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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정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

우리 사회에 호연지기(浩然之氣) 대장부(大丈夫)를 기대하며 

기사입력2019-05-02 11:45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공자의 말씀을 담은『논어』는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으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준다. 그런데『논어』의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늘날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되는 말이라기보다, 세상에 나가 정치를 펴고자 하는 군자(君子)들의 자질을 닦기 위한 수양서 성격이 강하다.

『논어』는 군자들이 세상을 어찌하면 잘 다스릴 수 있는가에 대해 주로 논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군자는 어떤 사람들을 일컫는 것일까? 군자란 각자마다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가정으로부터 나라 그리고 세상에 이르기까지 두루 잘 다스려지는 세상을 세우고자 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러한 군자 이전 단계에 있는 이들을 사(士), ‘선비’라고 한다. 학식은 있으나 벼슬에 나아가지 않은 이를 선비라 하고,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으로서 높은 벼슬에 오른 이를 군자라 한다.

선비 사(士)는 본래 도끼 모양을 그린 상형문자이다. 본래는 남자로서 병사라는 뜻과 형벌을 맡은 관리라는 의미였지만, 이후에는 관리로 나아가기 전 지식인이라는 뜻으로 쓰였다.<출처=한자연변오백례, 제공=문승용 박사>
‘선비 사(士)’자는 도끼 모양의 그림이다. 본디 남자로서 병사가 된 자이거나 형벌을 담당하는 관리라는 의미였는데, 이후에는 대체로 관리가 되고자 학문을 닦는 이들로 그 뜻이 바뀌었다. ‘임금 군(君)’자는 권력을 상징하는 ‘다스릴 윤(尹)’자와 말을 가지고 세상을 통치한다는 의미인 ‘입 구(口)’자가 조합된 형태다. 다스릴 윤(尹)자 역시 도끼 모양인 것으로 미루어, 선비나 군자와 같은 이들의 통치수단이 도끼와 같은 무력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자(漢字)는 기원전 1300년 즈음 상(商)나라 때 만들어졌다. 당시는 제정일치(祭政一致)의 신정(神政)시대이고 부족을 단위로 하는 도시국가 체제여서, 이웃 나라들과 늘 전쟁을 벌였기에 도끼가 권력의 상징이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주(周)나라 이후 공자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인문시대를 열면서부터, 선비와 군자 같은 이들은 세상을 다스리는 덕목으로 도끼와 같은 무력보다 학문과 지식을 중시하게 됐다. 

『논어』「이인(里仁)」편에서 공자는 “선비가 도에 뜻을 두고 있으면서 나쁜 옷을 입고 나쁜 음식 먹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면, 그와 이야기할 만하지 못하다.(士志於道, 而恥惡衣惡食者, 未足與議也.)”고 했다. 도(道)에 뜻을 준 선비는 가난하더라도 부끄럽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도(道)는 노자가『도덕경(道德經)』에서 말한 것처럼, 우주 만물이 탄생한 연원이나 운행원리로 세상의 이치라 할 수 있다. 즉, 공자의 말씀은 정치를 할 준비를 하는 선비들은 그 이치가 무엇인지 잘 탐구해야하며, 일상생활에서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풍요로움을 추구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임금 군(君)자는 임금의 권력을 나타내는 ‘다스릴 윤(尹)’자와 ‘입 구(口)’자가 조합된 글자로, 군주는 말을 통해 세상을 다스린다는 의미를 나타낸다.<출처=한자연변오백례, 제공=문승용 박사>
또『논어』같은 편에서 공자는 군자가 지녀야 할 덕목에 대해 말하기를 “군자는 정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고 했다. 이때 정의란 ‘옳다’ 또는 ‘바르다’라는 뜻이니, 군자는 옳고 바른 것을 추구하며 소인들이 추구하는 이익에는 뜻을 두지 않아야한다는 말이다. 여기서도 공자는 선비나 군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것을 꼽았다.  

한편, 공자는『논어』「안연(顏淵)」편에서 군자의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과 같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반드시 드러눕는다.(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草上之風, 必偃.)”고 말했다. 군자는 피지배계급인 소인의 모범이 돼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공자는 군자와 소인을 바람과 풀에 빗대 표현했다. 

맹자(孟子)』「양혜왕(梁惠王)」편에서도 세상 사람들이 “만일 정의를 뒤로 하고 이익을 앞세운다면 서로 모두 빼앗지 않으면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苟爲後義而先利, 不奪不饜.)”고 했다. 맹자 역시 세상의 모범이 돼야 할 군자들이 이익추구에 몰두해 서로 다투면, 이를 본받은 보통의 백성들 또한 이익추구에 혈안이 돼 세상 전체가 어지러워질 것이라 경고했다.

얼마 전 고위공직 후보자의 정견과 식견을 살피는 청문회 자리에서, 청문위원들은 후보자를 상대로 ‘어째서 주식투자에 열심히냐’고 지적하면서, ‘아예 처음부터 돈벌이를 직업으로 삼지 않은 이유는 또 무엇이냐’고 비아냥거리듯 다그치기까지 했다. 

오늘날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자신의 돈을 정당하게 투자해 이익을 취하는 행위 그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열심히 일해 번 돈을 집안 금고에 묵혀두기 보다 여기저기 투자해 경제가 돌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오히려 나라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몇몇 후보자들은 자신들의 투자가 불법은 아니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 죄송하다며 거듭 사죄했다. 

아들의 호화 유학과 외유성 출장 의혹 등으로 지명 철회된 조동호(왼쪽)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 부동산투기와 자녀 편법 증여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한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사진=뉴시스>
현행법 위반이 아니라면 처벌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게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고위공직자가 된다는 것은 공자의 말처럼 군자의 지위에 오르는 일이니, 무슨 이유에서든 이익이 되는 일에는 빠져들지 말았어야했다는 뜻이라 할 수 있다.그래서 후보자들이 국민들의 눈높이를 운운하며 에둘러 말하는 변명 역시 어째 좀 구차해 보인다.

물질만능 자본주의 시대라지만 여전히 우리 국민들은 2500년 전 공자가 제시했던, ‘군자는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도와 정의에 뜻을 둬야한다’는 눈높이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할 수 없는 올바른 도리라는 게 있다. 맹자가 말했듯 사리사욕에 휘둘리지 않고 정의를 앞세우는 호연지기(浩然之氣)의 대장부(大丈夫), 우리사회에도 넘쳐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객원=한국외대 중국연구소 문승용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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