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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老子)의 무위자연(無爲自然)과 경제관

無爲自然, 순리를 거스르면서까지 돈과 권력을 탐하는 이들에 대한 경고 

기사입력2019-02-18 12:18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등에는 공자가 노자에게 예(禮)에 대해 물었다고 해 노자가 공자보다 한세대 정도 앞선 인물이라 알려졌지만, 이 기록이 사실인지 의심하는 설이 많다. 여기서는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밝히기보다는 노자가『도덕경(道德經)』에서 말하는 도가사상에서 의미하는 그의 경제관이 어떠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노자(老子)에서 아들 자(子)자는 공자(孔子), 맹자(孟子)에서와 같이 ‘선생님’이라는 의미이니, 노자라고 하면 성씨가 노(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라 여기기 쉽다. 그렇지만 노자의 노(老)자는 ‘늙다’ 이외에 ‘노련하다’는 뜻의 접두사다. 우리말 노형(老兄), 노선생(老先生)이라는 말에서처럼 존중의 의미를 보태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노자의 경우 노(老)자는 선생님을 좀 더 높여서 말하려고 붙인 것이라고 봐야한다. 실제로 사마천은 노자의 성이 이(李)씨이고 이름은 이(耳)라고 했다.

중국 서안 법문사(法門寺) 현판에 새겨진 노자의 초상. 세상 사람들이 물욕에 어두워 만물의 이치인 무위자연의 도(道)를 잊고 사는 것을 걱정하는 듯 한 표정이다.<사진=문승용박사>
노자의 사상을 도가(道家)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가(家)’는 학자나 학파를 나타내는 것이니, 도가는 도(道)를 궁구한 학파라는 뜻이다. 그런데 도(道)는 명사로서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라는 의미와 ‘그 길을 다니다 혹은 움직이다’라는 뜻의 동사다. 여기에 좀 더 그럴싸한 의미를 부여해, 도가(道家)를 우주 만물을 움직이게 하는 근본원리로까지 확대해 쓰고 있다.   

노자의『도덕경』은 총 81장(章)이며 전체 5000자가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노자 도가사상의 핵심은 제1장에 담겨있다. 도덕경 제1장에서 노자는 “도를 말할 수 있는 것은 항상 그러한 도가 아니며, 이름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은 항상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고 말했다. 우주 만물의 생성근원인 도라는 것 자체는 절대불변의 원리이만, 그 도를 일정한 개념으로 규정하면 그때부터 그것은 본래 성격을 잃게돼 더 이상 그것일 수 없다는 말이다. 세상 만물이란 항상 변화하는 것으로 일정하게 고정돼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세상에 드러나 있는 모든 현상은 상대적이어서 인간의 유한한 능력을 가지고 무한한 도의 개념을 말하려고 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인위적인 노력은 무위자연(無爲自然)한 도와 멀어지게 할 뿐이니, 인간은 오로지 도의 그러한 이치에 순응하는 게 가장 비람직하다고 한다. 해서 노자는 “인간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스스로 그러한 이치를 본받는다(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고 했다. 

위와 같이 세상 모든 것은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늘 변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게 노자의 도(道) 개념의 핵심이다. 이는 정치적으로 기득권자인 지배계급보다는 일상에서 늘 고통받는 일반 백성들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지금과 같이 지배와 피지배계급으로 고정된 구조가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늘 핍박받고 살아가야 하는 처지의 일반 백성들 입장에서는 더욱 참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의 기존 질서를 공고히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인 예(禮)를 강조하는 공자의 유가사상은 지배계급의 편에 선 사상체계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노자는 지금의 부조리한 처지가 언젠가는 변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 때문에, 노자의 도가사상은 피지배계층인 보통의 백성들에게 얼마간의 희망을 주는 사상이라 할 수 있다.

노자는 그러한 도의 논리를 한마디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무위가 ‘없을 무(無)’자와 ‘할 위(爲)’자라고,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식으로 풀이하면 안 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하여, 먹지고 자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오해해 도가사상을 신비화하기도 하고, 인간의 현실세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식으로 여기기도 하지만, 그것은 도가사상이 본디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부처가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법문(法門)은 결코 사람들에게 부자가 되라는 것이 아닐 것인데, 중국사람들은 빌 만한 대상이면 누구에게나 부자가 되기를 기원하며 시주를 한다.<사진=문승용박사>
무위(無爲)의 위(爲)는 오늘날 흔히 ‘거짓 위(僞)’자의 뜻으로 쓰지만, 본래는 의식적으로 꾸며하는 행위라는 뜻이다. 즉 무위는 될 수 없는 상황인데, 억지로 무엇인가를 어떻게든 되게 하려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자연(自然) 역시 오늘날에는 흔히 인위적인 가공이 가해지지 않은 산이나 강, 들과 같은 것을 일컫는 명사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스스로 자(自)’자와 ‘그러할 연(然)’자가 합해져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뜻의 형용사다. 그러니 역시 억지로 하려는 것이 없다는 무위를 다시한번 설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도의 원리를 경제적 논리로 풀어보면 어떠할까? 예나 지금에나 세상에는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이들이 많다. 돈이 있어야 먹고 싶거나 입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누릴 수 있고, 대개는 부를 통해 정치적인 권력이나 사회적인 명성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에서 법을 지키고 그저 성실하기만 해서는 부자가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평소 신념을 저버리면서까지 억지로 부자가 되려는 이들이 많다. 

게다가 정치권력에 빌붙어서 특혜러 부를 축적하고 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절세하는 것이라며,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리저리 돈을 빼돌리며 버젓이 부자 행세를 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2500년 전 노자가 무위자연의 도 사상을 펼쳤던 것은 이처럼 순리를 거스르면서까지 돈과 권력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을 경고하기 위함인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오로지 자신의 부와 명예만을 위해 몰두하는 부자들을 본다면 또 무엇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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