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뛸 듯이 기쁠 때…가장 높고 포근한 9번째 구름

Christianity ②blessed with, grace period, heaven, cloud nine 

기사입력2019-01-17 09:58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지난 번에 이어 bless가 들어간 중요한 관용 표현을 알아본다. 미국인들은 재주나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칭찬할 때 ‘be blessed with ~’ 표현을 널리 쓴다. 그들이 이 표현을 널리 쓰는 이유는 그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이 특별히 부여한 능력(God-given talent)을 가지고 태어나는 축복을 받았다는 그리스도교적 신앙심이 그들에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너무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뛰어난 노래를 부르는 성악가를 다음과 같이 칭찬할 수 있다.

 

She is blessed with such a beautiful voice. She has a God-given talent in singing.

 

하느님으로부터의 은총 혹은 축복을 뜻하는 유사한 단어로 grace가 있다. 하느님을 향한 신앙심이 깊은 미국인들은 일상에서 작은 일의 성공도 하느님의 은총 덕분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 때 ‘By the grace of God’라는 표현을 잘 쓴다. 예를 들어 하느님의 축복으로 변호사자격 시험 같은 어려운 시험을 합격했다고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By the grace of God, I finally passed the state bar exam.

 

흥미로운 것은 미국영어에서 이 grace의 뜻이 확대돼 하느님의 은총처럼 누군가를 봐주는 연장 시간을 grace period라고 표현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반드시 주정부에 세금을 내고 자동차 등록을 매년 갱신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주에서 유효 기간이 일년 지난 후에도 한 달 간의 grace period를 준다. 이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You are required to renew your car registration every year before the expiration date. Even if you miss this time, don't worry. There is a one-month grace period~!!! You can still register within 30 days after the registration expiration date.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은 유일신인 하느님을 믿고 세례를 받은 사람만이 천국(heaven)에 가며 영원한 생명(eternal life)을 얻고 산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육체적으로는 죽게 마련이다. 미국영어에서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영향으로 흔히 어떤 사람의 죽음을 ‘go to heaven’이라고 표현한다. 한국어에서도 그리스도교 신앙의 영향으로 소천하다혹은 하늘나라로 가셨다등의 비슷한 표현이 널리 쓰인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미국인들이 기쁨이나 행복 같은 감성을 표현할 때 기쁨을 천국에 있는 것에 은유한 표현들이 널리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미국인들은 매우 기쁜 일이 있을 때 흔히 다음과 같이 말한다.

 

I'm so happy now. I feel like I'm in heaven.

 

그리스도교 신앙에서는 천국이 하늘 위에 있고 지옥은 어딘가에 아래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기쁨의 감정을 천국이 있는 위쪽으로 표현하는 감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인들은 기쁨의 표현을 천국을 향해 하늘을 날아가는 상태로도 흔히 은유 표현한다. Lakoff and Johnson(1980)은 그들의 저서 ‘Metaphors we live by’에서 다음의 예들을 열거하고 있다.

 

[BEING HAPPY IS BEING OFF THE GROUND]

a. I was flying high.

b. I was soaring with happiness.

c. After the exam, I was walking on the air for days.

d. We were on top of the world.

e. She was on cloud nine.

 

위 표현들은 미국인들이 기쁨의 감정을 나타낼 때, 그것들이 그리스도교 신앙이 기반이 된 은유 표현인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널리 쓰는 표현이다.

 

‘cloud nine’은 미국인들이 매우 기쁜 상태를 묘사할 때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단테의 신곡(Divine Comedy)에서 천국 직전의 9번째 마지막 계단에 있는 상태를 묘사한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 또 미국 기상청에서 구름을 9가지로 분류했는데, 9번째 구름이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면서도 양털같이 포근하고 부드러운 것이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명도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1970년대에 미국의 인기 pop star 가운데 Carpenters라는 남매 듀엣이 있었다. 그들은 많은 히트곡을 남겼는데 그 중 ‘Top of the World’라는 곡이 있다. 이 노래 가사의 주된 내용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연애에 빠진 감정이, 마치 이 세상 꼭대기에 있는 것 같은 기쁜 감정임을 표현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동생인 Karen Carpenter의 꾀꼬리 같은 아름다운 목소리와 경쾌한 멜로디에 매료돼 사랑을 많이 받은 곡이었다. 필자도 중학교 입학 후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한창 이 노래를 뜻도 잘 모르면서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며 따라 부르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e)‘cloud nine’은 미국인들이 매우 기쁜 상태(a state of euphoria)를 묘사할 때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이 표현의 어원과 관련 크게 2가지 설명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단테의 신곡(Divine Comedy)에서 천국에 오르기 위해서는 9개의 구름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천국 직전의 9번째 마지막 계단에 있는 상태를 묘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머지 하나는 1960년대에 미국 기상청에서 구름을 9가지로 분류했는데, 그 중 9번째 구름이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면서도 양털같이 포근하고 부드러운 것이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이다.

 

어느 어원 설명이 정확한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기쁨의 감성을 하늘을 나는 기분으로 은유 표현하는 것은 한국어에서도 널리 쓰인다는 사실이다. 한국어에서도 너무도 기쁜 일이 있으면 시험 끝나니까 날아갈 것 같아~’ 혹은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야~’ 식의 은유 표현을 널리 쓴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리스도교 신앙과 기쁨의 은유 표현의 연관성과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천국을 밝은 빛으로 가득한 곳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기쁨을 빛으로 보는 은유 표현도 널리 발견된다는 점이다. Lakoff and Johnson(1980)은 그들의 저서 ‘Metaphors we live by’에서 다음의 예들을 열거하고 있다.

 

[HAPPINESS IS LIGHT]

a. When she heard the news, she lit up.

b. Her face was bright with happiness.

c. There was a glow of happiness in her face.

d. She was shinning with joy.

 

사실 기쁨이 빛 혹은 밝음의 이미지로 은유되는 것은 우리 인간이 기쁨이나 행복을 느낄 때 얼굴을 비롯한 우리 신체에서 생리적으로 느끼는 것이 밝은 쪽임을 생각하면, 그리스도교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도 자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어 문화권에서도 그 기쁜 소식을 듣고 그녀의 얼굴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혹은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저에게는 매일 반짝이는 기쁨이에요등의 표현을 널리 쓰는 것을 보면, ‘기쁨은 빛혹은 기쁨은 (천국으로) 날아오르는 것같은 은유는 어느 언어문화권에서도 발견되는 보편적인 감성 표현일 가능성이 높은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각 언어문화권마다 그 특유의 역사문화적 배경 차이로 기쁨 같은 인간의 보편적 감성을 다르게 표현하는 다양성도 보인다. 필자 같은 언어문화학자에게는 언어 연구를 통해 인간의 보편성을 탐구하는 일뿐만 아니라 각 언어문화권의 다양성을 분석하는 것도 못지않게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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