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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조, 총수의 지배력에 과감히 도전을

번거롭지만 주식수 적어도, 주주는 적극 의사표현…노조 찬성 아쉬워 

기사입력2019-04-01 17:32
김종보 객원 기자 (jongbokim518@gmail.com) 다른기사보기

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지난달 27,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실패했다. 조양호 회장 퇴진 운동에 동참하고, 주주총회 현장에 직접 참석했던 사람으로서 감회가 남다르다.

 

대한항공의 발행주식 중 의결권있는 주식의 총수는 94844611, 이 가운데 73.84%7004946주가 주주총회에 출석했다. 그런데 출석주식 7004946주 중 대부분은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고, 주주총회 현장에 출석한 주식수는 13881698주였는데, 이 중 예탁결제원을 통해 출석한 주식 1300만 주식을 빼면 주주총회 현장에 앉아 있던주식수는 881698주였다. 이 중 참여연대, 민변, 이상훈 변호사 등이 의결권을 위임받은 주식수는 515907주였다.

 

주주총회 안건은 총 5가지였다. 1호 재무제표 승인의 건, 2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3-1호 사내이사 조양호 선임의 건, 3-2호 사외이사 박남규 선임의 건, 4호 이사 보수한도(50억원) 승인의 건. 이날 가장 관심이 집중된 안건이 바로 ‘3-1호 사내이사 조양호 선임의 건이었다. 그리고 알려진 바와 같이 3-1호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출석주식수 중 2/3(66.66%) 이상이 찬성해야 했고, 찬성은 64.09%에 머물러 의결정족수에 2.57% 미달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140여명의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515907주는 의결권있는 주식 948404611주의 0.54%, 출석주식 7004946주의 0.73%였다. 하지만 이렇게 숫자와 퍼센트로만 서술되는 것은 그 의미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캐나다, 멕시코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515907주는 참여와 도전의 정신이 담긴 주식이었다. 누구는 2주를, 누구는 10만주를 위임했다. 가진 주식수는 저마다 달랐지만, 조양호 회장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마음은 같았다.

 

이번 조양호 회장 퇴진 운동을 벌이면서 한국노총 소속 대한항공노동조합에 깊은 아쉬움을 갖게 됐다. 사진은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박탈이 결정되며 총회가 끝난 뒤, 총회의장인 우기홍 대표이사가 총회장을 떠나는 모습.<사진=뉴시스>

 

주식을 위임하는 일은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위임장 양식을 다운받아 쓰고, 인감도장을 찍거나 서명을 한 다음, 인감증명서나 신분증 사본을 첨부해서, 주주총회 전날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미리 등기우편으로 보내야 했다. 외국에서는 DHL이나 FEDEX로 보내야 했다.

 

평소라면 주주총회에 출석하거나 의결권을 위임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그 놈이 그 놈이지”, “세상 뭐 바뀌겠어라며, 시세차익만 신경쓸 일이었다. 그러나 140여명의 주주들은 이 번거로운 일을 했다. “내 비록 가진 주식수는 적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 “조양호 회장을 반대한다는 내 의견을 표현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140여명의 주주들은 자신의 생각을 실천했다.

 

140여명의 주주들이 번거로움을 무릎쓰고 참여했기에,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가진 주식수가 많든 적든, 최소한 할 말을 해보자는 작은 실천들이 모이고 모여 0.54%를 이루었고, 결국 2.56%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되든 안되든 간에 재벌총수 일가의 황제경영에 일단 도전해 보자는 그 마음이 역사를 만들었다.

 

이젠 노동조합도 나설 때다. 이번 조양호 회장 퇴진 운동을 벌이면서 한국노총 소속 대한항공노동조합에 깊은 아쉬움을 갖게 됐다. 대한항공에는 18600여명이 근무하는데, 그 중 1만여명이 대한항공노동조합에 가입돼 있다. 사용자로 분류되는 직원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조종사노조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대한항공노동조합 소속인 셈이다. 그런데 자격 없음이 증명된 조양호 회장이 자신들을 지휘하는 대표이사가 되는 것에 찬성했다. 이해하기 어렵다.

 

140여명의 주주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는데, 1만명의 노동자가 모이면 얼마나 더 큰 역사를 만들 수 있겠는가. 회사가 아무리 탄압하더라도 과감히 도전해보자. 1명만 탄압하는 것은 쉽지만, 1만명을 탄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전은 귀찮고 번거롭고 힘들고 무서운 일이지만, 해 볼 만한 일이다. 재벌총수의 지배력은 영원하지 않다.(중기이코노미 객원=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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