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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이응노 미술관’ 어처구니 없는 일

삼라만상의 영고성쇠 ‘군상’…자유와 평화를 꿈꾸는 미술가 이응노㊦ 

기사입력2019-03-03 05:00
김태현 미술평론가 (elizabeth0711@gmail.com) 다른기사보기

‘군상’ 217×x136cm, 한지에 수묵담채, 1985.   ©박인경
1980년대 이후 고암 이응노의 작품에는 수많은 군상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전의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어딘가에서 무얼 하고 있는 사람을 그렸고, 그 다음에는 문자를 활용해 정신세계를 추상화했다.

 

이응노의 사람’=이응노는 국적도, 성별도, 나이도 모르는 사람들의 무리를 그리기 시작했다.

 

단순한 붓질은 하나의 사람 형상이 되고, 또 이 사람은 화폭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군상을 이룬다. 군상시리즈는 광주 민주화운동을 보고 이에 착안해 그리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사태에 대한 관조 후 영감으로 그렸다고만 보기엔 아쉬운 면이 있다. 그의 작품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본래 사람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그는 다양한 일반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생했다.

 

또한 그의 행적 역시 이를 증명한다. 북으로 끌려간 양아들을 보기 위해 베를린에서 북한 대사를 만났고, 이를 연유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옥중에서도 함께 복역하던 사람들에게 기운을 얻어 창작활동을 이어 간다.

 

그러한 그를 구명하기 위해 프랑스와 독일에서까지 탄원서를 보냈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또 그가 존재할 수 있었다. 그가 늘 작품에 담아온 화두인 삼라만상의 영고성쇠는 특정인의 삶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삶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야 하고 또 즐거운 순간에는 함께 기쁨을 나눠온 것이다. 이러한 그의 삶이 반증하는 군상의 서사적 특징은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주고 있다.

 

‘꼴라주 풍경화’, 168×x83cm, 한지 꼴라주, 1986   ©박인경
지필묵의 가치=이응노는 66년에 걸쳐 3만점의 작품을 남겼다. 이응노는 열린 마음으로 동양화 재료에 서양화 기법을 적용해 다양한 화풍의 그림을 남겼다.

 

다양한 작품 중에 가장 중요한 태도는 그가 평생 유지했던 사생이다. 사생의 태도를 중심으로 먹과 종이를 전근대적 사상에서 해방시켜 동시대의 미술과 조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의 인간에 대한 관심과 자유, 평화, 평등, 해방 등의 메시지는 작품의 서사적 특징이 돼 공감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 이응노는 역사의 상흔에 다소 가리어져 그의 업적을 바로 인정받지 못했다. 납북된 아들 때문에 받아온 오해들, 그리고 심지어 작고한 이후 이전 정권에서까지 이응노 미술관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도 있었다.

 

이제 이 모든 사건들을 잠재우고 이응노의 미술만을 올바르게 보아야 한다. 오늘날 미술의 장르를 구분짓는 것은 다소 무의미해졌다. 하지만 먹과 종이를 활용한 동양화는 분명 계속될 것이고, 그 위상도 재고돼야 하며, 그 가치를 올바르게 인정받아야 한다.

 

이응노의 미술을 직접 보고 싶다면 충남 홍성의 생가 기념관인 이응노의 집과 대전의 대전 이응노 미술관에서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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