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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현대인의 불완전하거나 혼재된 내면세계를 담다

신예 작가 발굴 프로젝트 우하남 작가 

기사입력2019-06-05 15:23
김찬용 전시해설가 (art_inside@naver.com) 다른기사보기

완벽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모든 것엔 틈이, 틈이 있답니다. 그 틈으로 빛이 들어오죠.”

 

캐나다의 음유시인으로 불린 레너드 코헨이 생전에 남긴 말이다. 내가 바라보며 경험을 통해 의식하는 세계와, 본능적인 감각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세계 사이에는 분명한 괴리가 존재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우리는 이런 추상적 감각을 표현하기보단 마음 속에 묻어놓고 망각한 채 살아간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여러 의미의 을 회화의 언어로 시각화해 표현하는 작가가 있다. 현대인의 불완전한 내면세계를 공간구성을 통해 시각화하는 작가 우하남을 만나보자.

 

Q. 좀 더 자세히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면?

 

일단, 제 작업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왔던 것을 모티브로 사회적 문제를 담아내는 과정까지 확장시키는 작업의 일환인데요. 실제 공간에서 느꼈던 경험을 회화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감각의 전이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거죠. 풀어서 얘기해보자면, 캔버스에 나타난 공간은 현대인들의 불완전하거나 혼재된 내면세계를 공간구성을 통해 표현하는건데, 인간이 어느 순간 대상을 통해 감각적인 것을 인지했을 때 그것을 지각하고 있는 인간은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인 측면에서 그 감각을 발현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것들을 캔버스 화면에 대립이나 충돌과 같은 공간구성을 통해 혼재된 의식상태를 표현하고 있어요.

 

‘between space’, mixed media on canvas, 97.0×162.2cm, 2018

 

Q. 작가노트에 사이 공간이란 단어가 눈에 띈다.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는가?

 

도심 속을 거닐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다 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 좁고 긴 통로를 누구나 마주하게 되잖아요. 그 공간이 건축학에서 사이 공간이라고 표현하는 공간인데, 저는 그 공간을 바라볼 때마다 정신이 멍해지는 경험과 함께 그 공간의 기점만 다른 의식의 영역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그때부터 의식적인 측면과 무의식적인 측면 그리고 그 공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됐고요. 이 경험들을 통해서 작업을 구상하기 시작하게 됐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작을 소개해 달라.

 

2018년에 그렸던 ‘between space’를 추천하고 싶어요. 우선 다른 작품들보다 순조롭게 진행했던 작품이기도 했고, 작업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할 무렵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미니멀하게 화면을 구성했던 작품이에요. 드리핑된 배경의 추상적 요소는 평면성을 드러내고 이와 함께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공간구성이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평면에 공간감을 만들어내고 캔버스라는 틀을 벗어나 확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작품이거든요. 그리고 작품 속 이미지도 서사적인 구조를 띠는 측면이 있어서 감상자에게도 해석의 다양성을 열어놓은 작품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깨닫고 얻은 것들도 많았고, 앞으로의 작업방향에 대해 영감을 많이 얻은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Q. 감상자는 작품을 보고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는가?

 

자연스러운 느낌 속에서 모호하거나 어색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작품을 전시했을 때 누군가는 색상을 중심으로 보고, 누군가는 공간이 충돌하는 화면 자체를 보기도 했고 다른 누군가는 보일 듯 말 듯 한 이미지에 집중하는 경우들이 있었어요. 그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제가 느낀 건 제 그림은 감상자의 시선이나 성향 같은 것들에 따라서 각자 다른 관점에 집중할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분명 감상자에게는 각자의 관점들이 있을 텐데, 그 각자의 관점으로 보되 제가 추가로 표현해놓은 다양한 관점들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고 스스로 내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between space’, mixed media on canvas, 112.1×145.5cm, 2018

 

Q. 그러한 표현에 있어 페인팅을 활용하는 이유가 있는지?

 

페인팅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현재 페인팅을 주로 활용하는 이유는 순수하게 평면회화가 갖는 물성이나 표현들이 좋기도 하고, 매력이 있거든요. 누구나 같은 화면에서 시작하지만 각자의 이야기나 표현을 통해 전혀 다른, 같지만 다른 결과들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게 평면회화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확장시킬 계획인가?

 

도자공예와 연계시켜 볼 계획을 갖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도자공예가 주는 매력이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흙에서 빚어지고 구워지고 색이 입혀지고 다시 구워지는 과정들을 통해 전혀 새로운 창조물이 탄생하잖아요. 그 맛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돼서 회화성은 가져가되, 도자공예의 입체감을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앞으로 작가로서의 꿈이 있다면?

 

누가 봐도 이건 우하남의 작품이다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가진 작가로 성장하고 싶어요. 더불어 계속해서 도전하며 변화할 수 있는 스스로의 확신과 힘을 가진 작가이고 싶고요. 결과적으로는 그게 작가로서 성공하는 것이겠지만, 누군가가 제 작품을 보고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작가이자 자신의 정체성을 갖춘 작가로 성장하는 게 현재 제 꿈이자 목표입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김찬용 전시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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