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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포문을 연 그림시장 주인공

전쟁과 피난, 서구문명 그리고 정체성…한국 미술계의 대장 김환기㊤ 

기사입력2019-01-20 10:00
김태현 미술평론가 (elizabeth0711@gmail.com) 다른기사보기

한국 근현대 미술의 포문을 연 미술가 중 한 명인 수화 김환기는 오늘날 그림시장에서 주인공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경매 기록을 지속적으로 갈아치우며 한국 미술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김환기라는 이름에는 늘 수십억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한다.

 

그러나 수치로 기억되는 화려한 이면에 김환기라는 미술가가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의 미술세계를 개척해 나갔는지에 대한 이목은 덜하다. 수많은 평론가들이 그를 앞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과 도쿄=전남 신안의 바닷가에서 태어난 김환기는 서울에서 중학교를 중퇴한 후 일본 유학을 떠난다. 1933년에서 1936년까지 일본대학 예술학원 미술부에서 공부하고 연구과를 수료한 후 귀국했다. 1930년 당시 일본에는 19세기 말에 유입된 서구의 다양한 미술이 한꺼번에 현대화되는 과정에 있었다. 따라서 야수파, 미래주의, 초현실주의와 같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다양한 미술장르가 일본에서 동시에 실험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김환기는 입체파와 추상미술의 경향을 수용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미술활동은 1940자유 미술 경성전과 정자옥 화랑에서 열린 김환기의 개인전을 통해 서울에 알려지기 시작했다(윤난지, 자연을 노래한 조형시인 김환기, 재원, 1996, 15p). 그는 1945년 해방 이후 서울대와 이화여대, 홍익대에 차례로 미술대학이 설립되는 시기에 서울대와 홍익대의 교수를 역임했다.

 

또한, 김환기가 주도해 1948년에 결성한 신사실파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미술 그룹이었다. 이 그룹의 구성원이었던 김환기, 유영국, 이규상, 장욱진, 이중섭, 백영수 등이 각자 개인작업을 선보였으며, 순수하게 조형적인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김환기, ‘피난열차’, 1951, 캔버스에 유채, 37×22.5cm<출처=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한국전쟁의 경험을 표현한 김환기의 작품에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사물이 드러나고 있다. 전쟁과 피난이라는 외적인 상황은 김환기에게 내재된 서정성을 모색하기에는 극단적이었다. 그래서 피난열차를 비롯해 판잣집과 같은 소재는 평면성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사물의 형태를 분명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를 대표하는 항아리를 비롯한 민속물과 자연 역시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그의 내면의 모습을 표현하기도 했다.

 

파리시대의 김환기=전쟁 후 프랑스로 떠난 김환기는 더욱 스스로의 정체성을 모색한다. 그는 파리에서 개인전을 열기 전까지 아무 전시회도 관람하지 않을 정도로 자기에 집중했다고 한다.

 

당시 나는 동양사람이고 한국사람이다. 내가 아무리 비약하고 변모한다 해도 내 이상의 것은 할 수가 없다. 세계적이기 위해서는 가장 민족적이어야 하지 않을까”[(김환기, 사상계, 19619, p.327) 재인용, 윤난지, 앞의 책, 31p]라는 말은 그 의지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김환기는 1950년대 전통 민속물과 자연의 풍경을 지속적으로 그린다. 또한 기물과 풍경이자연스럽게 오가는 작품들이 등장한다. 도자기 속 풍경이 다시 풍경이 되기도 하며 달 속에 도자기 문양이 등장한다. 이는 서구의 문명을 경험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모색하던 미술가의 의지가 엿보이는 점이다.

 

당시 프랑스는 앵포르멜 미술이 지배적인 경향이었다. 프랑스도 세계 2차대전을 경험한 직후여서 전쟁의 폐해를 고발하는 미술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김환기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 주변에, 그리고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산과 달 그리고 민속물을 지속적으로 등장시키고 변주하며 자신의 내면세계에 집중했다. 이는 무차별적인 서구미술의 수용 및 답습이 아니라 차이점을 모색하고 자신 스스로 융합될 가능성을 실험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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