar.

 

개인의 가치를 주식이나 자산의 일부에 은유해 이해하는 표현이 한국과 미국문화권 모두에서 흔한 것은 두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사람들이 주식거래나 자산의 유지와 운용 등에 매우 익숙해져 있고, 또 그들이 일반적으로 그런 가치들을 높이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거래가 발달되어 있지 않거나 자본주의적 가치관이 지배적이지 않은 사회에서는 개인의 실력이나 가치를 주식의 가치에 비유하는 표현들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언어가 그 사회의 역사와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중심 가치관을 반영하는 실체임을 보여준다.

 

거꾸로 이러한 중심 가치관이 반영된 표현을 일상 언어에서 무의식적으로 쓰면서, 그 문화권의 언어사용자들은 자신들의 정신 속에 그런 가치관을 무의식적으로 심게 된다. 이를 통해 한 사회의 중심 가치관은 그 문화권 언어의 모습을 규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거꾸로 언어도 그들의 가치관 형성과 유지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언어와 사고 즉 언어와 문화의 밀접성과 상호영향성을 엄정하게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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